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야산 다시 오른다. 이번엔 해인사쪽이다. 유명 절집 오랫만에 구경 좀 하고 토신골 주등로따라 올랐다가, 두 정상부 거쳐 극락골 능선 끝자락 젠틀한 마애불 거쳐 해인사로 돌아온다. 예전같으면 그닥 잼없다 했을 텐데, 햇살 고운 시절 워낙 오랫만에 드는 코스이니 내내 낯선 산빛 새로운 길이다.
가야 상봉에서 보는 민주지~황악쪽 대간릉, 첨인양 눈에 설어 조만간 함 다녀오고 싶어진다. 빤히 건너보이는 매화산릉에서 가야를 돌아보는 모습도 새삼 궁금하고...
서장대(상아덤) 내려와 하산릉 접어든다.
사실 극락골 등로가 폐쇄된 줄도 몰랐다. 토신골 오르며 본 두 계곡 잇는 다리의 안내표지엔 2003년부터란다. 그럼 최소 20년 전에 이 길을 걸었단 건데... 좀 멍한 느낌이었다.
짐작컨데, 특별히 보호가치 높아 보이지 않는 극락골길을 막은 건 국공 판단이 아니라 해인사의 의지가 아닐까 싶다. 상수원 보호도 핑계삼고, 참배객만 드나드는 영험 신성한 곳으로 마애불을유지하고픈 착잡한 욕망이 읽히기 때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