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 : 청도 매전면 구촌리 1409 (08:35) - 594봉 남릉 - 바위지대(09:57) - 오른쪽 암벽상단 왕복 - 오례산성 접속(10:55) - 대충 산성따라 - 반석봉 아래 조망바우(12:05) - 봉수대(12:10) - 청도김씨묘 - 계곡 건넘 - 518봉 아래 갈림길(13:15) - 계곡쪽 3거리(서문터 13:38) - 너럭바우 갈림 - 오례산(14:13) - 부처골 갈림 - 595봉(14:42) - 남릉 접속지점(15:05) - 올랐던 능선따라 하산 - 출발지점(16:28)
2017-03-19 청도 오례산[1].gpx (진행경로가 꼭 길은 아님, 알바와 해찰 포함)
천연성벽 이루는 수직바위들이 정상부 동남사면과 서사면 일부를 둘러치고 있어 멀리서 보아도 단연 눈길 끄는 산.
그리 높진 않으나 꽤 우뚝해 보이는 정수리엔 널찍한 고원분지 자리잡아 인위의 성축 없다 해도 산성이란 별명 무색치 않겠으니, 오례산성 이름 넉자를 지탱하는 건 무너져내린 성축이 아니라 누천만년 꼿꼿한 바위벽들인 듯하다.
폐허를 품으며 나날이 우거지는 나무와 덤불은 가차없는 자연의 시간, 그 완강한 무심의 표정이라 하겠으나, 곳곳에 자리잡은 뜽금없이 정연한 돌덩이들은 한때 이 산을 지배했던 어떤 질서의 기억 혹은 흔적, 무심의 자연 그 장대한 몸뚱아리에 상처처럼 박힌 지울 수도 돌이킬 수도 없는 정신의 뼈라 해도 좋을 터.
요즘 세상엔 실소마저 자아낼 터무니없이 엄숙한 오례五禮란 저 이름. 그것은 캄캄한 물성物性으로 충만한 바위벽의 빛나는 실제를 불멸하는 이름의 상징으로 갈취해버린 인간정신의 절묘한 승리 혹은 자기도취적 간계라 할 만한데
오례의 주문에 사로잡힌 바위의 벽들, 내 바라보는 눈길에 저마다의 자태 여미며 햇살 아래 더욱 빛나고 꼿꼿해지니, 오례를 지키는 수많은 직립의 묵상들, 한 줄기 푸른 솔과 더불어 물物의 순명順命과 명名의 불멸을 헛되이 노래하고 있는 건 아닐런지.
묵은 숙제 하나 해결했다고 할까?
8년전 이맘때 대남바위산 거쳐 오례산 내려서며, 독특한 산세에 매료되어 훗날 알뜰히 함 둘러봐야지 했던 게 오늘이다. 10km도 안되는 거리를 8시간 가까이 걸렸으니 어지간하지만, 여전히 미진함 있다. 흔적만 남은 사방 성축의 남쪽을 주로 기웃거렸으나, 산성 내부는 들여다볼 엄두도 못냈고 반석봉 줄기도 걷질 못했다. 길 거칠고 덤불 우거진 구간은 탈출하듯 진행에만 급급하여, 돌아보니 놓친 포인트 있었다. 전지가위 앞세운 부실한 무릎도 더딘 진행에 한몫했다. 그래서 경로가 중첩되더라도 성하골 동쪽 능선으로 올라 서쪽 능선으로 내려오려던 당초 계획을 바꾸어 오른 능선으로 다시 내려왔다. 나뭇가지와 가시와 덤불에 어지간히 시달리고 나니 오례산 다시 오르고 싶을까 싶긴 한데,
저 미진함이 외려 매력으로 여운을 남기는 산, 이번엔 혼자였으니 훗날 동행 안내 핑계삼아 다른 코스 더듬어볼 기회 있을지 모르겠다.
# 참고:
594봉 남릉은 Daum에서 선답 기록 찾지 못해 산길 될지 좀 걱정이었으나 성묘길 들머리부터 능선 끝까지 일부를 제외하곤 비교적 길 분명하고 뜻모를 표시도 더러 보인다. 400고도쯤부터 급격히 가팔라지는데 낙엽이 많아 꽤 미끄럽고 더러 코박듯 오른다. 정상부 아래 바위벽 구간은 큰 위험 없으나 직등시 약간의 주의 필요하다(낙석과 미끄러짐 등).
