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 : 울산 울주군 청량읍 율리영축사지(10:15)~문수산~남암산~ 출발지점(16:20)
내륙과 해안 기온차가 큰 날씨, 따뜻한 동남쪽으로 간다. 결과는,
패착. 지난 가을 이래 가장 재미없는 산행이다. 대부분이 터널인 밀양~울산 고속도 풍경이 차라리 낫다 여길만큼.
일단 등로가 너무 아니다. (과장하면) 널럴대로에 계단반 포장길 반이다. 당최 걷는 재미가 없다. 숲이 인상적이지도 않다. 잠시 고려했던 삼동면 상작마을 코스가 차라리 나았을까? 조망없는 대신 호젓산길 걷는 재미라도 있었을 테니.
기대했던 조망도 영 아니다. 영알능선(혹은 낙동정맥) 동쪽 산릉 어디에서나 잘 띄는 문수 남암이지만, 정작 두 봉우리 어느 쪽도 그 인상을 받아주질 못한다. 사방에서 잘 보이지만 스스로는 눈을 닫은 산. 해뜨는 울산만 오매불망, 오로지 동쪽 남쪽만 바라볼 뿐, 명산릉들 장한 서쪽과 북쪽은 끝내 시야 내어주질 않는다.
밀양의 종남 덕대가 떠오른다. 멀리서는 문수 남암과 비슷한 모습이지만, 산길과 조망, 즉 내실은 전혀 다르다. 종남 덕대가 전국구 조망 명산이라면, 문수 남암은 울산시민들 운동장 혹은 놀이터인 동네산이다.
각종 시설물로 이미 훼손될대로 훼손된 산, 서쪽 북쪽으로 시원하게 조망 틔우면 산의 격이 달라질 텐데, 돈 되는 영알산군들에는 경품까지 걸면서 산팔이하는 울주군...
율리 영축사지 옆 작은 공용주차장. 떠나온 곳과는 전혀 다른 훈훈한 대기다. 티셔츠 차림이지만 어쨌든 겨울 채비라 땀께나 뽑을 듯한 느낌.
잠시 포장길 따르다가... 접어든 들머리부터 산길은 뺀질하고 널럴하다. 헐~
호젓한 자락길보여 접어든다. 필시 망해사 가는 길일듯.
봄이나 가을빛이면 나았을까? 별 감흥없는 겨울 절집 한바퀴 돌아 다시 산길 접어든다.
포근한 날씨, 운동 나온 주민들이 많다. 근래 호젓한 산길만 걷다가... 익숙치 않은 상황이다. 길 벗어나 영취산 곧장 치오른다. 길없이 가파르다. 땀 뽑는다. 영취산정 앞두고 조망바위 쪽으로 내려간다.
발아래 시야 좀 나을 듯한 바위 보여 내려가본다.
되돌아서 다시 오른다. 영취산 지나고 안부도 지나고... 계단이 점점 많아진다. 계단중독같다, 울주군...
문수산정 오름길은 능선 우회하며 끝없는 계단길. 암담해하는데... 왼쪽으로 샛길 하나 보인다.
냉큼 접어든다.
길은 정상 방향 아닌 사면따라 계속 이어진다. 길 벗어나 조망바위로 간다.
주등로 올라서 좀 더 가니 문수 정상부.
바위 절집 부양할 단풍도 꽃빛도 없는 계절, 날아오르지 못한다면 가라앉는 게 중력법칙. 벼랑에 우겨넣듯 지어올린 집들만 두드러진다. 문수사.
별 감흥 일지 않으니, 시멘포장길만 거슬릴 따름이다. 서둘러 내려선다.
이제야 알듯하다. 먼 빛의 종남 덕대가 그러하듯 문수 남암 또한 두 산을 함께 불러야 하는 이름이다. 홀로 두고 보는 남암은 별 개성이 없다.
그 벼랑 위로 지금은 차가 드나든다. 뒷길로. 그러므로 저 벼랑은 일종의 아름다운 허세. 누구나 선망하는, 안전한 배후를 감춘 가파른 욕망 어른거리는 풍경...
남암산정 내려서는 길이 호젓하다. 내내 조망없지만 산길 걷는 맛이다. 잦아드는 야산릉 한동안 이어가니 율리 청송마을 입구. 마을 등지고 율리~삼동 4차선 도로 아래를 지나 산자락 농장길 접어든다. 농장 거쳐 수월히 고개 넘으려 했으나 외인 출입금지. 왼쪽 산자락으로 붙는다. 그래봤자 결국 능선따라 난 농장길 만난다. 저만치서 죽어라 짖어대는 개쉐이와 소리치는 주인... 농장지역 벗어나면 북으로 야산릉 잇는다. 흐린 길 잠시 호젓하다.
산만해지는 야산릉 끝까지 잇지 않고 왼쪽으로 내려선다. 문수정사굿당. 요란하지 않게 굿하는 박수의 목소리 들린다. 요란한 건 번갈아 혹은 함께 짖어대는 3마리의 개. 묶여있지도 않다. 슬슬 을러가며 사유지 벗어나 길로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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