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 : 거문도 동도선착장(09:45)~거문대교~녹산등대~거문도 뱃노래길~용냉이 왕복~불탄봉~보로봉~거문 등대~삼호교~고도(본섬) 숙소(17:50) gps로 19.8km
(뱃노래길은 음달산에서 불탄봉으로 이어지는 능선을 따르지 않는다. 능선길도 없는 듯하고, 군시설과 통신시설 있는 음달산 정상부는 일반인 출입통제다.)
(트레킹 코스 안내에 '수월산뒷편'이란 곳이 있는데 어딘지 모르겠다. 진행 기록도 보이지 않는다.)
몇년 전 제주 가는 하늘에서 내려다본 어떤 섬에 꽂혔더랬다. 묘하게 예쁜 섬이었다(위 사진).
선답기록 찾다가, 서도 산길 중에서 발길 비교적 뜸한 음달산 능선 자락따라 이어지는 울창 동백숲길과 용냉이 사진을 만났다. 거문도 뱃노래길이었다. 이후 나도 거문도를 노래하기 시작했다. 그 노래, 이제야 허실虛實을 얻은 듯하다.
음달산에서 불탄봉 전 백추 고개 안부까지 이어지는 자락길은 이 나라 섬들 중 최고의 동백숲길이라 해도 과언 아니겠다. 상록활엽숲 울창한 곳은 더러 보았지만 동백이 이처럼 많은 곳은 처음이다. 내내 조망없는 숲길만도 아니다. 문득 하늘과 바다쪽 시야 훤히 트이는 억새밭도 있고 용냉이라는 특이하고 멋진 해안절경도 있다.
경관 좋은 녹산 등대는 인위적인 시설 과해 정작 걷는 맛 별로고(젖으면 미끄러울 돌포장은 왜 했을까?), 해벽이 인상적인 불탄 보로봉과 거문등대 쪽은 오후 들어 몰려든 미세먼지 때문에 짙푸른 바다물빛 놓치고 수평마저 사라진다. 물빛 잃으면 감흥도 잃으니, 오갈데 없는 제철 동백숲만 거문등대 이르기까지 울울창창 아름다웠다.
배편 참고 :
거문도행 배는 여수와 고흥 녹동에서 탈 수 있다. 우린 여수배를 이용.
여수 배 : 연안여객선 터미널에서 일 2회(07:30, 13:30). 나로도 손죽도 초도를 거쳐가며
승객용 쾌속선(2시간 20분)이라 밖을 내다볼 수 없지만 넉넉히 젖혀지는 의자라 제법 편하다(2개층). 자세한 건 오션호프사 홈피 참고.
녹동 배 : 차량 싣는 배라 느리지만(3시간) 갑판에 나갈 수 있고 뜨끈하게 눕는 방이 있는 듯.
새벽잠 설치고 달려온 여수 연안여객선 터미널에서 조국호에 오른다.
마침 이순신대교 너머로 해가 떠오르고 있다.
본섬인 고도가 종착지인 배는 동서도를 하루씩 번갈아 들리는데 오늘은 동도다.(매표창구엔 홀수날 서도, 짝수날 동도라 적혔으나 그게 아니네..)
동도에 승객을 내려준 배는 본섬을 향해 간다.
죽촌과 유촌 사이 선착장에서 거문대교를 향해 걷는다. 우려와 달리 아침 날씨는 비교적 깨끗하다.
고양이들이 많이 보인다. 다들 통통하다. 생선 덕인가 소금 탓인가?
짝짓기 하고 싶어 안달이던 선착장의 수컷 깜동강생이
왼쪽 시설물 있는 봉우리가 서도 최고봉 음달산(233.5m).
동서도를 잇는 거문대교는 생긴 지 오래지 않다. 2015년 9월 준공.
거문대교에서 돌아보다.
가운데 높은 게 동도의 망향산으로 거문도 최고봉(241.3m)이고, 오른쪽 고도(본섬) 너머 서도 수월산이 봉긋.
서도.
가장 왼쪽 불탄봉에서 음달산까지.
거문대교 도중 조망대에서 보는 녹산등대.
데크길이 뚜렷이 드러나 보인다. 요즘 어딜 가나 저 걷기 편한 데크길의 남발이 자연스런 경관을 망치는데
지자체나 각급 공원관리 주체들이 좀 심각히 고려해 볼 문제 아닐까 싶다.
망향산과 고도, 수월봉, 보로 불탄봉까지
본섬 고도와 수월봉
멀리 보이는 섬은 역만도
서도로 건너와서 위령비 있는 조망대에서 돌아보다
지금 거문도는 유채꽃이랑 수선화, 그리고 동백이 한창.
년중 가장 좋을 때 아닌가 싶기도 하다.
