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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과 여행/전라 충청권

광주 무등산 160126

by 숲길로 2016. 1. 28.


코스 : 증심사지구 주차장(10:05) - 운소봉- 새인봉 - 서인봉(11:55 점심) - 중머리재 - 장불재(13:00) - 입석대 - 서석대 - 중봉(14:05) - 동화사터 - 덕산너덜(14:55) - 토끼등 - 증심교 - 출발지점(16:00) gps상13.5km



눈 좀 밟고싶어 겨울 무등산 오른다.

매섭던 북극한파 가시며 확 풀리는 날씨, 눈덮인 새인봉 능선을 땀께나 뽑으며 오른다.

봄날마냥 나른한 서인봉 공터에서 굽어본다. 눈부신 용추골 비탈은 소리없이 꽃지고 있고, 박무 가득 남녘 하늘엔 삼각봉 모후산이 보일락말락이다. 중머리재 거쳐 장불재 오르는 동안 다시금 이마엔 땀솟고, 숨돌리며 올려다본 하늘은 꽃밭 한마당이다. 무건 몸 타박하며 장불재 오르니 바람이 차다. 비로소 겨울 무등...

입석대 오르며 돌아본다. 육감적인 등줄기 둥글게 뻗으며 치솟는 백마능선, 눈시절에 저 줄기 밟아본 적 있던가? 화순읍 깃점으로 안양과 무등 만연을 잇는 코스를 그려본다. 기약없는 또 하나의 백일몽.      

다시 보는 입석대와 서석대, 하늘 받치는 흑갈색 바위 기둥들. 낯선 맛 없으나 무섭도록 무거운 저 침묵과 줄기마다 서리는 겨울꽃들이 새삼 반갑다. 머잖은 인왕의 바위무리가 오늘따라 더욱 눈에 밟혀오지만 기약없는 시절로 미루는 또 하나의 숙제일 따름, 북서향 가파른 꽃비탈 요리조리 기웃거리며 미련없이 내려선다.

중봉 가는 사이 하늘 흐려진다. 철지난 억새 헤집으며 바람이 든다. 북향 능선 접어드니 길 문득 호젓해진다. 가없는 조망능선이지만 지척의 산줄기들 너머 원경 트이지 않으니 좀 단조롭다. 비탈에 숨은 아늑한 보금자리 동화사터는 곁눈질로 지나치고 덕산너덜 기웃거린다. 내 겨울 무등의 기억 중 으뜸이라 해도 좋을 곳. 마침 진사들 두분 삼각대 받쳐놓고 정물을 담고 있지만, 무수한 바위를 감춘 빛들의 저 둥근 적막을 난 온전히 담아낼 재간이 없다. 그 앞에서 다만 망연할 따름.

당초엔 허릿길 따라 바람재로 가려 했으나 덕산너덜 보고나니 남은 욕심 사라진다. 토끼등 능선따라 총총 하산한다.



몇 년만인데 너무 낯설다.

기억 흐려진 건지, 거리 풍경이 바뀐 건지...

 



아침까지 눈발 날렸다 하니 눈은 지천이지만, 바람 한점 없는 대기는 마냥 포근하다. 




능선 올라서니 햇살도 든다


 


건너 남쪽, 서인봉에서 나뉘어 이어지는 줄기들








증심사와 차밭




약사암쪽




약사암


새인봉 너머.. 정상부까지






새인봉에서 건너보다






건너와 뒤돌아본 새인봉


당겨본 서석대




서인봉 가는 솔숲길에서




봄날같은 서인봉에서


꽃지는 비탈 굽어보며 이른 점심..


당겨본 정상부, 서석대와 인왕봉 


중머리재 가는 길에


어떤 무등 이미지, 둥글고 부드러운...


중머리재에서


장불재 향하여, 땀 뽑으며 가는 꽃길








뒤돌아보다






장불재 지나 입석대 향해 가며


백마능선 돌아보다


입석대


구름이...!




입석대




입석대는 광각이라야 한 화면에 담을 수 있다.




오르며 뒤돌아본 입석대


억새 너머 호남정맥길,

오른쪽부터 낙타봉, 안양산, 그리고 지형이 꽤 인상적이던 오산(별산, 자라산).






오산엔 시설물들이 많이 보인다, 예전엔 없었지 싶은데...


군사시설물이 저 정상부를 너무 넓게 차지하고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무등산을 국립공원 삼은 건 웃기지도 않는 행정이다. 대체 국립공원을 무어라 생각하는 걸까?

이용과 개발의 포기가 자연공원법 취지의 가장 근본일 텐데, 저런 식으로 이용할 건 다 하면서 국립공원씩으로나 부르겠다는 발상,

외설적일 정도로 뻔뻔하고 무개념이다. 


















서석대라 불리는 일련의 주상절리대 최상단인 셈.


국립공원 되고 나니 시설물만 징그럽게 잔뜩 생겼다.


내려서며 뒤돌아본 인왕봉.

사실 절리 바위기둥들은 저기도 엄청나게 많다. 훼손되고 막아놓은 무등산 주능선, 함 기웃거려 볼 기회 있을려나...?




























서석대 조망데크. 별 필요없어 보이는...




서석대












뒤돌아본 서석대








당겨본 인왕봉

밀도높은 바위기둥 군락이다.


중봉 항하여






뒤돌아보다






중봉에서 건너보는 만연산릉


진행방향














뒤돌아본 중봉






새인봉릉과 마집봉에서 나뉘는 남쪽 줄기들.

화려함 없지만 호젓한 맛은 이쪽보다 훨 나을 터.

당초엔 오늘 저 능선들을 함 걸어볼까 싶기도 했지만, 오랫만에 무등 설경이 궁금해서 메인 코스로 결정했다.






북으로 이어지는 중봉릉

조망 좋다면 가늠할수 있는 먼산릉들도 보일 텐데...








저기가 동화사터 하산지점일 듯?


마지막으로 뒤돌아보다




덕산너덜에서


학술용어로 암괴류(바윗덩이 흐름)로 부르는 바윗돌의 강,

우리말로는 너덜겅이라 하는데, 저 '겅'이 '강'과 같은 뜻이 아닐려나...? 너덜의 강, 바윗돌의 강.  






둥글게 응고한 빛, 가없는 적막이려니 했다. 그러나 가만히 보고 있으려니  

낮게 소곤소곤, 때로는 와글와글, 눈덮인 바윗돌들이 살아있는 듯하다. 저들은

대체 무어라 떠드는 걸까?

영원히 알 수 없으려니, 돌들의 말.








차밭 굽어보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