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 : 물치기미 들머리(08:15)~해도정~가학산(11:10)~도로(11:42)~신흥리 몽돌해변~비동 대봉산 둘레길 시점(12:10)~등산로 삼거리(13:00)~대봉산(13:35)~북암재~금성산(14:37)~도로(15:20)~소안항 여객터미널(15:40) gps로 16.4km
보길도 산행하며 눈여겨둔 곳이나 한동안 잊고 있었다. 신안의 두봉 승봉과 저울질하다, 한번에 이어 돌아볼수 있는 소안도 쪽으로 기운다.
가학산에서 대봉 금성산까지, 기대 이상 좋은 코스다. 겉보기엔 동네 뒷산같은 모습들이지만 깨끗하고 호젓한 등로가 인상적이고 조망 또한 훌륭하다. 특히 산길에 관해선, 가학 쪽은 동백수림이 울창하고 대봉 금성은 산세 이상 깊은 맛 느끼게 하는 그윽함이 있다.
날씨가 받쳐주질 않아 아쉬움 있었지만 조망도 뛰어나다. 난바다 쪽으론 제주와 추자 여서도까지 수평에 걸리며 (날씨 좋다면) 달마 암릉이나 완도 너머 내륙의 산릉들이 멋드러지게 보일 거 같다. 청명 하늘 아래 소안도 산길 다시 걸을 기회 있으려나...
대봉산 둘레길은 햇볕 노출 구간이 많아 기대만큼 재미 덜하다. 전구간 걸어보려던 애초 계획 대신 북암쪽은 포기하고 대봉산으로 올랐다.
소안도행 배는 완도 화흥포에서 타는 보길도행 배와 같다. 소요시간은 화흥포에서 노화 동천까지 35분, 소안도까지 50분(공식적으로).
화흥포에서 배에 오르며 건너보는 완도 상황봉릉
멀리 달마산릉과 땅끝 줄기
달마산릉
멀리 보이는 횡간도
사자바위가 인상적인 횡간도
소안도 다가가며 건너보는 보길도
소안항에서 건너보는 가학산릉
06:40 첫배를 타고 소안도 도착하니 혹시나 했던 마을버스 같은 건 보이지 않는다. 택시를 부른다.
산행 들머리 가는 도중에 물으니 공영버스가 한 대인데 배시간에 맞추어 운행하긴 어렵다고.
들머리 살짝 지나쳐 물치기미 전망대에 내린다(요금 9000원).
물치기미 전망대에서 보는 서남쪽, 당사도.
1909년, 일제의 남해항로 항행을 돕던 당사도 등대를 습격한 사건은 소안도 항일운동사에서 유명하다.
건너편 보길도.
오른쪽 돌출한 두 꼬리 중 긴 쪽이 도치미.
물치기미 들머리 이정표
예쁜 길이다
오늘 날씨는 그닥 좋지 않다.
오는 길 운전에도 많은 장애가 되었지만 새벽 안개가 심했다. 저 먼바다에도 두터운 안개층이 보이는데 그 위로 흐릿하게 그려지는 윤곽이 있다.
짱이 먼저 알아보고 알려준다. 제주 한라산.
어제 내린 비가 아직 덜 마른 걸까, 짙은 안개에 젖은 걸까?
당사도 너머 어른거리는 섬도 당겨본다.
추자도.
아직 미답인데, 별로 탐나지 않는 섬산길보다 조망이 더 궁금한 곳.
가장 쾌청할 때를 골라야 하니 언제 어떻게 다녀와야 할지 고민스러운 섬이다.
역광 눈부신 봄빛 받으며 호젓산길 오르는 느낌이 참 좋다.
오늘 자주 보게되는 꽃, 반디지치.
새순은 다 예쁘다. 가시나무일망정.
산길은 깊은 맛보담 호젓하고 정겹다.
돌아보다.
제주는 아직 흐릿하게 걸려 있다. 해무 풀리면 저마저 사라져버릴 듯...
한편으론, 저렇게라도 보이는 게 어디랴, 위안삼는다.
가야할 능선이 한눈에 든다. 부드럽고 무난해 뵈는 동네산같은...
