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 : 도청리(08:00) - 도청마을쉼터 - 대선산(08:53) - 고성산(09:30) - 큰재(09:44) - 보적산(10:35) - 범바위 - 칼바위 - 명품1길 - 권덕리 - 낭길(슬로길 4코스) - 읍리앞개 - 당리재(14:33) - 영화 촬영지(유채꽃길) - 도청리 청산도항(15:10)
* 청산도 배는 의자보다 난방되는 방이 많다. 서둘러 배를 타면 좋은 자리에 누워 뜨끈하게 지지며 한숨 잘 수 있다.
* 신흥리등 다른 마을로 이동하려면 배애서 내려 10시 방향에 보이는 마을버스에 오르면 된다. 4월에는 승객이 많아 서둘러야 한다.
요금은 1100원부터 거리에 따라 다르며 승객이 다 타면 곧장 출발한다.
꽃구경 미련없이 청산도를 한바퀴 돈다면
신흥리 보리마당~오산~대봉산~대성산~대선산~고성산~큰재~보적산~범바위~말탄바위~명품1길~장기미 해안~명품2길~상서리재~매봉산 왕복~ 상서리(혹은 명품2길 ~ 목섬) 코스가 좋겠다.
신흥리까지 버스 이동이 불편하면 도청리 기점으로 오르내리되 포장길을 좀 더 걸으면 되고.
20km가 넘을 거리지만 산길이 워낙 좋으니, 준족의 경우 아침배로 들어가 한바퀴 돌고 저녁배로 나올 만도 하다.
도청리 민박집에서 뜨끈하게 일박하고, 시원하지만 좀 멀건 된장찌개로 해장하고
다시 길을 나선다. 오늘은 산행이라기보담 일반적인 청산도 관광코스에 가깝다.
어제 오전에 이어 오늘 아침도 도청마을쉼터에서 여정을 준비한다.
다시 보아도 늠름한 당산의 뒷태
마을쉼터 바로 윗쪽 청산중학교 갈림길 지나 선음약수터 쪽으로 150m정도 가면 대선산 들머리다.
포장길 많이 걷지 않고 곧장 숲으로 드니 좋다.
재밌는 돌담 사잇길이다.
아마 예전엔 길 좌우로 산자락 밭들이었지 싶은데 지금은 대부분 묵었다.
돌담 옆으론 편백이 짙은 그늘을 드리워 준다.
길은 상록활엽수림 사이로 예쁘게 이어진다.
청산도 종주는 신흥리 시종점이 효율적이지만, 도청리 들머리가 아니라면 이 예쁜 길을 어찌 볼 수 있을까?
자태 고운 제비아씨
청산도에서 첨 본 팥꽃나무.
섬 어디나 흔하다.
가파른 고비 지나니 시야 트이는 곳 있다.
봉긋한 봉우리 좌우로 당락리와 도청리. 바다쪽 시야는 어제보다 더 흐린 듯.
보적산인데 꽤 무던해 보인다. 범바위는 대가리만 살짝...
대선산은 정상부 조망이 없고 직전의 여기가 그나마 가장 조망이 낫다.
읍리 뒷쪽으로 밭 가운데 산소들이 많이 보인다.
매봉산과 보적산
오호, 역시나 멋진 산길 이어진다.
남도 섬산 아니면 만나기 힘든 길.
막 개화를 시작한 철쭉, 싱싱하니 더 고운 맛이다.
좌매봉 우보적
왼쪽 대봉산릉과 오른쪽 매봉산릉
각시붓꽃도 한창
고성산 오름길. 곧고 넓어 재미는 덜하다.
게다가 국공스럽게 웬 돌계단?
글구 보니 여기도 국립공원 나와바리?
고성산 오르며 돌아보는 대선산
고성산.
이름 그대로 옛산성축 널부러져 있는데, 이 앙증맞도록 조그만 규모의 산성이 대체 무슨 쓸모였을까 궁금해진다.
그늘없는 정상부는 철쭉밭
고성산정에서 보는 당리와 화랑포 방향
고성산 내려서는 길에
화랑포쪽 저 줄기, 이번엔 답사치 못했는데 저쪽에서 보는 보적산릉 모습이 궁금하다.
목섬과 더불어, 포장길 아닌 산자락길이나 능선길 있다면 함 걸어보고 싶은 곳 중 하나.
당리
읍리큰재 지나, 보적산 전 227.7봉 가는 부드러운 능선길
좀 너른 길이라 운치 떨어지긴 해도 지금은 룰루랄라 꽃길
웬??
눈쌈하자는 겨?
한참을 바라보고 있다. 아님 내가 냥이 애비란 걸 알아보는 겨?
여기도 반디지치는 지천이고..
보적산 오른다. 가파른 땡볕길,
오늘은 어제 코스보다 잼없다. 그러나 저 바위까지만 오르면 조망능선.
멀리 신흥리 바다쪽
뒤돌아본 고성산에서 대선 대성 대봉산까지.
건너 매봉산
저 아래는 또 멀까?
예전엔 축사로 쓰이던 건물 같은데 업종변경한 듯...
낯익은 밭. 지난번 매봉산 내려와서...
