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을 거슬러가는 태안반도로의 여행.
진작 져버렸거나 지고 있는 목련과 벚나무가 이제사 꽃을 피우고 있다.
친구들 부부동반 모임으로 일박이일 만리포행.
천리포 수목원과 신두리 사구 둘러보고 서산 개암사를 거쳐 돌아오다.
시간 더딘 땅의 수목원은 이른 봄빛 한창이다.
목련과 수선화 만발한 꽃동산, 두시간에 걸쳐 돌아본다. 명성답게 종류가 참 다양한 거 같고
나무가 주인인 수목원이란 주장처럼 허세스럽고 불필요한 치장이 별로 없어 좋다.
다만 까막눈이 보기엔 토종식물들이 별로 띄지 않는 점은 살짝 실망스러운 대목.
거칠게 한바퀴 둘러본 소감은 기름진 서양음식으로 잘 차려진 만찬을 하고난 느낌이랄까.
허나 봄빛 더 좋다는 오월이나 가을에 둘러보면 또 어떤 모습일지 궁금하다.
어쨌든, 민병갈이란 분 참 대단하신 양반이다.
'는개'라던가, 안개비 부슬거리는 아침이라 풀들마다 이슬 맺혀있다.
내 사는 곳보다 10도는 낮은 기온, 화창 사월 햇살이 아쉬운 서늘한 대기지만
짱배기 따갑지 않으니 여유롭게 돌아보긴 오히려 낫다.
다양한 꽃과 나무들,
이 곳의 주인이시라는 그들의 존함을 일일이 알아야 할 이유는 꼭 없을 듯하다.
라틴어 학명이나 출신지까지 덧붙여진 이름표가 달려있지만
내사 공부하러 온 게 아니고 사월 봄날
꽃과 함께 흘러가는 시간 속에 잠시나마 젖어들거나
저마다 신기한 그 얼굴 스치듯 마주하고 싶을 따름이니...
새잎 돋고 묵은 꽃 바래가고...
다양한 목련이 참 많이 보인다.
목련 제철인 때 왔으니 타이밍이 나쁘진 않은 셈.
초여름이나 되어야 보기좋을 수생식물군의 영토에 무심히 놓인 듯한
저런 소박한 오층탑에선 설립자의 취향이 느껴진다.
덕분에 오랜 기간 텅 비어있을 영역이 조금이나마 덜 허전해 보일까...
곳곳에 무척 많이 보이는 꽃 중 하나.
사순절 장미라던가..
산에서 가끔 만나기도 하는 흰진달래
할미 같은데...?
누군가 왈, 눈썹문신한 젊은 할매같다나...ㅎㅎ
흰 빛깔 수선화는 첨 보는 듯
낯익은 꽃인데...
어디서 봤을까?
제주 협제만큼의 규모는 아니지만 뒷동산에 가득한...
흰민들레?
가꾸는 건 아닌듯 잡초처럼 피고있던..
산 댕기는 중에 농원에서 더러 만나는 삼지닥나무
이게 조팝이라고?
바다 보이는 곳에서
천리포위 썰물때
'저 세상에 가면 개구리가 되기를 소망했다....'
물빠진 닭섬이 연육도가 되었다.
잡초라 불리는...
이건 쫌....
어느나라 풍일까? 일본?
아님 그냥 재미로 이렇게 만든 건가?
글구보니, 수선화
물에 비친 제 얼굴에 빠진 나르시소스의 화신 아닌가?
이 녀석도 물을 들여다보고 있네...ㅎㅎ
나오는 길에 돌아본 닭섬
출구쪽 길바닥에 아무도 보아주지 않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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