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산과 여행/전라 충청권

순창 무량산 용궐산 벌동산 160327

by 숲길로 2016. 4. 2.



코스 : 순창군 동계면 구미리 귀주경로당(08:45) - 각시봉(10:10) - 무량산(10:35) - 어치계곡(11:05) - 용궐산 들머리(11:25) - 용궐산(12:45 점심) - 내룡마을(14:30) - 요강바위 - 출렁다리 - 벌동산(16:00) - 하산(16:55) - 도로따라 - 출발지점(17:25) 

(진행경로는 빨간 실선, 벌동산은 알바인데 파란선이 주등로)


섬진강 물빛 아련히 굽어보거나 순창 임실 남원의 올망졸망 원근산릉 넘보는 맛이 참 좋은 코스.

세 산 모두 나름의 개성 있지만, 먼산 조망이나 섬진강 그림은 용궐이 가장 낫다. 신기한 요강바위는 지역특산 보너스.

허나 크지 않는 단봉우리 산들이라 깊은 맛 부족하고, 능선 아닌 길 이으며 오르내리는 노릇은 단조롭고 감흥 덜하다.

게다가 너무 많은 시설물들은 경관을 해치며 빈약한 산세를 더욱 위축시키는 느낌이다.


큰산 어지간히 다녔단 걸까, 계절따라 기울어지는 취향 탓일까. 요즘은 작고 예쁜 산들에 더 관심이 간다.

홀연히 왔다가는 꿈인양 꽃시절이라 해도 하늘마저 매일 고운 건 아니니

갈 곳은 많은데 날씨가 받쳐주질 않는다. 마음만 바쁜 삼사월, 초여름마냥 기온높고 뿌연 하늘이 재미 덜하다.

조망 꽝 오늘 산행, 지리까지 가물거릴 먼 하늘의 미련만 가라앉았으니

훗날 용굴과 두류, 바람 맑고 물 고운 마을들이랑 엮어 한번 더 올라보아야 할까...


들머리 가며 돌아본 무량(우)과 벌동(좌)


두류(좌)와 벌동


들머리는 매화 만발한 밭이다.

매향 가득 흐뭇한 아침 공기 마시며...


매원 너머 구미저수지 돌아보다



길 벗어난 조망바위에서 돌아본 구미마을



인상적인 굴곡 드러내는 책여산릉 너머로 문덕 고리 능선.

넘 흐려 잼없다...ㅠㅠ




오른쪽 벌동 두류, 너머 가운데는 무이지맥 끝자락 장덕산이라던가...


출발지점 귀주마을과 하산후 거쳐오게 될 구미교도 보인다.

구미리는 귀주(주서), 중동, 용동 세 부락으로 이루어진 남원양씨 집성촌이다. 사진에 보이는 건 귀주쪽인 듯.

구미龜尾는 거북이꼬리이니 무량산이 거북이란 뜻일까?

지형도를 들여다보니 그리 보이기도 한다. 기록 찾아보니, 과연 예전에 구악龜岳이라 불렸다고.

  





가장 뒷줄 흐릿한 풍악산릉




돌아보다




각시봉 꼭지


벌동과 두류


무량(우)과 용궐


동심리 동심 1,2,3제 저수지


무량산 내려서며 보는 용궐산

맨아래 암릉 오른쪽이 느진목, 좀 더 윗쪽 잘룩이가 된목.

모두 어치계곡쪽에서 오름길이 있다.

   

이정표가 가리키는 임도 버리고 흐린 길따라 어치계곡으로 내려선다


개울 건너 밭을 가로질러 나오니...

계곡따라가는 반듯한 임도 만난다.  

 

임도는 최근에 개설한 듯한 너르고 거친 자락길로 이어진다.

 

헐, 별 게 다 있네?

좀 더 신경써서 오솔길로 맹글었으면 참 좋았을 텐데...

산자락길조차 그넘의 토목 마인드로 들이대니 원...ㅉㅉ


수승화강

물은 오르고 불은 내리고?

중력법칙과는 반대로 주장하는 저 표현은

찬기운은 머리쪽으로 올리고, 더운 기운은 아래로 내리라는 뜻인데  

건강을 위해 동양의학이 강조하는 몸의 상태 혹은 처방이라나.

맞는 말인데, 쉬운 노릇이 아니다.

우린 대개 중력에 굴복하고 산다.

중력 거역하여 몸을 산으로 끌어올려도 열은 짱배기로 오르니...ㅎㅎ 


가긴 가는데 참 보기 흉한 길이다.

작고 예쁜산은 길도 그에 걸맞아야 하느니.


돌아보다


용궐산 들머리에서 건너보는 벌동산


솜나물?

오늘 코스는 꽃이 참 드문 듯.


오르며 돌아보다




능선길 왼쪽으로 보이는 거대한 암반


숙박시설인 듯?

근데 강 양안이 자연스런 맛이라곤 전혀 없다.

어느 시인의 절창으로 여태도 흐르고 있는, 기대했던 섬진강의 모습은 아니다.

수도권 근교 무슨 유원지같다.


흐리나마 멀리 회문산도 보이고


요강바위 부근엔 구름다리도 하나 걸려있다.

근데 건너편 길은 색깔이 왜 저 모양일까? 자전거도로라고 포장해버린 건가?








일부는 최근에 개설된 듯, 남발된 임도.


쨍한 하늘이면 참 좋으련만...







동쪽, 어치마을



너머 멀리 풍악산릉


정상부에서 뒤돌아보다.

왼쪽이 무량산.


하산릉 삼형제바위.

북서쪽, 가운데는 회문산릉, 왼쪽 멀리 여분산?


당겨본 요강바위 부근





북쪽, 가운데 멀리 임실 백련산.