청계리.
사진 오른쪽 가운데 구석에 매봉산 들머리 보인다.
바로 앞 구장리.
마을과 마을 잇는 슬로길, 여기저기서 둘러보고 돌아보는 경관이 싫진 않을 듯하지만 포장길 걸어야 하는 고역이 영 마땅치 않으니
청산도 다시 온다 한들 저 마을들 구석구석 기웃거릴 일은 없을 성 싶다. 그저 이렇게 멀리서만 굽어볼 따름....
구장리.
범바위쪽.
들머리는 오갈래길이다. 매봉산에선 외길인 줄도 모르고 겁없이 들어섰다가 개고생을 했는데
같은 동네 산이면서 왜이리 처지가 다르노?
재미없는 돌포장길이다.
어제오늘 걸었던 산길 중 가장 맘에 안 든다.
범바위부근에서 보는 상도.
저게 범바위보다 더 짐승같다. 웅크린 한마리 사자.
비하면 범바위 그림은 무슨 쭉쭉이하는 고양이 같더마는.
사실 유명 관광지에서 느끼는 재미 중 하나는 그러한 이름과 실제의 격차에서 오는 실소의 즐거움이 아닐까?
이름과 실제는 늘 어긋나는 법이라, 대개 헛되이 나부끼는 이름 아래서 말못하는 실제는 이현령 비현령으로 미끄러지며 끌려다니게 마련이니.
어디 한 모퉁이에 박혔다는 범의 형상보다
거대하면서도 형언키 어려운 기이함 풍기며 웅크린 저 바윗덩이 자체의 완강한 물성이 더 인상적이다.
그런 기억의 맥락이었을까? 문득 남해 금산 부소암이 떠오른다.
울타리나 남의 눈만 없다면 한 번 올라보고 싶은 충동을 불러일으키는 곳,
아니 어쩌면 저 울타리나 남의 눈이 오히려 그런 충동을 불러내는지도 모를 일.
이제 명품1길 잇기 위해 매봉산 바라보며 장기미쪽 호젓 등로 접어든다.
돌아보는 범바위
벼랑에 달린 명품2길이 보인다.
대양에 머리 처박고 육중하게 웅크린 눈먼 돌짐승...
장기미 해변도 드러나고...
어젠 늦은 시각에 저쪽에서 이쪽을 보고 있었지.
벼랑길따라...
천천히 사자는 등을 돌리고 있다
참 이쁜 길인데 줄곧 땡볕이다.
게다가 쓸데없이 깔아놓은 저 돌길이 맘에 안 든다.
간혹 발부리에 채이며 태연한 보행에 불편을 주기도 한다.
저건 무슨 구조물일까?
머하는 돌무더기들이시냐고요?
아까 명품길 내려서는 조망바위에서 같이 막걸리 마시며 잠시 얘기 나누었던 분들.
뒤따라 왔는데 어느 새 앞서간다.
범바위
말탄바위에서 보는 범바위 좌우로 보적산 매봉산.
고혹적인 윤곽선이다.
육중한 바위를 덮고 있는 푸르름은 광물성에게서 생명을 향한 움직임이라는 착시를 덧붙인다.
낯설고 적대적인 (혹은 극도로 무심한) 거대 유기체의 이미지를 불러낸다. 어쩔수 없이 우린,
저건 무엇 같은가, 아니 무엇과 같지 않은가? 라는 부질없는 의문에 사로잡힌다.
권덕리쪽
보적산과 범바위
말탄바위쪽 돌아보다
가장 먼쪽 바위, 권덕리로 곧장 가지 않고 다녀온다.
위 사진 바위에서 돌아본 범바위와 말탄바위
갯바위에 낚시하는 이가 있다. 당겨본다.
땡볕이 뜨거울 텐데... 바람이 좋아 괜찮은강?
갯바위낚시 경험이 없으니 내사 모를 일.
건너편 거대한 바위벽이 고래여인 듯.
권덕리 내려서는 갈림길로 돌아오며
권덕리 내려서며
권덕리 바닷가에서
낭길 접어든다. 살짝 그늘이 된다.
돌아보다
낭길에서
읍내앞개 바닷가에서
몽돌밭이다.
당리재 가는 길 접어들다
돌아본 읍리앞개 해변
바위에 새카맣게 붙어있는 게 뭘까? 조개류?
오늘 저쪽엔 못 가볼 듯.
당리재 오르며
돌아보다
당리재에서 돌아보다
당리재에서 보는 당리와
그 너머 대선에서 고성 보적으로 이어지는 줄기
꽃놀이길 걸으며
초분 모형
여기저기 영화 촬영지라는데
아는 영화라곤 서편제 뿐. 저기가 거기.
저 길로 내려서 독살 있는 바다를 보며 걸어서 도청리로 가는 게 슬로길 1코스.
돌아보는 청산
일찌감치 항구에 도착하여 시간 넉넉하다고 어정거리다가 출항 30분 앞두고 승선하니
(누울) 자리가 없다. 이런 낭패가...!
4월 꽃시절 청산도 배는 미리 줄서서 기다리다 냉큼 타야하는갑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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