잡담들...20 신종코로나 - 역사의 천사 수상한 시절이다, 춘래불사춘春來不似春. 허나 저 말을 뒤집으면 ‘빼앗긴 땅에도 봄은 오는가’로 읽힌다. 성큼 와있을 봄빛 궁금키도 하거니와 대구와 함께 코로나 메카로 떠오른 청도 분위기도 엿볼겸 장연리 잠시 다녀온다. 가창 지나 팔조령 가는 길은 놀라우리만치 한산하다. 졸지.. 2020. 2. 29. 신종코로나 - 중세의 귀환 저녁뉴스 보다가 뒤집어졌다. ‘걸릴 놈만 걸린다.’ 코로나 태풍 아랑곳없이 반정부 시위 주도하는 전광훈 목사의 말씀이다. (오해된, 그러나) 얼마나 명쾌한 예정설인가. 과연 탁월한 선동가다. 기독교인들 애착하는 예정설은 운명론이지만, 비관이 아닌 강력히 동기부여하는 낙관적 .. 2020. 2. 25. 신종코로나 - 앞산 풍경 200223 겨우내 운동삼아 앞산만 기웃거리며 먼 산질 게으름께나 피다가 이달 하순쯤부터 꽃소식 풍겨오는 남도나 좀 열심히 댕겨볼까나, 했더니 어느날 문득 내 사는 동네가 역병 코로나의 폭심, 글로벌 악의 축이 되어 있다. 헐, 신천지라니! (조선시대도 아닌데 먼 이름이 그러노? 누구 생각나.. 2020. 2. 24. Die Young... 2018. 12. 26. 시절단상 161213 촛불 이후의 상황 전개가 궁금해진다. 탄핵표결 이전까지는 권력 출생의 비밀, 도착과 치정, 신파와 멜로, 스펙터클까지 가미된 선정적이면서 장대한 막장 드라마였다면, 표결 이후 국면은 촛불의 에너지가 다양한 정치 사회적 의제로 수렴되면서 제도정치권 내의 격렬한 개혁투쟁(=권력.. 2016. 12. 13. 시절단상 161205 지난 주말(12.3) 저녁, 오랜만에 만난 친구랑 삼겹 구워 소주 마시며 6차 촛불집회 광경을 TV로 건너보고 있었다. 전국의 참가인원이 이백수십만에 달한다는 자막이 뜨고 있었다. 불현듯 ‘현현顯現’이란 단어가 떠올랐다. 거리의 촛불은 대의권력을 향해 묻고 있었다. “내가 누구냐? ” .. 2016. 12. 5. 시절단상 161129 역사는 언제나 소급 결정된다. 진실을 재구성하는 사건들의 역동 속에서 영원한 팩트는 없다. 돌아보는 그림자는 늘 다른 모습이며, 범람하는 물길은 매번 다른 길을 따라 흐른다. 굴곡진 지형을 휩쓸고 가는 빛줄기는 숨어있던 것들을 드러내고 우뚝하던 것들을 가라앉힌다. ‘박근혜 .. 2016. 11. 29. 시절단상 161127 박정희의 아바타인 줄 알았는데 최순실의 아바타더라? 과연 그랬을까...? 어쩌면 최순실이란 존재는 절대권력을 누렸던 대통령 박정희의 ‘국가’와 더불어, 인간 박근혜의 리비도가 향했던 ‘불가능한 욕망의 대상’이 아니었을까? 또한 최태민을 거쳐 최순실에 이르는 대를 잇는 ‘목.. 2016. 11. 27. 시절단상 161126 늦은 11월 오후, 창밖엔 진눈깨비 내리고 서울 광화문 광장에선 또다시 대규모 촛불시위가 진행 중이다. 어저께 오랜만에 만난 한 친구는 지난 주말 동성로 촛불집회에 나가보았더라면서, 이번 주 서울에 볼일이 있어 올라가는 김에 광화문도 다녀올 거라 했다. 하루하루가 역사에 기록될.. 2016. 11. 26. 장연리에서 140301 겨우내 돌아보지 못했던 장연리 다녀오다. 산수유 목련 매화 등 봄꽃들 망울 맺혔다. 돌아보는 이 없어도 그들의 시간은 어김이 없다. 얼음 풀린지 오랜 연못엔 도롱뇽들이 여느 해보다 많이 보인다. 물 떠나기 직전이라서일까, 유난히 활기 넘치는 모습이다. 건너보는 육화산릉엔 구름 .. 2014. 3. 1. 똑딱이 이야기 - 삼성 VLUU EX1 산에 들고 다니며 똑딱대는 카메라, 키 낮은 꽃들 좀 수월하게 찍고 싶어 회전형 아몰레드 모니터 달린 삼성 블루 ex1 장만했다. 그런데 기대와 달리 여태 쓰던 파나소닉 루믹스 lx3와 비교해 못마땅한 점 너무 많다. 익숙해져서 잊어버리기 전에 불편한 점과 문제점들 몇몇 두서없이 정리해 본다(차차 .. 2011. 5. 6. 장마의 심심파적 바람과 물과 소리의 나라 모르는 곳으로 길은 새로이 나서 흐르고 빛은 물길 따라 돌아온다. 낮은 곳부터 나는 천천히 오르고 있어야 하리라. 이르게 온 유월 장마다. 종일토록 토닥인 빗방울에 모서리 더욱 닳아질 어제의 바위들, 밤비 스며들어 한결 짙푸르러질 나뭇잎들. 오래토록 내리는 비는 산을.. 2008. 6. 19. 지리 망상 언젠가 친구에게 말한 적이 있다. 우리나라 산의 아름다움에 대해선 서양 철학자의 그 숭고 개념은 적절치 않은 거 같다고. ‘단적인 크기’로 우리 인식능력의 가랭이를 찢는 자연미란, 부드럽고 아기자기한 이 나라 산하에는 그다지 어울리지 않아 보였기 때문... 그러나 지리의 봄빛을 다시 보면서 .. 2008. 5. 18. 운문 한담(雲門 閑談) 같은 산이라도 오를 때마다 산빛은 새롭다. 그런데 자연의 새로움만으로 모자란다는 걸까, 산 다니다 보면 예전에 없던 혹은 몰랐던 낯선 이름의 정상석을 만나는 경우가 가끔 있다. 예전에 가지산 상운산도 그랬고 이번에 운문서릉에서 만난 함화산 또한 그렇다. 인터넷에 유통되는 지도에서 함화산.. 2008. 5. 3. 매화마을은 없었다 참으로 좋았던 곳엔 누구나 자신을 조금 내려놓고 온다. 여행은 무언가를 얻거나 가져오는 게 아니라 두고 오는 것이다. 두고 오는만큼 비워지고 가벼워진다. 끝없이 여행하는 이는 많은 걸 알거나 꽉 찬 사람이 아니다. 오히려 텅 비었을 것이다. 조금씩 조금씩 스스로를 여기저기 풀어놓기에 그의 영.. 2008. 3. 20. 이전 1 2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