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잡담들...20

장연리 부근 자주 썰렁하던 장연리 집, 오랫만에 불 좀 피웠다. 난로불 들여다보며 막걸리 마시다 취하여 마루로 나와 밤빛을 본다. 하늘은 별도 없이 고루 흐리다. 이튿날, 날씨가 겨울답지 않게 포근하여 부근을 둘러보았다. 금천 박곡리 대비사 다녀오는 길에 선암서원이란 곳을 들렀다. 풍광 좋은 동창천변에 .. 2007. 12. 24.
풍경 - 길과 꿈 산길을 걷는 것. 어쩌면 그것은 자연이 우리를 대신해 꾸는 한편의 꿈일지 모른다. 그 꿈길로 걸어 들어간다. 대신 꾸는 꿈에 기대어 비로소 꿈꾸기 시작한다. 꿈꾼다는 건 몸을 느끼는 것이다. 꿈속에서 우린 환영들에 싸여 몸 없이 떠도는 듯하지만 사실은 그 반대다. 몸 없는 꿈은 없다. 꿈을 통해 비.. 2007. 11. 10.
안개산을 걸으며... 구름 얹힌 산을 오르는 일. 가령 그 곳이 억새 초원을 이고 있는 산일 때는 산에 드는 일보다 산을 벗어나는 일이 더 막막해진다. 구름 안개는 길을 끊으며 천지사방으로 다시 길을 펴 놓는다. 안개는 그러므로 두렵고도 놀랍다. 안개가 끊는 길을 버리고 안개가 다시 가리키는 길을 홀린 듯 따른다. 지.. 2007. 10. 5.
산... 산... 직립해 걸으며 인간이 되었다. 땅에서 하늘로. 직립의 의미는 하늘을 보고 꿈꿀 수 있게 되었다는 것. 산줄기가 하늘 깊이 그어가는 선의 아름다움을, 바람을 움켜쥐고 벼랑에 매달린 낙락장송의 아슬한 운명을 말할 수도 있겠지만, 내가 산에 대해서는 무엇보다 길을 말해야 한다. 바위틈에 못질.. 2007. 9. 1.
장연리에서(070805) 휴가차 온 이들과 함께 청도 장연리에 모였다. 집은 작지만 눈길 발길 두는 곳마다 공간은 넉넉해서 많은 사람이 부대끼지 않는다. 낮잠을 자거나 책을 보거나 음악을 듣기도 하다가 아침녘과 어스름 저녁엔 강둑길과 산기슭 따라 산책을 나선다. 밤이면 툇마루에 앉아 모기 쫓으며 막걸리잔을 기울여.. 2007. 8. 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