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내고개에서 올라 파도치는 능선길따라 걷는다. 신불까지는 워낙 오랫만이니, 모든 게 새롭고 모든 게 아득하니 낯설다. 나이들며 기억 짧아지고 멍해져가는 노릇의 잇점 중 하나일려나? 근래 몇 차례 이어지는 영알 산길들의 리바이벌이 묘하게 기분좋고 재미난 구석이 있다. 가야할 먼산 목록 잊고 당분간 영알이나 인근 큰 산들 다시 돌아볼까나... 생각한다. 그러다 싫증나면 숙제삼은 먼 산들 향해 달려가면 될 일.
당겨본다.
신불초원에서 워낙 어정거린 탓에 맘이 좀 바쁘다. 함박등 하산예정이지만 일단 가는 데까지 가보자고. 청수골 탈출로야 많으니...
백련마을 버스시각 2시간 여유로 하산 예정했으니, 함박등 전 안부에서 능선길 벗어난다. 폐쇄 등로따라 내려선다.
예전에 한번 올랐던가 내렸던가... 기억이 가물가물. 초행자엔 권하고 싶지 않은 돌많고 때로 흐린 하산로.
바람없이 습한 날씨에 땀께나 뽑은 산행, 청수골에서 개운하게 담근다. 갈아입고 백련마을 종점까지 걸어나가니 다시금 등이 젖어온다.
백련 종점에서 17:20 출발하는 울산 328번 버스(요금1300원)를 타고 출발지점 배내고개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