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자봉 정상부
정상으로 이어지는 길
짱은 멀 저리 열심히 보고 있는 걸까? 다가가보니...
꽃밭 너머, 가야할 두봉!
사자미봉에서 보는 사자두봉.
머리보다 높은 엉덩이라니... 좀 웃기지만, 머리 향한 장흥 쪽에서 올려다보면 참 그럴듯하다.
치켜든 사자머리 그 기억이 마침내 날 이리 이끌지 않았던가...
두봉쪽으로 바로 가려는데 그 쪽으로 가려는 어떤 팀이 무척이나 시끄럽다.
간식 한 입 먹으며 잠시 비켜서서 먼저 가기를 기다린다. 불과 오 분만에 사자봉 전체가 조용해진다.
굽어본 안양면 쪽 벌판.
모내기 위해 물 잡아놓은 논들이 희게 빛난다. 뿌연 시야가 아쉬울 따름...
돌아보는 미봉쪽
두봉 바라보며
이 두봉 능선, 줄창 좋은 길만 따르면 금방이지만 왼쪽 절경 암릉을 다 놓치겠다. 길 벗어나 곳곳 전망바위 기웃거리니, 영남알프스 영축산에서 죽바우등 능선 벼랑 암릉을 닮은 가경이 펼쳐진다.
미봉에서 활공장까지 구간이 특히 인상적이다.
돌아본 모습
사자등 타고 흐르는 길...
조망바위에서 서성대는데 급히 내려서는 한 무리의 산객들...
잠시 비켜서 기다리니 금새 총총 사라진다. 이 가경 한 눈도 팔지않고 뭐가 그리들 바쁘신고~~ㅇ?
그런데...
갑자기 바람 사나워지고 하늘 흐려진다. 총총 사라지던 그들 못지않게 빠른 속도로 밀려드는 검은 구름...
심상치 않다.
강풍 속, 안개처럼 날리는 게 있다.
짱이 묻는다. 저게 뭐 같냐고...
비가 휘날리는 거 아냐...? 그런데 빛깔이 아니다.
자세히 보니 송홧가루. 강풍에 편승하여 소나무들이 일제히 꽃가루 뿜어대고 있는 것.
돌아본 사자미봉. 먹구름 사이 환하게 드러난 하늘이 신기하여 돌아본다.
끝에 달바우봉 솟아 있는 사자봉 남릉도 그럴듯해 보인다. 저기서 보는 이 능선 모습이 궁금하다.
설마 싶었는데...
먹구름은 기어이 비를 뿌린다. 빗방울이 엄청 굵구만.. 하는데 그게 아니다.
꽤 굵은 우박덩어리다. 소나무 아래 피해 급히 비옷 꺼내 입고 다시 걷는다. 비옷 위로 목덜미 때리는 우박이 따끔따끔하다.
바위의 두봉 정상은 가까운데 다행 천둥소리가 멀다. 지은 죄 많은 몸이라 벼락이 겁났던 게다.
거센 비바람 피할 곳 찾는다. 정상부 지나 두 갈래 하산길 중 장흥읍 정면으로 굽어보이는 안양쪽 몇 걸음 아래까지 내려선다. 바람 등진 비탈 숲 속에 파묻혀 있으니 좀 낫다. 곧 우박 그치고 바람만 거세다.
먹구름 여전히 무겁지만 비바람이 쓸고간 사방 하늘, 안개 가라앉은 새벽녘같은 원경 조망이 펼쳐진다. 장관이다. 강풍에 휘청거리며 몇 컷 잡아본다.
서북쪽. 가운데가 금산 저수지.
당겨본 서쪽 수인산릉, 너머로 월출이 흐릿하다.
당겨본 장흥 읍내쪽. 멀리 흐린 건...?
서남쪽. 즉 강진 해남 방향
사자봉으로 되돌아오는 길, 그러나 눈길은 앞이 아니라 자꾸 뒤쪽과 좌우를 향한다.
세상은 개벽하고 있었다. 하늘과 땅이 다시 아래 위로 열리고 있었다.
서쪽
서남쪽
억불산(맨 앞)과 천관산(왼쪽 멀리 둥근) 쪽
되돌아갈 미봉쪽
하늘 열리니 꽃빛 바위빛도 조금 되살아나고...
여기는 여전히 폭풍의 언덕이다. 하늘 올려다 본다.
달바우산 너머 바다, 그 너머 멀리 거금도 적대봉 능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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