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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과 여행/대간

대간 속리산 천황봉~형제봉~비재 150131

by 숲길로 2015. 2. 2.


코스 : 화북 상오리 주차장(08:30) - 주릉 헬기장(10:20) - 천왕봉(10:35) - 725봉(11:55) - 점심 - 피앗재(13:00) - 형제봉(14:00) - 갈령삼거리(14:15) - 못제(14:55) - 비재(16:00) 




날씨 워낙 좋을 듯해 설경과 조망 기대하고 따라나선 대간길 한구간.

근래 한동안 워낙 따뜻했던 탓일까, 기대 반 염려 반이던 눈은 별로 없다. 걷긴 수월하지만 재미 덜하다.

허나 형제봉 조망은 역시 대단하다. 가본지 오랜 대궐터산이나 도장산릉, 조만간 다시 올라보고픈 충동 느끼게 하고

충북알프스라 불리는 구병에서 속리까지 능선은 미답구간을 도계능선과 이어서 함 밟아보았으면 싶게 만든다. 

비재 내려서기 전 조망바위에서 보는 봉황산은 그 이름에 어울리는 위용이다. 미답이지만 계획 없었던 담구간이 슬몃 욕심 동한다.

날씨나 예의 주시해 볼 일이다.


겨울 장각폭포


폭포 옆 정자에서 굽어보다




상오리 7층탑.

고려전기쯤일 거라 추정하는데, 다층탑이면서 신라 전성기 삼층탑 양식을 비교적 잘 지니고 있어 훤칠하면서 단정한 맛이 일품.

불균형과 파격의 자유(?)가 난무하는 고려양식이지만, 이건 복고풍이랄 정도로 균형잡히고 안정감 있다.  

 

마을에서 올려다본 천황봉




참한 조릿대 숲길 잠시 이어지고...




능선길 옆 조망처에서 건너보다. 잘룩한 지점은 대목리 넘어가는 고개마루고 오른쪽은 정상부 


구병산릉. 속리에서 보는 구병은 늘 역광 속이라 새삼 부질없는 궁금증 불러일으킨다.  


주릉 올라서기 전 맛뵈기로 건너보다


주릉 헬기장 공터에서 보는 문장대 방향


서북릉은 묘봉까지만 든다. 너머 상학쪽은 가려 보이지 않는다.


입석대쪽으로 이어지는 사모봉 능선과 너머 청화산릉


사모봉 능선 너머로 청화 시루 연엽...

그 너머로 조항 대야 장성 등이 가늠되고 희양 백화는 보일듯말듯 흐릿하다. 쾌청 하늘에 비해 시야 썩 좋은 건 아니다.  


정상부


동남쪽. 올라온 상오리 장각계곡과 능선 너머.

멀리 의젓한 산은 작약쯤일려나 했는데 남산(820m). 그 왼쪽으로 까칠한 머리 내민 칠봉산(?).

가까이로는 왼쪽에 도장산릉, 오른쪽으로 청계산(대궐터산)과 가야할 형제봉, 그리고 봉황산...


어저께 친 눈발 조금 남아있어 그나마 겨울산같다.


정상 직전에서 돌아보다. 왼쪽은 관음까지.


가야할 능선 굽어보다


정상의 일행들


또 뒤돌아보고..


슬쩍 당겨본다. 낯익은 광경이지만 워낙 현란하여 매번 눈길 뺏기며 감탄 금할수 없다.


정상에서 돌아보다. 바윗뎅이들만 모아서, 관음봉까지


법주사방향 골짜기들 이루며 흘러내리는 능선들.

사진 가운데쯤 묘봉과 그 남릉, 북가치 부근에서 남으로 이어지는 수정봉릉, 문수봉쪽에서 뻗어내리는 관음골과 금강골 분기능선 등등...


서남쪽, 보은읍 방향.

가운데 희끗한 게 법주사 동쪽 계곡의 저수지. 그 왼쪽 봉긋한 게 남산(633.7), 오른맨 뒷쪽 산줄기는 한남금북정맥일 듯한데 좀 왼쪽 움푹한 곳이 말티려나?


구병산쪽, 당겨본다.




천황봉 내려서며 보는 진행방향. 골짜기 희끗한 곳은 만수동






한동안 가파르게 고도 낮춘다. 속리 조망 등지기 아쉬워 길옆 바위 기웃거린다.


대목골 안부에서 살짝 올라서는 바로앞 저 봉우리 지나면서 왼쪽 줄기는 대간으로 이어지고 오른쪽 줄기는 대목골과 만수골을 나누게 된다.


꽤 역동적인 기세로 이어지는 대목골과 만수골 분기능선은 삼가 저수지에서 맥을 다한다.



703봉으로 이어지는 가야할 길


703봉 남쪽 지능선 서사면은 가파른 벼랑과 협곡 이루며 얼음폭포도 하나 걸려 있다. 



