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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과 여행/경상권

울산 삼강봉 백운산 211218

by 숲길로 2021. 12. 20.

코스 : 울주 두서 상선필마을회관(10:15)~선재봉~탑골마을~탑골샘~삼강봉~백운산~목장터~출발지점(15:30)  gps로 9.3km

경주 내남과 울주 두서의 아기자기하고 감칠맛 나는 산릉들 일람하려 낙동정맥 오른다. 깊으나 험하지 않은, 살만한 오지이자 유배의 땅, 그 내력과 현재를 거칠게 스쳐가는 걸음이기도 하다. 역사의 거친 물결이 오지를 피해가는 게 아니라 파란만장 누군가들의 삶을 자주 핍박하고 가두기도 했음이니, 풍수에서 말하는 소위 (십)승지란 게 얼마나 기만적인 허구인지를 새삼 확인한다.

일대 연이어 기웃거리다가 은근 중독되는 느낌이다. 백운 삼강 찍고 다른 지방으로 점프하려던 생각 일그러진다. 천마 아미 용암 그리고 마병... 미련으로 밟히는 이름들이니, 갈데까진 가봐얄듯 싶으다.  

 

상선필 마을회관 앞에서
상선필 공소

 

(하선필 중선필까지 포함하여) 상선필이란 지명, 꽤 특이하여 검색해본다. 착할 선 도울 필

마을이 아니라 사람 이름이라면 가히 선행강박이랄 만하다. 천주교 신앙공동체 성립 이후에 지어진 이름일까... 신앙의 자유가 없던 시대, 오랜 박해의 공포로 단련된 어떤 내면화된 시선이 느껴진다. 스스로의 착함을 공공연히 전시해야만 했을, 차마 헤아리기조차 힘든 마음의 심연... 공감할 수 없는 무신앙의 가슴엔 스산한 바람만 불고간다.

   

공소 옆길 힘없이 걸어가는 냥이, 병든 듯 등에 혹까지...
지나쳐 돌아보다 문득 눈에 든 글씨. 신독재? 가정집 같았는데 당호까지...
선재봉. 산자락 산소길 이어 왼편 안부쪽으로 오르려는데 길 될려나....
산자락 임도에서 내려다보는 상선필 마을과 건너 마병산릉
돌아보는 용암산릉
백운에서 소호령 줄기 너머, 고헌이 빼꼼하다. 당겨본다.
더 드러나는 마병능선, 너머 멀리 대운산릉쯤?
산소길은 예상대로 안부로 이어지는 임도가 된다.

 

임도 벗어나 무슨 목장터라는 개활지로 나가본다. 거칠게 껍질 벗겨놓았다. 조망은 시원하다. 

 

용암과 소호령~마병 능선 사이 비둘기알집 어쩌고 지형이랬던가? 소위 (금계)포란형? 마병 너머 문수도 빼꼼하다
울산공단과 바다까지...
소호령에서 마병으로 이어지는 줄기도 탐난다. 기회되려나?
선재봉, 왼쪽으로 박달고원(고사리) 보인다.
단석까지
단석산과 574봉~산불초소봉 줄기
574봉~산불초소봉 줄기, 자락엔 고랭지밭
선재봉. 착할 선자 참 많네.

선재봉이란 이름은 설득력 있다. 올 들어 가장 춘 오늘, 상선필 마을 입구 도착하니 골바람 차고 사나웠다. 마을로 들어서니 비로소 조금 잠잠해졌다. 크지 않은 저 산이 북풍을 막아주고 있었던 것이니, 가히 선재善財라 할만...

  

고개 내려서다
재미있는 안내판. 지금은 말 구부러질만큼 가파르지도 않거니와 논중바위는 어딘지 감도 오지 않는다.
포장길 걷기 싫어 능선으로 내려간다. 길 없으나 이 계절엔 무난하다
이 안내문도 웃긴다. 근데 그게 어디냐고요, 글쎄~~

현장 고증없이 책상물림 만든 안내문을 답사 부담없이 읽는 공허한 즐거움. 한편으론 좀 낯간지럽기도 하다.  

 

탑골마을 가며 올려다보는 백운산
삼거리에서. 탑골 지명답게 절이 참 많다.

   

탑곡샘 가며 돌아보다. 보림사?

 

위 안내문을 다시 돌아보게 하는 묘지. 유교식 표현인 유인孺人과 천주교 세례명이 병기되는 건 이상하지만, 어쩌면 그게 천주교의 (징그러울 정도의) 생명력의 표현 아닐까 싶기도 하다.
탑골 마을길은 상선필보다 한결 따뜻하다.
돌아보다. 불탑사?
올려다본 삼강봉
춘 날씨, 탑골샘 내려오는 개울물이 꽁꽁 얼었다.
단풍나무 많다. 가을에 참 좋겠다.
도중에 돌아보는 천마산릉
고목 많아 잎진 계절임에도 숲 분위기 좋다

탑골샘 오르는 계곡이 무척 바람 사납다. 손발 시리다. 백운산을 먼저 오르고 싶었으나 북향 능선 바람 무서워 골짜기 먼저 들었는데 뜻밖이다.   