비탈의 염소 할배
녹산등대 가는 길에 돌아본 동도 끝자락.
아쉽게도 동도는 종주할 수 있는 산자락이나 능선 등로가 없는 듯하다.
산소길이나 갯바위 가는 옛길들 있을지 모르나 미확인이고, 있다 해도 근래 덜 다녔으면 엄청 우거졌을 것이다.
또다시 거문도행 기회되면 종주해보고 싶은 동도다.
수평...
역만도 왼쪽 흐릿한 그림자는 소거문도인 듯.
녹산등대 다녀와 가게 될 서도.
바로 앞 마을은 장촌.
근데 저 밭떼기마다 시퍼렇게 덮어놓은 건 뭘까...궁금해지는데
뜻밖의 짐작을 짱이 꺼내놓는다. 당겨본다.
과연.. 짱 말대로 쑥이다. 유명한 '거문도 해풍쑥'이라나.
거문도 쑥이 유명해진 건 아주 오래진 않을 성 싶은데
예전엔 저 밭들, 이 계절엔 유채로 노랗게 덮였을 텐데 보기는 분명 덜 좋으나 수익성은 더 나을 듯.
불필요하게 으리으리한 전망대에서 굽어보다.
왼쪽 저게 무구나무섬?
녹산등대 가는 길은 억새밭이라 시야가 좋다.
나중에 가게 될, 동백숲 좋은 거문등대와 뚜렷이 대비되는 모습.
별 필요없어 보이는 데크길.
자연탐방로 시설물은 최소화한다, 는 윤리강령이라도 정해야 마땅할 듯.
비탈 곳곳엔...
돌아보다
걸음 느려지는 시간...
먼 섬들, 초도 원도 장도... 고흥반도에서 새겨보았던 곳들.
저게 그 유명한 그거네..ㅎㅎ
만듦새가 꽤 자연스럽고 정교한 듯?
건강미 넘치는 육감적인 몸매다
뒷태가 더 좋은 듯한데
손을 타서 엉덩이가 반질반질...ㅎㅎ
오른쪽 저 바위까지 함 나가봐야지..
예쁜 산소지킴이들
표정 지우고 돌로 돌아가는 중...
안전시설인지 난입방지용인지 모르나 걷는 맛 떨어지고 지겨운 데크길.
수평...
왼쪽부터 장도 원도 초도 그리고 흐릿한 손죽도 소거문도, 오똑한 역만도.
녹산등대에서.
서도 무구나무섬 방향으로 불거진 봉우리 둘이 눈길 끈다. 이번엔 그쪽으로 가볼 기회가 없다.
돌아본 녹산등대길, 좌우로 난 두 길이 뚜렷하다.
너머론 망향산이 단연 우뚝하고.
돌아가는 길,
인어 옆에 누군가...
돌아보다.
저 바위쪽으로도 가보려 했는데 깜빡 잊어버렸다.
시멘트 포장길
돌아보다
자갈 해변 지나며
돌아보다
고도쪽
수월봉과 보로봉, 가운데 선바위
뱃노래길 들머리 가며 다시 돌아보다
밭길에도 동백이..
저 이해포 해변과 무구나무섬 방향으로도 다녀오고 싶지만 오늘 갈길이 머니...
뱃노래길 들머리
들머리 들어서 등산채비 하는데 남자 둘이 손에 큰 비닐봉지를 들고 내려온다.
나물 뜯는 주민인가 싶어 인사 건네는데...
뱃노래길 가시게요? 한다. 그렇다 했더니
이 길은 비탐방로인데 어디서 오셨냐며, 숲이 깊어 전화도 터지지 않고 안내판도 없고 어쩌구 저쩌구~~
잔소리인지 걱정인지 모를 소릴 한참 늘어놓는다. 건성 아~예~ 답하면서
옷차림을 다시 살펴보니, 이 냥반 국공이네.
제 버릇 개 못준다고 투철한 직업의식에서 우러난 알뜰한 잔소리 등지고 총총 뱃노래길 접어든다.
기대했던 대로 멋진 동백숲길이다~~야호!
길도 좋고 안내판까지 있는데 무슨 비지정 등로란 건가?
게다가 입구에 비지정 등로 알리는 표시 하나 없더만.
무구나무섬쪽 돌아보다
의외로 너른 자락길이다. 좀 더 오솔했으면...
동백꽃들이 어찌나 싱싱한지 냉큼 한입 삼키고 싶을 정도.
잠시 대숲도 보이고...
용연(용냉이) 삼거리에서 용냉이쪽으로 간다. 내리막길 200m 남짓, 왕복 500m쯤.
용냉이는 바닷가에 민물이 고인 바위 웅덩이.
삼거리 표지에 용연 혹은 용물통이라 적혔던데, 용냉이는 용연의 와전일까?