만수골



지나온 속리산 방향이나 동쪽으로 조망이 슬슬 궁금해질 즈음...


숲 사이로 도장산 쪽 시야 트인다. 사모봉 너머로 시루 연엽까지 든다.

가본지 오랜 도장산과 미답의 시루봉을 이어서 조만간 함 걸어볼까나...


725봉 전 조망능선에서 뒤돌아보는 속리산릉


다시금, 사모 시루...


725봉 내려서며 보는 형제봉


뒤돌아본 725봉과 너머.. 




형제봉 두 봉우리 중 아우봉 오르며 돌아보다 


청계산(대궐터산) 정상부는 성큼 가까와졌다. 오른쪽 봉긋한 곳이 갈령 삼거리봉? 


아우봉에서 보는 형제봉과 청계산(대궐터산) 

 


진행방향 다르니 보이는 것도 다르다.

예전 갈령에서 형제봉 거쳐 속리로 올랐던 대간길엔 아무래도 자주 뒤돌아보지 못했을 터. 그래서 오늘 저런 그림들은 나름 새로운 느낌이 있다.


왼쪽 멀리 흐릿한... 작약산(773.7m)? 


형제봉에서 굽어보는 첩첩산중 만수골. 십승지의 하나인 만수동이 저기라는 설이 꽤 설득력 있어 보인다.


십승지란 개념에서 읽을 수 있듯, 재난을 당하지 않고 한평생 제 명대로 살아내는 것이 중세적 삶의 이상 중 하나였다. 소극적이기 그지없는 처세관이라 비판할 수 있지만, 그만큼 오래 살아남기가 힘들었단 방증이기도 하다. 출사와 권력을 목표하지 않는 삶이라면 달리 지향이 뭐였겠는가, 우환없이 사는 것. 우환 중 최악은 전란이었으니 전란을 피할 수 있는 곳이 이상적인 삶이 터전이란 관점은 어쩌면 지극히 당연했을 터. 

문득 궁금해진다. '어디에 사느냐'가 지금 이 시대에도 삶의 의미를 규정하는 결정적 요인일수 있을까? 예전엔 그리 생각했다. 이젠 공간이 아니라 시대가 중요한 세상이 되어버렸다고. 허나 과연 그렇기만 할까? 돌아보면 실없이 훌쩍 무거워져버린 나이 탓인지, 속절없고 대책없는 시대라면 역시 공간의 변수도 만만치 않다고 느낀다. 중세인들이 기댔던 부질없는 꿈처럼, 비켜설 자리를 물리적 공간에서 찾을 수 있으리란 관점은 여전히 낡고 어리석어 보이지만, 몸은 자꾸만 그쪽을 돌아보고 있다. 이건 대체 무슨 뜻일까...?




지나온 능선 뒤돌아보다. 위세 무뎌지는 속리 옆에서 제 얼굴 드러내는 야산릉들.




한참 머무르며, 밀고 당기며 이리저리 똑닥대다




도장산 방향.

화북면 소재지와 아침에 출발했던 상오리 쪽도 보이고, 도장산릉 오른쪽 너머 희끗한 곳은 농암일려나? 그럼 역시 저건 작약산.


갈령 삼거리에서 오른쪽으로 꺽이는 대간릉 너머로 힘차게 뻗은 청계산릉.

형제봉 이후는 줄곧 저 산줄기 건너보며 가게 되는데, 서서히 각을 열며 펼쳐지는 바위 많은 산릉 모습은 제법 눈맛이었다.

대궐터산은 어떤 코스로 걸었는지 정확히 기억나지 않아 기록 찾아보니... 암릉 우회하는 산길이 좀 불만이었던갑다. 지금 보니 우스워 일부 다시 옮겨본다.


'...주릉을 제대로 따라가는 등로 개발이 아쉬운 산이다. 반면 그만큼 덜 닳은 코스의 산행이 가능한 산이기도 하다. 

무슨 이유인지 모르나, 대궐터산에서 극락정사로의 직통 코스가 폐쇄된 듯하다. 상수원 보호 팻말이 보이는데, 그 때문이거나 암자측 의도 때문이 아닌가 싶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암자를 둘러싼 암릉이 워낙 화려하므로 반드시 가 볼만하다. 오늘 가장 아쉬운 게 이 부분이다. 도로에서 지나치며 보았던 그 모습을 접근은 커녕 조망조차 제대로 못했으니 말이다.  

또 내려서며 돌아보니 대궐터산에서 남쪽으로 흘러내리는 지능선 중에 아주 조망이 뛰어날 듯한 봉우리가 하나 있다. 그리 접근할 수만 있다면 도로에서 보는 대궐터산 암릉의 진면목을 가장 보기 좋은 거리에서 일별할 수 있을 것이다.'