가학산릉과 부흥산 사이 동쪽, 청산도 윤곽이 흐릿하다.
기분좋은 숲길이 산책로처럼 이어진다.
조금 달라진 식생
이 산엔 현호색이 정말 많다. 곳곳에 군락.
봄산 어디나 흔해서 귀한 대접받지 못하나 볼수록 예쁜 꽃.
소안도 하늘엔 비행기가 참 많이 다닌다. 당겨본다.
인천 제주간 항로가 세계에서 가장 붐비는 항로란 기사를 본적 있는데 소안도 상공이 그 항로인갑다.
한 하늘에 지척으로 교행하는 3 대가 보이기도 한다.
다시, 소안저수지 너머 청산도쪽.
가운데 봉긋한 건 아부산, 사진 오른쪽은 부흥산.
산책로같은 봄 산길.
더운 계절엔 짱배기 좀 따가울 듯.
가야할 봉우리들.
바로 앞 저 바위로는 가지 않는다. 가학산 산길은 부드럽기 그지없어 저마저도 우회한다.
이제부터 동백숲길.
사실, 가학산 등로가 기막힌 동백숲길이란 건 전혀 알지 못했다. 활엽 상록숲조차 기대하지 않았다.
몰랐기에 더욱 반가운 동백숲.
바위 우회하여 오르는 계단길.
너무 낡아 디디면 푹 꺼져버릴까 조심스럽다.
꼭 필요한 것도 아니니 보수보단 차라리 철거하는 게 낫겠다.
산에 인공시설물 설치를 반대하는 이유 중 하나가 저런 것 때문.
인공시설은 꾸준히 유지보수를 해야 하고 돈 드는 일이며
제때 안하면 도리어 위험해진다.
걸음 더디다.
낮게 쭈그리고 앉아 안하던 짓 해 보고...
끝물 노루귀도 보인다
적당히 꼽꼽한 낙엽산길 걷는 맛이란...
비온 후라서일까?
동백꽃이 정말 많이 떨어져 있다. 흥건하다.
자꾸만 내빼는 짱 겨우 붙잡아놓으니 저런 로봇같은 자세...
미라와 가학마을 잇는 고개 지나서부터는 슬슬 조망바위가 나타나기 트이기 시작한다.
돌아보다.
한라는 어느 새 사라진 듯...
지나온 능선
소안도 북섬.
중간이 잘룩하게 이어진 남북 두 덩이 형태는 통영 비진도와 닮았지만 소안도가 훨씬 더 크다.
높은 산이 보이지 않는 노화도쪽
부흥산(좌)으로 이어지는 산줄기
정상이 멀지 않은데 조망처 이어지니 언제 정상에 도달할지는 아무도 모른다.
부흥산쪽 숲도 깊은맛 좋을 듯한데... 길이 될려나?
정상 가기 전 너럭바위에 퍼질러앉아 일찌감치 요기.
심야에도 문 여는 황전휴게소에서 새벽밥 먹었으니 벌써 배가 고프다.
가학산릉 정상 부근은 조망바위가 많다.
금성산릉 너머 완도. 그 왼쪽으로 두륜 달마산릉이 흐린데, 쾌청하늘이라면 암릉빛 하며 그 너머 산그리메까지 장관일 듯.
조망좋은 가학산이다.
시야 좋을 땐 노화도 너머 진도까지 가물거릴 텐데...
저거이 정상?
인 줄 알았는데 아니다.
봄산빛,
발그스레 새순 돋는 소사나무숲 너머 대모도
오랫만에 뵙는다, 할미
저 멋대가리 없는 돌덩이 선 곳이 정상.
전복 양식장
가장 뒤로 달마산릉과 땅끝줄기
미라리쪽, 너머 멀리 여서도
역시 가장 가보고 싶은 섬 중 하나인데, 난바다와 울창한 상록활엽수림이 궁금하기에.
제주도는 뵈질 않는다.
하산길, 솜나물
대소모도, 청산도 불근도
하산길도 동백숲이다
아부산.
