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 : 부계 원효구도길 주차장(10:10)~오도암~원효굴~청운대~하늘정원~비로봉 아래~오도재~수태골 주차장(15:35)
부부동반 모임으로 팔공산 단풍놀이.
밤사이 내린 비로 산길 꼽꼽하여 걷기 안성맞춤이다. 바람없는 대기도 촉촉하니 들머리부터 숲분위기 그윽하다. 한동안의 가뭄으로 물색 부실한 단풍들조차 차분히 가라앉은 빛이다.
몇 년 사이 당우 늘어나고 번성해진 오도암과 길좋아진 원효굴 거쳐 산마루 올라선다. 게으른 바람, 낮게 걸린 구름 우로 기대 이상 볼만한 원경이 펼쳐진다. 서로는 가야, 북으로는 화산과 선암, 보현 면봉까지... 비로봉 가며 굽어보는 주릉 북쪽 좌우 너른 계곡들 단풍도 쨍한 햇살 아니지만 제법 고와 보인다.
비로봉에서 동행 일부는 차량 회수하러 돌아가고 다른 이들은 수태골로 내려선다. 예년과 달리 볼만한 단풍구경 거의 못한 올해, 연식 탓인지 묵은 기억마저 씻은듯 흐리니 수태골 단풍이 처음마냥 고와보인다. 노화와 망각의 판타지,랄까? 새롭게 날로 새롭게 日新又日新. 그 속뜻을 터무니없이 다시 새겨가며 단풍시절 공산 남자락길 휘적휘적 걸어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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