갈령삼거리에서 오른쪽으로 이어지는 대간릉 맨 오른쪽이 못제 있는 689봉.

그 위로 봉황산 정상부도 보인다. 이후 구간에서 보는 봉황산은 점점 위세 더해가지만, 고도 낮아지니 정작 정상부는 뒤로 숨어버리는 듯.  


형제봉 정상 떠나기 전에 만수골쪽 다시 한번...


가파르게 내려서 잠시 가면 갈령삼거리. 작약지맥 분기라고도 하니 대궐터산 지난 줄기가 작약산까지 이어지는갑다. 

'작약지맥(芍藥枝脈)은 백두대간 속리산 형제봉 동쪽 0.6km지점의 721봉에서 동쪽으로 분기, 북으로는 영강과 남으로 이안천을 가르다 상주시 함창읍 태봉리에서 맥을 다하는 약48km의 산줄기로, 북으로는 백두대간과 운달지맥, 남으로는 숭덕지맥을 건너보며, 두루봉(874m), 칠봉산(597m), 작약산(774m), 수정봉(486.5m)을 거쳐 함창읍 태봉리를 지나 논 가운데 솟은 태봉산(106m)을 끝으로 산줄기를 마감한다. ' (출처 : 무명님의 블로그)




갈령삼거리 지난 암릉에서 건너본 대궐터산릉.

갈령삼거리에서 비재까지는 초행이라, 우회하는 암릉 암봉들 몇 기웃거려보고 싶은데 시간 여유가 없다. 혹 나중에 기회되면, 대궐터산과 형제봉 남쪽 대간릉을 준원점회귀 코스로 묶어 다시 함 돌아보아도 좋을 듯.  


돌아본 형제봉.

형제봉 왼쪽으로 이어지는 줄기는 도경계 능선. 역시 언젠가는 충북알프스 미답구간과 이어 함 밟아보고 싶은..


못제에서


못제란 이름이 좀 별나다. 아마 산마루에 못처럼 박힌 연못이란 뜻일 것이다.

얼핏 보아도 여기는 좀 특이한 지형이다. 마치 카르스트 지대의 작은 돌리네를 보는 듯한 느낌이다.  



못제 바로 앞의 689봉은 왼쪽으로 우회한다. 수월타 싶어 고마웠는데, 지나와 돌아보니 아쉬운 대목이다.

이유는 나중에...ㅎㅎ


689봉 내려서며 보는 봉황산은 그 이름이 단박 수긍될만큼 장하게 생겼다. 바로 앞에 보이는 두 봉우리 다 넘으면 비재.


길옆 조망바위에서 건너본 봉황산.

오른쪽 구병산릉과의 사이에 뾰족하게 솟아 눈길 끄는 봉우리는 천택산((683.7m), 봉황산에서 분기하는 팔음지맥 첫 봉우리인 셈.


다시 건너보는 대궐터산. 가운데 암봉도 이름있겠지 싶었는데...

투구봉. 예전 산행 당시 그렇게 기록해 놓고도 잊어버렸다.   


못제 지나서 꼭지 오르지 않고 우회했던 689봉.

대간과 함께하던 충북알프스가 저 봉우리에서 대간과 헤어져 장고개를 향해 서남향한다. 예서 돌아보니 암릉이 꽤 멋스러운데, 왼쪽에 좀 묘하게 생긴 손가락같은 바위가 있다. 당겨본다. 


광각이라 버겁다. 어쨌거나..

충북알프스 지도(아래)에 삼불암이란 게 보이는데 저게 아닐려나?


원본에서 잘라낸 사진


충북알프스 산행 기록에서 퍼온 삼불암 추정 바위  


형제봉과 신선대를 남북 기준으로 삼아, 도경계와 충북알프스 능선을 이으면 가뿐한 하루거리 원점코스가 가능할 듯.

큰 매력 있는 코스는 아니지만 삼불암 바위나 도계능선도 궁금하고, 충알 미답구간 땜빵도 하고...ㅎㅎ   


올 코스 후반부 최고의 눈맛을 선사하는 517봉 남쪽 조망대에서 보는 투구봉과 봉황산릉, 사이 이안천 흐르는 골짜기.


봉황산, 왜 그 이름인지를 웅변하는 당당한 자태.  




다시금 돌아본 689봉. 왼쪽으로 흘러내리는 능선이 충북알프스 줄기, 그 너머는 형제봉에서 이어지는 도계 능선.


다시금 건너본 구병산.

689봉에서 이어져 건너가는 충북알프스 능선도 한눈에 든다. 가운데쯤 봉긋 솟았다 가라앉는 지점이 장고개일듯. 




워낙 조망 좋으니 가기 싫어 또 한참 뭉기적...




마지막으로 다시 한번 봉황산 건너보고 비재 향하여 총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