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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과 여행/경상권

청도 공암풍벽 170323

by 숲길로 2017. 3. 25.



코스 : 20번 국도변 283.5 지점(10:40) - 산불초소(가리봉) - 공암풍벽 능선 - 탐방시설 끝지점(12:05) - 운문호수면 왕복 - 공암리 방향 탐방로 - 이정표 - 산자락 횡단 - 출발지점(13:10)    

2017-03-23 공암풍벽[1].gpx



  (붉은 실선의 둘레길은 답사산행로라 표기되어 있지만 실제론 대부분 도로다)


공암풍벽, 산행코스라기엔 뭣하지만 벼랑에서 운문호 굽어보는 경관이 좋아 한번쯤 둘러볼 만한 곳이다. 막 진달래 피어나고 있는데 열흘 보름쯤 후면 꽃빛과 어우러진 연두 봄빛 기막히겠다. 오늘은 박무 가득한 대기, 물빛 하늘빛 모두 신통치 않아 살짝 못마땅하던 차 요란스레 설치된 탐방로 시설물 타박에 열 올리며 간다.  


산불초소 할배의 자상한 염려 등지고 내려서 만나는 풍벽 능선, 짧지만 썩 강렬한 인상이다. 멀리 흰 물새들과 고라니 어슬렁거리는 호숫가 정경이 고요하고 평화롭다. 암릉 구간 지나 공암리에서 이어지는 길 만나니 최근에 설치된 듯한 시설물 으리으리하다. 문득 자연미 반감이라 은근히 부풀어오르던 흥취마저 사라진다.

정신사나운 시설물 끝지점 지나 호숫가로 내려서 본다. 아직 산빛 돌아오지 않았으니, 떠내려온 쓰레기들 나딩구는 을씨년스런 물가. 그림같은 먼 풍경의 턱밑에 다가선 박진의 실제란 대개 저와 다르지 않을 듯.     

능선 되짚어가지 않고 삐까번쩍한 탐방로 따라 공암리 쪽으로 간다. 혹시나 했는데 역시나 출발지점으로 이어지는 산길은 없다. 동행은 마을길따라 보내고 혼자 산자락 비스듬히 가로질러 치오른다. 다행히 숲이 깨끗하여 별 힘들이지 않고 출발지점으로 돌아가 차량회수.  



산불초소에서 보는 서남쪽.

운문호에 자락 적시는 개산 호산 까치와 통내 학일 등등 원근 산릉들의 윤곽이 멋스럽다.

파랗게 받쳐주는 쾌청 하늘빛이 아쉬울 따름...


   


북동쪽, 강기슭에 앉은 지촌리 뒤로 장육산릉 


산길 벗어나 잠시 다녀온 바위에서 굽어본 모습



길옆 벼랑쪽 조망바위에서 보는 풍벽


물새들 당겨보다


북동쪽


좀 당겨본 지촌리쪽


수위 낮을 땐 저 기슭따라 걸을 수 있던데 오늘은 안 되겠다.


길 곳곳 진달래는 터지려 하고..



청도팔경의 하나라는 저 공암풍벽 유래 찾아보니 이런 기록이 보인다.


공암(孔巖)은 글자 그대로 구멍바위가 있는 마을이다. 구룡산에서 흘러온 한줄기의 산등이 공암에서 멈추고 경주 산내에서 내려오는 물줄기라 공암바위에서 감돌아 나가는 곳을 선현들은 용암이라고 했다. 공암(孔巖)은 산 끝부분이 형성되면서 가운데 큰 구멍이 하나 있는데 그 아래로 끝 간 곳을 모른다고 했고 옛 지리지에는 빠지지 않고 등장하는 굴이며 청도팔경의 하나이다.

 

옛날에는 서지에서 경주로 갈 때는 바위산 중허리를 넘어 다녔고 바위사이로 난 길이라 해서 암도(巖道)라 했다. 구멍바위라는 뜻이 담긴 이곳은 여름엔 바위아래 흐르는 물에 푸른 산이 비쳐서 공암창벽(孔巖蒼壁)이라 부르고, 가을엔 잡목에 단풍(丹楓)이 아름답게 물들어 공암풍벽(孔巖楓壁) 이라고 불리 운다. 공암이 있는 곳은 산이 불쑥 내민 곳에 북쪽으로는 깎아지른 암벽이 있고 높은 곳에 올라 보면 열 서너 살 된 아이하나가 들어갈 정도의 구멍이 있다. 옛 문헌에 보면 옛날부터 이 지역을 지나던 사람들이 하도 신기해서 돌을 던져 보면 낭낭(朗朗)한 소리가 한참이나 들린다고 기록된 것을 볼 수가 있는데. 운문댐 축조 전에는 마을이 공암 남쪽에 있었다. 공암면 사무소가 있었고, 마을 뒷켠에는 18세기에 사기그릇을 만들었던 가마도 물이 빠지면 도자기 파편과 함께 드러나 보인다.

