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 : 삼릉주차장(09:30)~서남산 자락 샛길따라~비파곡 삼층탑~약수곡 마애불~금오산~팔각정~늠비봉 오층탑~상선암 마애불~삼릉(15:45) gps로 9.4km
퍽이나 오랫만에 드는 삼릉길, 십수년도 넘은 듯하다. 금세기 초에 복원된 미답의 두 탑과 기억 가물거리는 큰 마애불 둘러본다.
삼릉에서 약수골까지 서남산 자락 잇는 샛길 확인도 목적의 하나였는데 절반의 성공이다. 다 뚜렷한 등로는 아니고 산소길과 짐승길이 뒤섞인다. 좀 아랫쪽 마을길과 연결하면 수월하겠지만 산행 재미는 덜할 듯.
비파곡 삼층탑과 늠비봉 오층탑. 그 자체 하나의 탑으로서보다는 계절빛 흘러가는 남산 풍경의 일부로, 나아가 남산이 품는 방대한 근원경 조망의 수렴점 혹은 구심으로서의 느낌이 무척 좋다. 초월과 깨달음의 상징이자 우주와 교감하는 대지의 한 꼭지점. 그건 더없이 유연한 물신의 자리이니, 모든 물신숭배가 그러하듯 만형상 이루는 바위 앞에서의 경배 또한 저마다 꿈꾸는 마음들이 가닿으려는 아득한 경계이려니...
약수곡 큰 마애입불, 불두를 잃고 해방된 물物의 경지 혹은 자유가 느껴진다. 부처의 눈과 머리 없으니 몸 또한 더이상 불신이 아니다. 시원하고 힘찬 선들의 향연. 꽤나 현대적인 이미지로 와닿는다. 이름없는 바위벽에서 불佛의 구상을 이루었다가 다시 물物의 추상으로 진화하는 저것, 신비롭고 아름답다.
크지않은 남산, 유적 답사라기보다 인위적 사물의 풍경들로 마냥 풍성해지는 산행이다. 솔숲 많아 잎진 계절에도 무난하겠으니, 미답지나 기억 궁금한 곳들 엮어 한두차례 더 돌아보아도 좋겠다.
삼릉과 경애왕릉 분위기에 잠시 취해보다가..
경애왕릉 왼쪽 뒤편 샛길을 따른다. 삼릉쪽 길 이어지는 능선에 붙기도 하며 잠시 오락가락타가... 오른쪽으로 흐르는 길 접어든다. 대개 산소길일까? 흐리다가 말다가... 끊어질듯 이어진다.
약수골 만나자말자 곧장 도깨비능선 오르는 샛길 보인다.
흐린 발길 흔적 있는 지능선따라 내려온다.
코로나 시절, 금오산 정상부엔 모여있지 말라는 안내문 걸려있다. 후딱 떠난다.
속수무책 윤회하는 욕망을 죄의식의 굴레와 속죄의 제스처로 각색한 상사바위 유래는 춘천 청평사 회전문 전설을 연상시키는데, 두 이야기 결말의 차이가 문명사회의 윤리와 종교가 나뉘는 지점 아닐까 싶다.
최근에 만든 듯한 계단 올라서니 계곡 주등로 벗어나 능선으로 올라서는 샛길 보인다. 올라선다.
'산과 여행 > 경상권' 카테고리의 다른 글
경주 남산 일천바위~해목령~국사골 지바위골~천동탑 201118 (0) | 2020.11.19 |
---|---|
경주 남산 바람재능선~태봉능선~지바위골 201116 (0) | 2020.11.17 |
재약산 언저리와 향로산 201104 (0) | 2020.11.05 |
밀양 가지산 쇠점골~서릉(2) 201031 (0) | 2020.11.02 |
밀양 가지산 쇠점골~서릉(1) 201031 (0) | 2020.11.02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