산성길은 선답기록들마다 덤불 때문에 힘들다기에 전지가위 준비했는데 걸음 더딘 대신 퍽 요긴했다. 산성 북서쪽은 길 좋으나 남쪽과 동쪽 부처골 갈림 이남 구간은 거칠고 산만하다. 그러나 오례산의 진면목이라 할 바위벽 경관은 그 구간이 훨 낫기에 불편 무릅쓸 만하다(그러나 우거진 계절엔 고행일듯). 부드럽게 이어지는 산책로라 할 북쪽 구간은 그윽한 솔숲길이 일품인데, 북쪽 능선에서 보는 오례는 넉넉한 육산이고 남쪽에서 보면 곳곳에 까칠한 바위 드러낸 황량함이다.
남쪽의 봉수대 서쪽 구간은 위 지도의 산성 표기가 맞지 않다. 청도김씨묘 쪽으로 길 뚜렷하나 실제로는 산성을 따르지 않는다. 봉수대에서 무심코 직진했다가 '알바'라 여겨 되돌아와 청도김씨묘쪽으로 가서 계곡 건너 올랐는데, 조망처에서 돌아보니 성축은 '알바'코스쪽으로 뻗어 있는 게 보인다.
산성 답사가 아닌 산행이 목적이라면 굳이 산성길 찾으려 말고 경관이나 조망처 고려하여 움직이는 게 나을 듯하다. 북서쪽은 조망처 드물지만 남쪽은 조망처 즐비하여 갈짓자 걸음하는 재미 쏠쏠하다.
남능선이라 아랫자락 양지엔 진달래 터지고 있다.
임도 만나기 전까진 솔숲 산소길이 기분좋게 이어진다.
올라야 할 봉우리 왼쪽 바위벽들도 보인다.
임도 지난 이후 구간, 큰 나무 없이 시야 트이는 곳에서 보는 500봉과 482봉
482봉 518봉 그리고 오른쪽 반석봉
동창천 물길 너머 낙화산 중산릉 돌아보이는 조망처 나타나지만, 나른한 봄날 박무에 시야 썩 흐리다.
잼없다.
귀신처럼 덤불 뒤집어쓴 바우들이 눈길을 끈다.
건너편은 나중에 하산하려 했던 능선인지라 유심히 살핀다.
성하골.
저 어디쯤 있을 승학사, 예전에 누구 따라 함 가본 적 있다.
귀얇은 그가 거기 보살이 하도 용하다 우겨서리...ㅎㅎㅎ
생강나무꽃도 여기저기 만발
잘 생긴 조망바위, 옆에는 진달래도 만발
잘생긴 저게 소천봉이던가? 오른쪽은 낙화산 중산.
이쪽 산들은 와 본지도 오래고, 먼 데 기웃거린 근래는 별 관심도 없었던 터라 긴가민가 가물가물...
이제 한동안 혼자 다녀야 할지 모르니 가까운 이쪽으로 다시금 관심을 가져야 할지도.
오례산 특유의 수직 바위벽도 보인다.
저건 저 자체로 산성이다.
오늘 코스가 짧으니 이따 저기도 함 기웃거려봐야쥐~~
당겨본 모습
올해 첫 대면
뚜렷한 길은 왼쪽으로 가고 나무에도 페인트 표시가 있다. 우회길인지 바위벽 아래 기도처라도 가는지 알수 없으니 능선으로 그냥 오른다.
슬슬 바위가 나타난다. 저 정도는 그냥 넘어도 되겠다.
헉!
이건 좀 ...
누가 일부러..
오른쪽으로 우회하는 표시도 있지만 역시 어딜 안내하는지 모르니
바위 틈새로 오른다.
사진으로 보기보단 가파른데 낙엽땜에 무척 미끄럽다.
각잡고 선 바위 우회하며...
올라서서 돌아본다.
생강나무 있는 저기로도 오를 수 있겠다.
바위에서 보는 정면 조망이 짱이다
왼쪽이 반석봉.
반석봉이란 이름은 다른 산행기록에서 보았는데 유래는 모르겠다.
오례산 줄기 너머 철마 화악산릉도 든다.
윤곽 흐려서 별 재미는 없다.
원호 그리는 종지봉 용암 소천봉 건너보다.
능선 벗어나
오름길에서 보이던 동쪽 수직바위벽 상단으로 가 본다.
조망 짱이다.
각이 살짝 바뀌니 올라온 능선이 보인다.
근데 이 부근 바위벽은 좀 전에 올라온 바위들과 달리 각이 잡히지 않고 둥글둥글하다. 암질도 다르다.
좀 더 나가본다.