느낌 참 좋은 곳. 배낭 벗어두고 한바퀴 돌아본다.
음달산 정상부.
저 골짜기에서 흘러내린 물이 고인 곳이 용냉이다.
콘크리트 막비벼서 처발라놓은 듯.. 까칠한 질감이 재밌다.
콘크리트와 달리 까칠한 돌기들이 덧붙여진 게 아니라 침식된 것일 터
저기가 끝인가? 가 본다.
누가 있네?
거문도 사방 해안이 그렇겠지만 용냉이는 갯바위 낚시터이기도 하다
소금 먹고 빨간 건가?
한바퀴 돌아오며..
용냉이에서 점심 요기까지 하고...
옆 바위에 올라 물웅덩이 다시 함 굽어본다
삼거리 되돌아가 자락길 잇는다
길은 여전히 꽃길
문득 시야 트이나 싶더니...
훤한 억새밭
서쪽 수평
올려다본 음달산.
음달산에서 내려선 안부쪽으로 길 있으나 고개 너머 포장길론 철조망이 가로막히고 남쪽 능선으로는 길이 보이질 않는다.
우리야 머 산봉우리나 능선이 궁금치도 않다. 최고의 동백숲 뱃노래길 있으니...
내내 동백에 취해 걸을 따름..
누군지를 알리는 글씨보다 소박한 무늬들에 더 눈길이 간다
잠시 쉬어 갑시다~
길가 산소엔 수선화 만발
또 시야 트이는 곳, 심포 안부.
심포 쪽은 드나드는 이 드문지 꽤 우거졌다.
191.7봉 에두르기 위해 잠시 치오른다
고갯길 양쪽으로 나 있는 백추 안부에서.
잠시 후 뱃노래길은 능선 왼쪽으로 감돌며 덕촌에서 오는 길과 만난다.
덕촌 방향 너른 길에서
당겨본 녹산등대
돌아본 음달산릉
덕촌과 불탄봉 나뉘는 삼거리에서 불탄봉으로
불탄봉 오르며
불탄봉에서 보는 보로봉과 수월산
오전보다 한결 짙어진 미세먼지로 시야가 나빠졌다.
고도, 영국군 점령했던 그 포트 해밀턴.
고도와 동도
거문대교에서 동도까지.
봉우리 네개쯤 이어지는 동도 역시 숲이 좋아 길만 된다면 꽤 재밌게 종주할 만할 텐데... 아쉽다.
불탄봉, 선 자리 바로 아래가 군사시설. 몇 걸음이지만 굳이 내려가보진 않는다.
당겨본 거문등대
밖노루섬?
뒤돌아본 불탄봉
등대니 해벽이니 해도 거문도는 역시 동백숲길이 가장 인상적.
사라진 수평
불탄봉과 음달산릉 돌아보다
해벽이 아름다운 조망 능선.
그러나 시야 흐려 별 감흥이 없다.
기와집몰랑(기와집 산마루) 이란 이름답게...
신선바위와 등대 굽어보는 조망데크.
돌아보다. 저 날렵하게 뒤집어지는 바위벽이 기와집 처마쯤에 해당하려나?
부실한 조망에 심드렁해져 저 신선바위는 가지 않기로 한다
유림해변과 거문도 유일의 호텔. 통일교 교주 문선명의 과감한 투자로 지어졌다고..
꺼벙이 바우?
다시 동백숲길
불탄~보로봉~거문등대 구간, 이 동백숲 아니었다면 좀 지겨울 뻔...
보로봉 오름길,
누가 비질까지 했네~~헐.
낯익은 관점을 깬다거나 기이함을 추구하는 게 아니라면 저런 낯간지런 연출로 찍은 사진은 어딘가 부자연스러울 텐데....
보로봉 역시 부자연스럽긴 마찬가지다. 주민들 운동삼아 들랑거릴 만한 위치도 아닌데 뜬금없는 운동기구들 즐비하다.
산길엔 낙엽이 있는 게 자연스럽다
보로봉 내려서면 시멘포장길.
등대까지 이럴까 싶어 걱정 앞서는데 다행 그 정도는 아니다.
거문등대 가는 돌포장길.
이 예쁜 동백숲길을 꼭 포장해야만 했을까?
백도 사라진 관백정에서 건너보는 배치바위
물빛 흐리고 수평 보이질 않으니 퍽 단조로운 바다 풍경이다.
수월산
돌아가는 길
유림해변에서
삼호교 건너며
수월봉과 안팎노루섬
고도에서 대충 숙소 정해 짐 내려놓고 저녁식사하러 나간다.
요즘 쏟아지는 학꽁치회와 갈치조림.
학꽁치회는 무맛에 가까울 정도로 담백하고 갈치는 비린내가 전혀 없다.
물가는 청산도 수준으로 좀 비싼 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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