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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과 여행/전라 충청권

완주 운암산에서 칠백이고지 141119

by 숲길로 2014. 11. 20.

 

 

코스 : 대아휴게소(08:15) - 운암산(10:10) - 암봉(12:10 점심) - 칠백이고지(14:10) - 새재(15:30) - 운문(15:45) - 소향저수지.. 

 

(경로는 빨간 실선, 파란 실선은 포장도로 진행 구간)

 

운암산에서 칠백이고지까지, 진작 함 걸어보고 싶었던 능선인데

기대만큼 훌륭하다.

운암산릉의 빼어난 조망을 그대로 이어받아, 능선 곳곳에서 불거지는 암릉 암봉들의 조망 역시 화려하기 그지없다.

저승바위와 능선 가운데쯤 자리한 암봉이 특히 인상적이다.

일대는 고도에 비해 역동감 넘치는 산세가 일품인데, 운암에서 능선따라 북으로 갈수록 깊은 맛도 더해진다.

대도시 전주나 면소재지가 지척이라 해도, 높지않는 산릉에서 보이는 건 산 뿐이다. 사방 첩첩 산들이다.

개인적인 소감으로, 대아수목원 남쪽에서 중수봉 삼정봉으로 이어지는 산줄기가 줄곧 눈길을 사로잡았는데

조만간 답사해보고 싶은 코스라 더욱 그랬을지도...

 

길 상태는 전반적으로 좋다. 가파른 길에 낙엽땜에 애먹은 원등 대부산길보다 수월하다.

다만 능선 중간 조망암봉 내려설때 살짝 조심스럽고, 칠백이고지 전 645.5봉 오름길이 잠시 지루한 감 있다.

이후 칠백이고지까지는 조망처들 나타나 다시금 흥미진진한 산길이 된다.

봉수대산릉 접어들면 역시 몇 군데 조망이 트인다. 시야각을 점차 열어주는 써레봉과 일대 암릉을 건너보는 맛이 좋다.

새재까지는 직전 봉우리 오름이 잠시 가파를 뿐 비교적 수월한 진행이다.

새재에선 신흥리쪽 길은 보이지 않고, 운문쪽으로 능선따라 길 뚜렷하다.

운문에서 수양원 지나 포장도 시작하는 지점까지는 넉넉 1.5km, 요즘 계절엔 산책삼아라도 걸어볼 만한 길이다.  

 

잠시 다녀온 팔각정에서 보는 대아호.

해 돋기 전 물안개 오르는 모습을 만나면 좋을 듯한데, 지금은 역광이다.

 

능선 옆으로 난 임도따라 산으로 든다.

빰에 와닿는 이른 아침의 대기는 싸늘한데, 눅은 낙엽 밟으며 걷는 느낌이 좋다.

 

물탱크 부근쯤에서 돌아보는 소향리 일대.

멀리 보이는 산은 봉실산(372m)인 듯한데, 대동금남정맥 천호산릉 즈음에서도 눈여겨 보았던 기억이다.

 

저 모습 보려고 운암산 오르는 걸까...

 

다시 뒤돌아보다. 동성산릉이 점점 근골을 더해간다.

왼쪽 건물은 부사관학교에서 운영하는 고산 유격장.

젊었던 시절, 부사관(당시엔 하사관)으로 복무하다 휴가 나온 친구로부터 고산유격장 얘길 들었던 듯한데

당시엔 고산이란 지명이 생소했었다.   

근데 저 곳의 정확한 행정구역은 고산면이 아니라 동상면이다.

 

왼쪽 운장도 시야에 든다.

 

왼쪽 연석, 가운데는 주로 원등 대부의 지능선들

 

 

 

오늘은 걸음 더디다.

예전에 왔을땐 한여름이라 땡볕이 무서웠다. 조망바위 쪽으로 잠시 기웃거리다 숲그늘로 도망치곤 했다.

 

 

 

가야할 북쪽, 오른쪽 멀리 칠백이고지에서 써레봉 쪽으로 이어지는 능선.

한가운데는 오늘 후반에 갈지 못갈지 모르는 봉수대산.

좀 당겨본다. 

 

봉수대산 좌우로 대둔산과 써레봉이 걸린다.

 

경천저수지 방향

맨 뒤로 흐르는 줄기는 완주 화산면과 논산군의 경계 이루는 대동금남정맥 작봉산 함박봉 등일 듯.

이름만 낯익을 뿐 미답 산줄기다.

 

동성산 너머 이어지는 산무리가 섬처럼 느껴진다.

한편으론 큰 저수지, 반대편으론 벌판이라서 그럴 게다.

그나저나 저 멋진 산줄기, 대아호 수문쪽에서 동성산 올라 서래봉 너머까지 잇는 노릇은 당분간 미루어야 할까...

  

서쪽 멀리 산이 보이지 않는다.

익산과 군산... 산줄기 잦아들다가 끝내 흩어지는 곳이니 '산자분수령'이란 명분이 실實을 잃고 헤매는 곳이다.

그래서 금남정맥이 금강 남쪽 마루금을 고수하지 못하고, 금강 옆구리 백마강으로 빠져버렸다.

 

운암이 큰 짐승대가리같은 정상봉우리 드러내었다.