진행해온 능선과 좀 전에 통과한 지점 각잡힌 바위의 수직 띠벽이 보인다.
각잡힌 수직벽.
거대한 부조벽이나 왕묘의 둘레석 같다고 느꼈던...
멋진 조망처에서 물 한 잔 마시며 잠시 머문다
다시금 용암 소천 능선과 낙화산릉 건너보고..
동창천변엔 예전에 비해 비닐하우스가 많아진 듯하다.
수직벽 위에서 쉬면서 갈등한다.
바위벽 상단을 따라 동쪽으로 더 진행하다가 594봉으로 치올라 정상쪽으로 갈 것인가, 아니면
능선으로 되돌아가 산성에 오른 후 서쪽으로 갈 것인가...?
정상쪽은 예전에 보았으니 서쪽 산성길이 더 궁금하다. 일단 서쪽으로 가 보고 신통찮으면 되돌아와 정상쪽으로 가기로 한다.
무너진 산성 옆으로 이어지는 흐린 길따라 서쪽으로 간다.
멋진 조망바위들이 많다.
예전에 불 난 곳이라 풍화 덜 된 나무의 유해들도 보인다.
이때까지만 해도 저 능선따라 하산할 거라 굳게 믿고 있었다.
여긴 비교적 성축 형태가 잘 유지되고 있다.
물론 저 위를 걷기는 쉽지 않으니,
대개 저 안쪽따라 덤불 우거지는 흐린 길이 나 있다.
반석봉 자락 너머 거대한 왕묘같은 봉우리들
조망바우마다 기웃기웃..
500봉과 482봉 너머 철마 화악, 옥교?
바로 앞 반석봉 남릉 자락에 무슨 시설인지 각잡힌 바위인지 보인다.
성축 사이사이 난 관목들은 싸리나 가시나무다.
여차하면 눈알 뽑으려 덤비거나 회초리질을 해대고 옷을 잡아당긴다.
성축(사실 거의 자연성벽)이 U자형으로 급격히 방향을 트는 벼랑에서 건너보는 반석봉 자락.
나중에 판단하건데, 지도에 그려진 U자 형태 성축 역시 확인불가능하므로 굳이 그렇게 이을 필요가 없다.
적당히 내려설 수 있는 지점에서 서향하는게 경관 포인트를 놓칠 확율이 적고 진행경로도 짧아진다.
오늘 산행후 생긴 궁금증 하나는 성하골에서 저 반석봉으로 바로 치오를 수 있을까 하는 건데
그 능선에서 보는 좌우능선 바위벽 그림이 궁금하기 때문.
불필요하게 많이 에두르다 만난 멧돼지 목욕탕. 발자국이 즐비하다.
억새밭도 있는 이 일대는 아무래도 멧돼지 놀이터같다. 녀석들 등 비벼댄 나무들도 몇 보이고 억새밭 곳곳 짐승길이 얽혀 있다. 덕분에 진행이 좀 수월킨 한데
산 댕기며 젤루 겁나는 게 멧돼지다. 게다가 요즘은 낮잠 설치고 나대는 짝짓기철 아닌가?
괜히 쫄아서 걸음 빨라진다.
반석봉 자락 조망바위 오름길에서
돌아보니...
놓친 포인트가 보인다.
저 위 소나무쪽으로 좀 더 나가보았어야 했고, U자형으로 우회하느라 전혀 눈치못챈 독특한 지형도 숨어 있다.
반대방향으로 진행했더라면 꼭 들러보았을 곳이다.
아쉬운 아래위 두 포인트
저 윗쪽 소나무 부근은 거쳐온 거 같기도 하고..
오례의 층층 암벽들
반석봉 아래 조망포인트에서 점심 먹으며
망대일까? 무언가 시설물 비슷한 게 보이는 듯한 반석봉 남능선.
식후에 다녀올까...?
빵 몇 조각으로 배 채우고 나니 귀찮아져 그냥 성축따라 진행이다.
성축은 저 앞 봉우리(518봉)에서 북으로 방향을 튼다.
봉수대.
산마루나 봉우리가 아닌 약간 처진 사면에 자리잡은 게 특징이다.
물론 예전엔 전방으로는 나무 없이 시야 툭 트였을 테지만 지금은 전혀 조망없는 지점이다.
봉수는 전근대의 핫라인이었다.
사방 트인 곳 아닌 입지가 좀 이상타 싶었는데, 과연 중요도 약간 떨어지는 역할이었다 한다.
