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경주 남산이다. 지형지세 궁금하던 북쪽 일부와 그윽한 맛 좋은 국사골 지바위골, 그리고 신비의 천동탑까지 둘러본다. 한꺼번에 많은 곳 욕심내어 묶다보니, 초여름마냥 후텁한 날씨에 쉼없이 오르락내리락~ 땀께나 뽑는다.
돌아보니, 점만 찍고온 천동골도 골따라 다시 걸어보고 싶고 지바위골도 종횡으로 한번쯤 더 엮어보고 싶다. 뿐이랴, 능선 고도 잦아들면서 사이사이 너른 골과 묵밭 펼쳐놓는 북쪽 일대도 좀 알뜰히 기웃거리고 싶다.
풍광風光과 역사, 종내 어긋나며 흘러가는 것들이 빚어내는 빛과 일렁임을 풍경風景이라 할 수 있다면, 남산 드는 내 길 또한 언제나 풍경 속에 있기를...
국사골이나 지바위골, 이름들에서 무속과 토속 등 민간신앙의 오래고 강렬한 힘이 느껴진다. 아침햇살 정면으로 받을 동남향의 지바위골 바위들이나 땅에서 솟아오른(들어올려진?) 바위란 뜻의 지바위... 빛과 부양浮揚의 물질적 상상력이 발동하는 곳. 한번쯤 더 국사와 지바위골 돌아보면서 저 빗살무늬의 의미를 곱씹어보고 싶다.
칠형제 능선에서 천동골로 내려서 골따라 하산해도 되지만 통일전까지 도로를 많이 걸어야 한다. 그래서 393봉 다음 봉우리에서 지능선따라 내려선다. 그런데 이 능선, 첨에는 길 뚜렷하나 지능선 분기와 함께 길도 사라진다. 길은 천동골과 홈태골 분수령이 되는 오른쪽 지능선으로 간다.
지능선 끝지점 못미처 적당히 방향 잡아 왼쪽으로 가파르게 내려선다.
천동골따라 내려가며 절터구경까지 하고 싶지만... 도로 걷기 싫어 곧장 칠형제봉 능선으로 올라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