회문산과 함께, 가본지 오래라 다시 함 더 가보고 싶은 산.


역시 북쪽, 지초봉




삼형제바위

길은 왼쪽으로 우회하지만 조망 좋을 듯하여 가본다.


삼형제봉에서 보는 회문산


북쪽

오른쪽 산자락에 석전마을, 강건너 왼쪽 천담마을

혹 용궐에서 두류봉을 잇는다면 석전 천담 구담마을 거쳐 두류봉 능선으로 가면 될듯.

  

강 건너 저 산자락길을 이어가면 구담마을


용궐산 내려와 임도 만나는 지점에서.

똑같은 등산안내판이 몇 군데 있지만 다들 퇴색하여 식별 힘들던데, 이건 좀 멀쩡하다.



임도따라 내룡마을 가며 보는 각시봉과 벌동산릉(우)


용궐산릉


길가의 양지


개불알풀꽃

요즘 좀 순화해 부른답시고 일본이름인 봄까치라고도 하던데,

일본과 이름을 같이 쓰는 거야 괜찮지만, 해학 넘치는 '개불알'에 비해 몰개성하고 밋밋해서 잼없지 않나 싶다.

 

홍매.

수북한 겹꽃이 아니라서 예쁘다.


요강바위 부근 강 암반들


왼쪽 사진찍는 이들 있는 곳이 요강바위






요강.

꽤 깊다. 어린애가 빠지면 혼자 못 나올듯?




도난 얘기는 상상만 해도 재밌지만 넘 비현실적이라 믿기 어렵다..ㅎㅎ





출렁다리 건너며 돌아보다


역시 자전거 도로가 맞네.

딱딱한 바닥이라 걷기 불편하고 자연스런 맛도 없다.

대체 내가 지금 섬진강변을 걷는 게 맞나...? 싶기도 하다.

(건너편처럼) 흙길이라고 자전거 못타는 건 아닌데, 순창군은 대체 왜 이런 짓을 했을까?

무개념 공무원과 토건족 토호들은 남도 섬진강변을 서울의 한강둔치처럼 맹글고 싶은갑다..ㅉㅉㅉ


요강바위 안 보았으면 바로 건너오려 했던 돌다리


새목재 간답시고 매원 접어드는데...



길이 없다.    

매원 뒷쪽은 대밭인데 새목재향 뚜렷한 길이 보이지 않는다.

성긴 대숲이라 진행이 어려운 건 아니지만 오늘 코스의 마지막 산이니 좀 수월하게 오르고 싶은 곳.

혹시 매원이 들머리가 아니라 강변길따라 더 가야 하는 걸까.. 싶어 그 방향으로 가 본다.

역시 좋은 길은 보이지 않는다.

길 잘못든 줄은 모르고    

'이상타... 벌동산을 이렇게나 안 다니는 거야? 구시렁구시렁...'

이왕 이렇게 된 거, 길 같잖은 새목재쪽으로 갈 거 없이 최단거리로 벌동산 오르기로 한다.

능선 바로 치오르긴 힘드니 가장 완만해 뵈는 지점 향해 비스듬히 오른다.

돼지 흔적 곳곳에 산만하지만 덤불이 많지 않아 진행엔 별 어려움은 없다.  

그러나 길없는 사면길, 낙엽도 미끄럽고 힘들다. 짐승길따라 그럭저럭 능선에 붙으니

방재벌목 다닌듯 흐린 발길 흔적 보인다. 잠시 후 능선은 디따 가팔라진다.

암릉 앞두고 왼쪽으로 우회로 보이지만 바로 치오른다. 걸리적거리는 나무 사이로 짐승길 나있다.

근래 짐승 덕 자주 보네, 막상 만나면 무지 겁날 테지만...    


가파르게 치올라 조망 트이는 곳에서 돌아보다.


거침없이 쏟아지는 용궐산 슬랩이 눈부시다.

용궐산 원래 이름은 용골산이었다. 저 생김을 가리키는 말 그대로 용가리통뼈란 것.

그런데 십수년전 '용골'은 '메시지가 빈약'하다면서 '용의 궁궐'이란 뜻으로

순창군이 공식 개명을 추진해버렸다고 한다(그걸 자랑삼아 적어놓았다).

용가리통뼈같은 저 산을 두고서, 

'용골'이 빈약한 메시지란 게 대체 무슨 말일까? 빈약한 건 바로 저들의 상상력과 안목 아닌가?

옛사람들이 풍성하게 보여주었던 직관적인 상상력은 사라지고, 허세만 늘어가는 세태의 또 한 사례를 보는 듯해

저으기 안쓰러움을 느낀다.

  

무량산.

다시 이름을 시비하자면,

구미리와 짝을 이루는 거북이란 뜻의 이름 대신 왜 상투적인 무량일까?

무량은 흔해빠진 불교식 이름이니, 혹 산자락에 있던 무량사란 절이라도 있었던 걸까...?




 

서남쪽, 

가운데 멀리 흐릿한 건 아미산같은데..


벌동산 하산길 암릉에서




굽어보는 섬진.

너머 책여산 암릉도 빛깔 조금 드러나고, 문덕고리 능선 윤곽도 좀 더 뚜렷해졌다.


무량산 자락에 자리잡은 구미리가 한눈에 든다










역시 숙박시설?




도로따라 출발지점 가며 본 무량산




왼쪽부터 벌동 용골 무량.


용골 무량


용가리통뼈,

용골이란 이름이 단연 어울리는 자태.


구미교 앞의 안내판




구미교에서 다시금 돌아보다


거북바위.

장황한 아래 설명에도 불구, 

이 돌거북은 주술적 효험을 기대하여 믿음의 대상이 되는 신통물이 아니라 구미리 마을의 상징물에 지나지 않는 듯.