무심코 봉수대 앞을 지나 직진했는데 한참 가다가 지도를 보니 잘못 가고 있다. 황급히 back!
지도상 산성은 봉수대 마주보며 오른쪽으로 오르듯 갔다가 죽 떨어진다. 그런데...
성축이 전혀 보이질 않는다. 잠시 후 청도김씨묘를 만나고...
길따라 다시 왼쪽으로, 다시 오른쪽 계곡으로...
성축 보이지 않지만 일단 계곡을 건넌다.
암반도 제법 그럴듯하다.
나중에 알았지만 저 아랫쪽엔 자그만 폭포도 있다고.
계류를 건너도 성축은 보이지 않는다. 일단 발길흔적따라 간다.
잠시 후 산성일 성 싶은 바위로 오른다.
돌아보니...
무너진 성축은 지도와 다르게 이어지고 있다.
청도김씨묘 쪽이 아닌 봉수대 지나 '알바'한 방향에 더 가까운 듯하다.
젠장, 그럴 줄 알았으면 그냥 내쳐 저 멋진 조망바위에나 가보는 건데...
행여 나중에 다시 올 일 있다면 꼭 반대방향으로 진행해야겠다.
돌아보고 입맛 다시는 게 벌써 두번째다.
성하골
길은 왼쪽으로 가는데 저 조망바위가 탐나 그냥 성축따라 치오른다.
나중에 만나겠지 싶었는데 그게 아니다.
아마 그 길은 성하골로 내려서는 길이었을까?
맘 같아선 저 바위 오른쪽으로 기어오르고 싶었으나, 덤불 때문에 왼쪽으로 우회하여 오른다.
돌아보다
숨 돌리며 쉬는 김에 똑딱.
저곳은 성축이 제법 정연히 남아있다.
우회하여 오른다.
성하골
518봉 전 조망바위 오르니 정상부(왼쪽)에서 반석봉으로 이어지는 능선도 보인다.
반석봉.
분명 폐성축은 반석봉과 518봉을 바로 잇는 방향에 가깝게 나 있다.
은근히 가시 덤불이 갈구는 곳
518봉 아래 천연성벽은 워낙 조망이 좋다.
오른쪽 482봉의 띠벽도 건너 보이지만 저긴 접근이 수월치 않겠다.
482봉
518봉 삼거리에서 잠시 갈등하며 우왕좌왕.
남쪽 성축따라 여기까지 오는 데 예상보다 시간이 많이 걸렸다. 서북쪽 성축길은 포기하고 482봉 거쳐 성하골 서쪽 능선따라 내려갈 것인가,
아니면 일단 산성을 한바퀴 돌 것인가? 그럴 경우 하산길은 불가피하게 올랐던 능선이 된다.
낙엽 미끄러지며 코박고 오를 땐 이 능선은 내려오긴 지랄이겠다 여겼는데... 쩝~~
아니면 수월하게 부처골로 내려갈까? 그럼 산성 한바퀴 돌지도 못하고 차량회수도 어렵다.
결정장애 당나귀처럼 왔다리갔다리 하다가...
다시 오기 쉽지 않은(?) 곳이니 일단 산성 코스를 마무리하기로 한다.
518봉 서쪽 성축을 따르니 화악산 남산 조망이 좋다.
시원하게 열린 두 골짜기 중 오른쪽이 적천사 가는 골이겠다.
오례산 서쪽으로 뻗어내린 줄기 너머 휘돌아 흐르는 청도천이 보이고..
당겨본 계곡마을의 도로가 좀 휘황하다.
근래 생긴 듯한데...
저 주차공간들은 뭘까?
혹시 오례산 오르는 이들 편의를 위해서?
청도읍쪽 서쪽 줄기.
병풍같은 바위벽 올려다보는 맛이야 없겠지만 매전쪽보다는 오례산 오르기 수월하겠다. 일단 찜.
계곡마을쪽 등로 안부.
널럴한 대로다. 오례산 오르는 이리 좋은 길이 있었다니...
나중에 이리 올라 한바퀴 돌아봐야겠다, 라고 맘먹지만
글쎄...언제?
이왕 이런 표지판 버젓이 세워놓을 거면
저 그림의 흰 선으로 표기된 산성길도 좀 정비하믄 안 되나?
전지가위와 톱만 써서 길 좀 다닐만하게 맹글어 놓으면, 산성 유적지들이 있으니 별도의 시설물 없이도 오례산 면목이 확 달라질 텐데.
요즘 동창천 주변으로 뜽금없이 무슨 토목질 조경질에 돈 엄청 써대던데 그 일부만 있어도...