 

깎아지른 바위에 5개의 시문이 각자(刻字)되어 있으나 완전한 판독은 불가능하다. 또한 이주변에는 풍호대(風呼臺)와 곡천대(曲川臺)라는 정자가 있지만, 지금은 수몰로 인해 모두 없어졌다. 현재 공암리는 수몰로 인해 위쪽으로 옮겨 자리잡고 있으며, 이곳은 재사(齋舍)3곳이 있다. 마을 앞쪽에는 파평윤씨들의 정자가 있었지만 오랫동안 돌보지 않아 허물어지금은 옛터만 볼 수 있고 바위와 돌에 글씨가 새겨져 있는 것을 보면 옛날의 화려했던 모습을 짐작케 한다.

용방이라고 하는 것은 산의 끝머리에 용처럼 생긴 바위가 있어 용바우가 음이 변하여 용방이란 말이 있다. 계천 건너에 10여 가구가 살았는데 이곳을 작은 용방이라고 불렀다.

(출처 : '화악산방' 까페) 







왼쪽 풍벽 아래로 거창한 시설물 보인다 


요즘 전국 관광지를 뒤덮는 중이라 해도 과언 아닌, 볼썽사나운 방부목 데크길이다.

 






남쪽 서지산 기슭에 물 마시러 내려온 고라니 한쌍.

운문호 물은 인기가 좋다. 대구시민 일부도 저 물을 먹는데 낙동강 물과는 비할 수 없이 깨끗하고 시원하다.


짧은 암릉구간.

좌우 벼랑이라 강풍이 불때는 좀 후덜덜할 듯... 









암릉 지나 조금 가면 공암리에서 오는 길과 만나는데

이후부터는 시설물 뻑적지근하다. 잼없을 뿐 아니라 경관 해치며 볼썽사납다.

꼴사나운 시설물이지만 발그스레 물드는 산빛은 아랑곳 없고...




다시금 물새들




넌 이름이 머냐?


 



흉물스런 시설물.

굳이 양쪽으로 설치할 필요없어 보일 뿐 아니라, 기둥을 잡아보니 그리 튼튼하지도 않은 듯.

아닌 게 아니라 벌써 자빠진 기둥도 있었다. 그래서 어쩌면 없느니만 못한...

 












전망데크에서 똑딱이다.

옹강산 북릉 줄기로 이어지는 오른쪽 산자락에 비석같은게 보인다.  


과연 비석. 산소인갑다.

저 규모 석물이면 아직 관리되는 산소일 성 싶은데 배 타고 접근해야 될 듯?


바알간 산빛이 고와 자주 기웃거리는데...

사진으론 영~~~


원래 분위기 좋은 오솔길이었겠는데

얼마나 많은 인파가 쇄도하리라 기대하는지 나무를 과하게 베어냈다. 넓어진 길이 운치가 없다.

  

시설물 끝지점(위 국제신문 지도상의 216봉 지점).

이린이놀이터마냥 지나치게 자상한 안내표지 역시 거슬린다. 도중에 본 위험표지 일부는 시야를 가로막아 사진이라도 한 장 찍을라치면 더 위험할 듯했다.

자연미를 무시한, 아니 자연미와의 최소한의 어우러짐조차 고려하지 않은 개념없는 3류행정의 표본 아닐려나? 


대체??




능선끝에서 만난 호숫가

 

썰렁하다.

분위기 그럴 듯하면 기슭따라 남쪽으로 좀 걸어보려 했는데 포기하고 되돌아선다.


공암리쪽 바위사잇길로 접어든다




무시무시한 시설물.

미틴...넘들, 뻘짓도 아주 제대로 했네~




풍호대(風乎臺?)로 가늠되는데 확신은 없다.

왼쪽 아래에도 비교적 선명하게 싯구인지 먼지 적혀 있지만 찍을 당시엔 보지 못해 그만 잘렸다.

눈밝은 이는 해독가능할려나?

혹 기록 있는지 함 찾아바야겠다. 


그런데 공암孔岩이란 이름의 유래가 된 구녕은 대체 어디였을까?

쓸모없는 안내판은 많던데, 정작 공암의 정확한 위치와 유래를 알려주는 안내판은 못 보았다.  


마닐라삼으로 엮은 저 거적.

표토 유실 막는 친환경적인 소재로, 젖어도 미끄럽지 않고 참 좋긴 하던데

겨울에 물기먹어 얼어붙으면 완전 미끄럼틀.

 

징글징글한 데크길에서 돌아보는 풍벽.

냄새조차 덜 가신 걸로 보아 최근에 설치된 게 분명하다.





버섯막 한둘 지나 이정표 있는 삼거리에서 혹시 산(소)길이라도 되려나 싶어 왼쪽(서쪽)으로 가보니

포장길은 금방 끝난다. 짱에겐 마을길로 가라 이르고 혼자 능선으로 치오른다. 숲이 비교적 깨끗하다.

능선으로 가파르게 치올라 먼 길 걷느니, 방향 잡아 산자락따라 비스듬히 치오르며 간다.

도중에 짐승길인지 옛길인지도 따르며... 막바지엔 들머리 즈음에서 보았던 산소길따라 출발지점 도착.   


2017-03-23 공암풍벽[1].gpx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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