짧지만 예쁜 산길 있는 듯해 궁금하지만 이번엔 가지 못한다.
날머리 도로 옆의 안내판
도로따라 걸으며
건너보는 대봉산릉
몽돌해변길에서
멀리 보이던 소안항일운동기념탑
위 소안도 홍보물에도 적혀 있듯 소안도는 항일의 섬으로 유명하다.
일제 강점의 가장 큰 피해라 할 분단의 극복은 여전히 살얼음판 걷듯 어려운데, 개념상실 토착왜구 유난히 극성하는 올해는 3.1운동과 임정수립 100주년.
비동리의 150년 된 후박나무
갠적으로, 섬삼행의 가장 큰 기대와 즐거움은
내륙에서 보기 쉽지 않은 저런 난대성 상록활엽수를 만나거나 그 숲을 걷는 황홀을 맛보는 것.
들레길 안내
불근도, 불끈도?
가학산과 아부산
길은 예쁜데... 땡볕.
짱은 내빼듯 간다.
대봉산 3거리.
그닥 깊은 맛 나지 않는 이 둘레길은 우리 취향 아닌 듯해, 북암리쪽 나머지는 포기하고 대봉산으로 오른다.
3거리에서 조망. 대소모도와 청산도
쾌청이라면 왼쪽으로 신지도 약산도 등도 선명하겠지만 오늘은 아니다.
대봉산 오르며 보는 가학산쪽
올해 첨 보네, 홀아비꽃대?
대봉산 정상부는 조망 시원히 트인다.
오른쪽 멀리 여서도
남섬, 가학 부흥 아부산릉
완도
돌아보는 대봉산
역시 오늘 자주 만나는 구슬붕이
제골재삼거리가 금성산쪽.
비자리 곧장 내려가는 능선인 청리끝약수터 방향 길이 예뻐 잠시 걸어본다.
좀 너르긴 하나 잘 정비된 상록숲길이다.
아이쿠야~!
길 한가운데를 막고 앉은 녀석, 앞서가던 짱은 녀석을 보지도 못하고 휘릭 넘어가 버렸다. 좀 황당하고 약이 올랐던지 내 앞에서 머릴 쳐들고 까딱거린다.
가만 보아하니 무얼 삼키고 소화시키는 중이다. 배 불룩하니 몸 무겁다. 스틱으로 땅을 두드려도 나몰라라다. 길을 막았으니 좀 미안하지만 스틱으로 걷어 숲으로 던져버린다.
금성산 향해 가다
공룡알같다
대봉산에서 금성산으로 이어지는 오솔길이 일품이다. 깨끗하고 호젓하고 그윽하다.
소사나무 낙엽 밟으며 울창숲길 걷는 느낌이란...
금성산 오르며 돌아본 대봉산
자연스럽고 앙증맞은 정상표지
금성산 내림길의 특급 조망바위
당겨본 구도 너머로 횡간도와 땅끝전망대가 겹쳐진다.
봄비린내 물씬한 오리나무들
앞으로 두 봉우리,
이목 갈림길 지나니 길 살짝 거칠어지는데 끝까지 이을 수 있을까?
바로 앞봉우리의 길은 오른쪽으로 우회한다. 직진하여 바로 올라보았더니 길은 없고 우거졌다.
마지막 봉우리 남기고 오른쪽으로 내려선다. 대봉 금성산릉 충분히 걸었으니 선착장 가는 포장길 거리도 단축하고
가능하다면 4시 배로 나가기 위함이다.
산길 벗어나 도로에 내려서다.
건너 보이는 가느다란 길이 선착장 가는 도로다. 다행히 나무데크로 인도가 만들어져 있다.
김공장 지나며.
소안도엔 김공장이 많다.
선착장 가며 건너보는 대봉 금성산릉
다시, 보길도 건너보며...
선착장 도착하니 4시 19분전.
표 끊어서 나오니 4시 배가 들어온다.
행장 추스려 배에 올라 50분여나마 눈을 붙인다.
새벽잠 설치고 나선 길, 짙은 안개 땜에 바짝 긴장하며 달려왔던 길, 여유롭게 달려 집으로 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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