서쪽 능선따라 잠시 나간 지점 너럭바위에서 보는 지나온 능선과 518봉(오른쪽)
성축은 산마루 약간 아래로 이어지지만, 위 표지판으로 짐작컨데 능선 마루따라 좋은 길 있는 듯.
산성 북쪽길, 부드럽게 이어지는 그윽한 솔숲이라 일급 산책로라 할만하다.
남쪽과는 전혀 다른 분위기. 이 코스를 따라 오례산 정상만 다녀가면 전혀 다른 산을 느끼겠다.
역시 산은 타이밍과 코스에 따라 인상이 천차만별.
기분좋게 걷는다. 진달래 피면 참 멋진 길이겠다.
길 살짝 벗어난 조망바위에서 보는 595봉 594봉 그리고 반석봉(오른쪽)
595에서 반석봉은 또다른 능선으로 이어지는데, 나중에 본 바로는 594봉쪽보단 저 능선쪽이 길 상태도 낫고 길게 뻗은 바위벽이 인상적이었다.
518봉 482봉 500봉쪽.
너머 박무에 가물거리는 옥교산릉.
오례산 정상부는 전혀 조망이 없다.
산소들 자리한 동창천 방향으로는 관목 우거져 뚫고 나갈 엄두 나질 않는다.
그러나 남쪽으로 조금 내려오면 오례산 최고의 조망처 있다.
오례산 특급 조망바위에서
에전에 이 곳에서 본 경관에 혹해 오례산 다시 올 맘 먹었었다.
당시의 미진함이 오늘 산행을 가능케 한 건데
오늘의 미진함은 언제 어떻게 해소될까?
먼 산릉은 말할 바도 없고 육화산릉조차 흐릿하다
595봉
저기서 이쪽 조망할 곳 있을까 유심히 살피지만...
참 빽빽하다.
쉬 내려설만한 벼랑 조망대도 없는 듯하고.
595봉 오르며 빽빽한 관목숲 너머로 돌아보다.
진달래인지 철쭉인지 상당히 많은데, 꽃밭 너머 저 광경 돌아보면 참 장관이겠다.
글구보니, 오늘 코스 전체에서 진달래가 무척 많았고
예전에도 진달래 시절에 다시 와 보자 얘기했던가...
흐려지는 기억 너머로 걸리는 풍경은 때로 쓸쓸하고 짠하다.
배경으로 멀어지며 사라져가는 것들은 완고히 남아있는 것을 더욱 비현실적으로 도드라지게 만드니,
수많은 현실의 맥락을 털어버리고 뼈대만 앙상하게 빛나는 묵은 기억엔 무언가 기이하고 섬뜩한 아름다움이 있다.
그 사람 세상 버리지 않았다 해도 사라지는 누군가들은 늘 있으니, 빈 자리를 채우는 건 그들과 함께 머물렀던 시간의 빛깔들일 따름.
명멸하듯 오고가는 사계의 산빛, 목소리 사라진 자리 채우며 걸리는 몸짓과 또 그 너머 아득하던 산그리메 따위들...
켜켜이 쌓이며 풍화하는 산길의 기억 또한 나날의 삶의 남루와 다르지 않으니.
595봉 정상에서
저기도 여유롭게 다 돌아보기로 맘먹었으면서도 그러질 못했다.
미진함의 힘이 다시 산을 오르게 만든다.
덤불이 잡아채는 거친 발길 흔적따라 오전에 올라섰던 능선 접속지점에 도착한다. 수북한 낙엽 밟으며 내려선다.
한동안 가파르다. 내리막 산길에 쥐약인 불편한 무릎 탓에 좀 수월하게 바위 내려서려 우회로 살펴보지만 낙엽과 경사가 만만하지 않다.
그냥 왔던대로 내려간다. 무릎 달래며 자주 쉬면서...
다시 아침의 그 조망처에서
진달래는 아침나절보다 더 피었고...
가파른 구간 지나서부터는 꽃구경하며 어슬렁...
오후햇살에 빛나는 꽃청춘들,
머잖아 진달래 산행 시절이것다~~
'산과 여행 > 경상권' 카테고리의 다른 글
문경 오정산~단산 170614 (0) | 2017.06.19 |
---|---|
청도 공암풍벽 170323 (0) | 2017.03.25 |
앞산 산책길에 170317 (0) | 2017.03.18 |
기장 달음~함박~망월산 170310 (0) | 2017.03.11 |
양산 정족산 170307 (0) | 2017.03.1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