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 : 밀양 무안 신생마을 입구 삼거리(10:30)~우령산~종남산~덕대산~덕산사(16:55) gps로 11.1km
신축년 마지막날, 밀양의 조망 명산 종남산 오른다. 바람 차고 하늘은 쾌청하다.
춘삼월 꽃시절 조망도 좋은 날 골라야지, 미루고 미루다 꽃없는 한겨울이다. 청승돋는 섣달 그믐이다.
춘 날씨라 길은 한적하고 시야는 좋다. 진달래 산빛 궁금하다지만 이젠 기약없는 노릇.
이어지는 남향 능선은 길막으며 우거지는 진달래 숲길. 화창 봄날엔 저절로 입에 드는 참꽃 씹어가며 걷는 꽃길이겠지만, 지금은 조망이 아쉬운 시간. 북향이나 서향 시야 트이길 기대하지만 좀처럼 나타나지 않는다.
축산이 주업인 마을이라 축사가 대부분이다. 당초 산행 들머리 주차여건을 몰라 저 마을을 기점 삼을까 했었다. 축사들 사이 좁은 도로따라 들어선 마을회관. 공터 맞은편 똑같이 생긴 조그만 주택들이 궁금했다. 기숙사일까? 굽어보는 모습에서도 느껴지지만 평범한 농촌마을이라기보다 특화된 축산단지같다. 그러나 소들 빽빽히 들이찬 축사들에도 불구, 왠지 전성기를 지난 듯한 느낌. 노인들만 남아있는 여느 농촌들과 또다른 방식으로 어딘가 비어있는 듯한...
축사가 주택을 압도하는 특이한 풍경이 산길 들머리로 궁금케 했으나, 바로 그 풍경 한가운데서 느끼는 막연한 불편함과 답답함이 결국 발걸음 돌리게 했다. 물론 삼거리 부근에 넉넉한 주차공간을 이미 확인한 때문이기도 하고.
541.7봉 이르니 서남쪽 조망 그럭저럭 트인다. 이후 내내 보며 가게 될 산줄기들, 미리 삽질 좀 해본다.
541.7봉에서 조망갈증 어지간히 해소하고 내려서는데 더 멋진 조망처 나타난다.
당초 종남 덕대만 여유롭게 원점회귀 묶으려다 날씨 넘 좋아 코스 급변경했으니 해찰 시간이 빠듯하다.
우령 내려서니 삼문동 물돌이 그림으로 유명한 조망처. 능선상 큰 바위(복호암)가 그곳인 줄 알았는데....
아래 토막들, 담아놓고 보니 별 재미없다. 박진하게 당기는 맛은 나쁘지 않았는데....
산불감시원과 날씨라 조망 얘기도 나누고, 춘 날씨에 노모 모시고 올라온 지역분에게 사과도 얻어먹으며...
한참 머문 종남산정을 등지고 내려선다.
하산시간 빠듯할 듯해 걱정했는데, 덕대산 가는 길은 능선 우회하며 퍽 수월하다.
부산에서야 종종 대마도 본다지만 여기선 100km 넘는 거리. 육안으로 식별하지 못했으니 봤다곤 할 수 없지만, (제주에서 해남의 산을 보듯) 쾌청일의 바다 건너 가시거리는 100km를 넘기도 하니, 덕대산에서 육안으로 대마도 보는 게 아주 불가능하지도 않겠다.
산불감시원 얘기론, 밀양이 더운 이유가 일대 비닐하우스가 많아서 그렇다고. 일리있는 말씀. 모르긴 해도 규모로는 경상권 최대일 듯.