 

수북한 낙엽에 발 디뎠다가 허리까지 빠져 허우적~~. 세 골짜기 합수점이지만 이 계절엔 잠류하는지 물은 없다.
탑골샘이 절터 바로 아래란 안내문은 납득 불가. 누가 봐도 저긴 절터가 아니다. 원래 탑골샘이 진짜 저기 맞는겨?
10분쯤 오른 지점, 조그만 암자 정도 절터로는 여기가 더 그럴듯하다
바로 아래 물길도 살아있지만 이쪽이 가장 긴 골짜기는 아니다.

소위 발원지란 곳, 일종의 얼굴마담 같은 것일 게다. 너르고 너른 수계 중 꼬리 좀 더 길다고 상대접이지만 그조차 불확실하다. 저 (추정) 절터는 삼강봉쪽 지류이니 가장 긴 쪽 줄기가 아니다. 공식 태화강 발원지는 백운산 아래 세 골짜기 합수점이니 일종의 타협점이다. 영알 둘레길 패키지 상품으로 급조된 행정편의적 포인트란 혐의가 짙다(구전에만 의존한 채 고증없는 어설픈 안내판들도 그 의심을 뒷받침한다). 널리 알려진 바 또는 이름표의 허실이란 게 상당수는 저러하지 않을까...

 

탑골샘 골바람 워낙 사나웠기에 낙동능선 오르면 얼마나 대단할까... 기죽는다. 바람 피한 산비탈에서 일찌감치 점심 먹고, 부른 배 안고 슬슬 오른다. 삼강봉 능선 바람이 뜻밖에도 부드럽다. 

    

삼강봉 직전 조망바위에서 보는 북쪽. 박달 저수지 좌우 경주 내남 산릉들이 한눈에 든다.
단석산 좌우 너머, 영천 명산릉들
박달저수지
탑골샘 있는 물골 좌우 천마 아미 용암산릉, 너머 묵장 치술령 국수봉릉, 너머 삼태...
탑골 마을
진행 방향 백운산릉
햇살 아래 눈부신... 무채의 겨울 짐승
울산 바다 수평이 눈부시다
왼쪽 국수 연화봉 눈여겨 본다. 반구대 이어 한바퀴 돌아볼만한 곳.
수평이 사진보다 시퍼랬다

 

돌아보는 854봉. 다녀올까 말까... 만다.

 

당겨보는 포항 비학산쪽. 앞으로 걸리는 어래 봉좌 도덕, 구미 금곡 벽도산...
진달래 시절엔 참 좋겠다
문복산쪽. 예전엔 저 쪽으로 주로 눈길 갔었는데...
문복 북릉 조래봉, 너머 발백 구룡 장륙, 만봉 부산... 그리고 팔공
팔공 앞으로 발백 장육, 바로 앞줄기엔 환성 초례
진행방향 백운산
백운 너머 천성 정족, 너머 대운...
고헌, 가본지 오래이니 조만간 저기도...?
당겨보는 천성 대운쪽
고헌, 너머 가지, 천황 재약...
소호마을 굽어보며
소호마을
멀까? 당겨보니 산자락 잘라 만든 캠핑장인 듯. 기발하다랄지 고약하다랄지....
백운산 올라 다시금 돌아보다
근래의 관심처, 오늘의 집중감상 포인트
천마 아미, 조만간 돌아보아야 할까나
천마 아미, 코스 가늠해 본다. 빼꼼한 복안저수지향 가파른 골과 조망바위 능선도 탐난다.
내내 눈맛 서늘한 묵장
또 돌아보다
멀리 팔공 화산 보현산릉
팔공
옛 정상성 사라지고 멋대가리 없이 크고 허세스런 정상석.

용암산으로 이어지는 줄기따라 내려선다. 하산길 무척 부드럽다.

 

목장터 앞두고 시원하게 시야 트인다. 마병산 너머 문수 남암산릉
용암산릉, 너머 묵장 치술령 국수 연화..
마병 너머 문수 남암
다시, 수평...
돌아보다
폐목장 억새밭에서 보는 선재봉과 용암산
선재봉
오전 그 자리, 다시 돌아보는 단석산과 복안산
574봉에서 복안산릉
마병산쪽
돌아보는 백운산
상선필 하산 앞두고 건너보는 마을과 용암산
마을길 내려서기 직전에 건너보는 말구부리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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