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산과 여행/경상권

경주 남산 비파곡 삼층탑~약수골 대입불~늠비봉 오층탑 201113

by 숲길로 2020. 11. 15.

 

코스 : 삼릉주차장(09:30)~서남산 자락 샛길따라~비파곡 삼층탑~약수곡 마애불~금오산~팔각정~늠비봉 오층탑~상선암 마애불~삼릉(15:45) gps로 9.4km

 

퍽이나 오랫만에 드는 삼릉길, 십수년도 넘은 듯하다. 금세기 초에 복원된 미답의 두 탑과 기억 가물거리는 큰 마애불 둘러본다.

삼릉에서 약수골까지 서남산 자락 잇는 샛길 확인도 목적의 하나였는데 절반의 성공이다. 다 뚜렷한 등로는 아니고 산소길과 짐승길이 뒤섞인다. 좀 아랫쪽 마을길과 연결하면 수월하겠지만 산행 재미는 덜할 듯.

비파곡 삼층탑과 늠비봉 오층탑. 그 자체 하나의 탑으로서보다는 계절빛 흘러가는 남산 풍경의 일부로, 나아가 남산이 품는 방대한 근원경 조망의 수렴점 혹은 구심으로서의 느낌이 무척 좋다. 초월과 깨달음의 상징이자 우주와 교감하는 대지의 한 꼭지점. 그건 더없이 유연한 물신의 자리이니, 모든 물신숭배가 그러하듯 만형상 이루는 바위 앞에서의 경배 또한 저마다 꿈꾸는 마음들이 가닿으려는 아득한 경계이려니...

약수곡 큰 마애입불, 불두를 잃고 해방된 물의 경지 혹은 자유가 느껴진다. 부처의 눈과 머리 없으니 몸 또한 더이상 불신이 아니다. 시원하고 힘찬 선들의 향연. 꽤나 현대적인 이미지로 와닿는다. 이름없는 바위벽에서 불의 구상을 이루었다가 다시 물의 추상으로 진화하는 저것, 신비롭고 아름답다.

 

크지않은 남산, 유적 답사라기보다 인위적 사물의 풍경들로 마냥 풍성해지는 산행이다. 솔숲 많아 잎진 계절에도 무난하겠으니, 미답지나 기억 궁금한 곳들 엮어 한두차례 더 돌아보아도 좋겠다.

     

 

박무 가시지 않은 삼릉 솔숲에서
삼릉
아직 단풍이...!

 

삼릉과 경애왕릉 분위기에 잠시 취해보다가..

경애왕릉 왼쪽 뒤편 샛길을 따른다. 삼릉쪽 길 이어지는 능선에 붙기도 하며 잠시 오락가락타가... 오른쪽으로 흐르는 길 접어든다. 대개 산소길일까? 흐리다가 말다가... 끊어질듯 이어진다.   

요런 예쁜 웅덩이도 지나고..
금오사 부근쯤부터 길이 좋아진다
시야 트이는 억새밭 너머 벽도산릉도 보이고
경주교도소 철책따라 간다

약수골 만나자말자 곧장 도깨비능선 오르는 샛길 보인다. 

능선에서 당겨본 약수골 절터. 불두없는 큰 마애불 100쯤 아래, 역시 불두없는 좌상 있는 곳이다.
능선에서 당겨본 비파곡 3층탑
2002년에 복원되었다고. 
기단이 기막히다. 
 뒤돌아본 삼층탑, 너머 산마루들...
가야할 약수골쪽
당겨본 절터

흐린 발길 흔적 있는 지능선따라 내려온다.  

약수골 주등로. 솔숲 주종인 남산인데 이 일대는 활엽이 좋다
돌아보다
절터 올라서며 돌아보다
절터에서 100쯤 오르면 나타나는 마애입불상
굴러떨어진 걸 가져다놓았다는 발, 이라기보다 꽉 쥔 주먹처럼 완강한 느낌. 
시원스레 뻗는 직선과 곡선의 대비가 인상적. 
안내판 위치가 썩 거슬린다. 문화재 관리하는 공무원들의 안목이 왜 저럴까?
손 모양 역시 인상적. 
전체의 부분이 아닌, 돌의 몸체를 뿌리치고 홀연 날아오를 듯한, 날개같은 이미지. 
다른손(왼손)
엄지가 엄청...ㅎㅎ. 연체의 외계인처럼 우아하고 유연해 보인다.
움푹한 곳은 불두 놓였던 자리라고
아득한 영알...
단석산 남쪽에 해당되는 저쪽은 가본 곳이 없다. 조만간 함 가볼까?
가운데 뾰족한 게 성부산 뒤로 뾰족한 수무산, 왼쪽 마루금 펑퍼짐한 선도산 너머 복안산 등등.. 
남산 글램핑장이라던가..
단석산쪽, 앞으로 벽도 호암 매봉 줄기, 단석 오른쪽 너머 오봉?
알고보니 보인다. 금오봉 앞두고 굽어보는 비파곡 삼층탑.
건너보는 고위산 너머 마석 묵장 치술령?

 

코로나 시절, 금오산 정상부엔 모여있지 말라는 안내문 걸려있다. 후딱 떠난다.

 

사자봉쪽에서 보는 동남쪽. 고위 마석 너머...
토함과 삼태봉 줄기
토함 동대봉 무장 능선

 

저 바위, 부석이라던가? 예전에 칠불암 지바위골 돌며 보았을 텐데도 낯설다. 

 

당겨본 서출지
국사골 삼층탑. 조만간 가보아얄 듯
상사바위에서 보는 마석산
지바위골 국사골
가야할 팔각정 
상사바위, 둘 중 하나.  

속수무책 윤회하는 욕망을 죄의식의 굴레와 속죄의 제스처로 각색한 상사바위 유래는 춘천 청평사 회전문 전설을 연상시키는데, 두 이야기 결말의 차이가 문명사회의 윤리와 종교가 나뉘는 지점 아닐까 싶다. 

 

팔각정 앞에서 
늠비봉 가는 길에
가면서 보는 오층탑
역시 금세기 초에 복원했다는데, 위로는 새로 깍은 부재인 듯 좀 생경한 느낌
오층이니 훤칠한 느낌이 일품. 백제계의 화려함마저 깃들었으니...
탑쪽에서 돌아보다
거북등같은...
주물러놓은 듯..
메마른 부엉골 건너... 

최근에 만든 듯한 계단 올라서니 계곡 주등로 벗어나 능선으로 올라서는 샛길 보인다. 올라선다.

 

능선 오르며 돌아보다
남산릉에 있는 탑 중 가장 멋스런 듯하다. 용장사지 탑보다 훤칠하고 주변 암괴가 화려하다. 
해목령과 경주 시가
자주 건너본다
다시 단석산릉쪽
벽도 선도, 뒤로는 오봉과 구미산릉
지나온 능선 돌아보다. 
당겨본 대릉원쪽
오른쪽 가운데, 근래 복원된 천관사지탑이 보인다.
반월성 단풍숲, 분위기 일품이겠다
첨성대
기암(바둑바위)골, 저기도 금세기에 복원된 삼층탑 있다 하니..
마지막으로 오층탑쪽 함 더..
상선암 마애불. 앞으로 거쳐 올라오는 길을 막아놓았다.
상선암
몇 시간 후면 노을에 물들 마애불
더 이상 부처조차 아닌...
다시 삼릉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