 

 

 

저런 예쁜 소나무들이 여기저기 보인다.

 

 

 

지나온 능선 뒤돌아보다

 

 

 

정상 봉우리.

바로 오른쪽으로 운장이 걸린다.

 

 

 

등 너머 가야할 줄기...

 

 

 

 

 

 

 

 

 

 

 

 

 

 

 

 

 

 

 

정상에서 보는 남쪽.

왼쪽 까칠한 중수봉(547m)이 눈길을 끈다.

한가운데 뾰족 봉우리는 대아 수목원 서남쪽 능선인데, 호수 조망이 기대되지만 마땅한 포인트는 없지 싶다.

대아수목원에서 정면 능선을 거쳐 중수 삼정봉으로 이어지는 코스가 근래 꽤 인기 있는 듯.

     

운암산의 남릉

 

아무리 보아도 싫지 않은 그림, 한참 뭉기적거린다.

 

칠백이고지로 이어지는, 가야할 능선

 

운암산정 내려서면 기분좋게 이어지는 산길이다.

낙엽 적당히 깔려 있고, 북향 내림길임에도 별로 가파르거나 거칠지 않다. 좀 부지런히 걸어본다.  

 

한 봉우리 올라서며 운암산릉 뒤돌아본다.

암릉은 전부 남으로 향했고, 북으로는 그저 무던한 활엽사면이다. 다만 박력 넘치는 육감적인 산세만은 감추지 못한다.  

 

건너보는 봉수대산(왼쪽)과 써레, 대둔산릉

 

다시, 서남쪽.

장군봉에서 금만봉으로 이어지는 정맥 줄기 너머 명도봉이 특징적인 윤곽을 드러내고 삐죽하다.

 

또 한 봉우리 오르며 뒤돌아보다. 오른쪽이 운암산릉

 

577.8봉 내려서며.

운암과 칠백이고지 능선 가운데쯤 자리한 암봉(오른쪽)에서 칠백이고지로 이어지는 줄기가 한눈에 든다.

칠백이고지 가기 전, 계곡쪽으로 지능선 뻗어내는 봉우리는 나중에 땀께나 뽑으며 오르게 될 645.5봉.

 

운암산에서 577.8봉까지, 지나온 능선을 뒤돌아보다

 

이 능선 최고의 조망암봉에서 건너보는 금남정맥과 대아천 상류 은천리.

싸리재 위로는 명도봉 걸리고, 두 정맥(금남과 대동금남) 나뉘는 금만봉 왼쪽으로 태평봉수대 삐죽하다.

왕사봉과 금만봉 사이 은천리로 흘러내린 줄기를 눈여겨 본다. 중수 삼정봉과 잇는 코스의 하산릉으로 고려한 곳이기에.

 

 

 

가야할 능선이 한눈에 든다.

가운데 좀 뾰족해 뵈는 곳이 645.5봉, 그 왼쪽 정상부 펑퍼짐하니 가장 높은 곳이 칠백이고지.

 

 

암봉 내려서는 곳은 좀 조심스럽다.

 

뒤돌아본 암봉

 

건너본 봉수대산릉.

 

칠백이고지 가기 전 645.5봉 오름이 좀 힘든 편이다. 막바지는 가파르고 미끄러운 낙엽길..

오늘 첨으로 제대로 땀 좀 뽑아본다.  

 

645.5봉 지나면 몇 군데 조망처 있다. 가운데 뒷줄 뾰족한 게 태평봉수대일 듯.

왕사봉쪽에서 보았던 고압 송전선로가 여기로도 지나간다.

 

오른쪽, 바위 불거진 저 능선은 낯익다.

예전 대동금남 첫구간에서 칠백이고지까지 못가고 탈출했던 지능선이다.

 

칠백이고지가 빤히 보인다. 왼쪽으로는 써레와 대둔

 

당겨본 써레와 대둔

 

대동금남정맥 능선에 접어들다.

아지매, 힘드능교? 낙엽길 참 조쿠마는~~~

 

조망없는 칠백이고지, 그래도 누군가 북쪽으로 나무를 좀 베어 예전보단 낫다.

이왕 하시는 김에 좀 더 시원하게 베어내어, 대활골쪽 조망 확 트이게 했으면 좋았을 텐데...

 

억새 무성한 칠백이고지 공터

 

이어지는 낙엽길따라...

 

봉수대산릉 접어들어 잠시 가다보면 곧 조망 트인다.

사실 (대동금남) 주능선에서도, 대둔산까지 훤히 보이는 조망바위 있었으나 그냥 우회해 버렸다.

 

써레 선녀 대둔...

선녀봉쪽과 대활골, 아직 미답이지만 언젠가 함 기웃거려 보아야 할 곳.

 

운문계곡.

오른쪽 줄기 가장 높은 곳이 봉수대산, 그 전 봉우리 넘으면 새재.

글구보니 운암산릉도 보이네..

 

신흥골 계곡

 

조망바위에서 뒤돌아보다.

가운데 계곡쪽으로 지능선 달린 봉우리가 칠백이고지. 아마 저 능선이 칠백이고지에서 운문계곡 내려서는 가장 빠른 길이겠다.

 

다시 써레봉, 당겨본다.

기억컨데, 예전에 써레봉 거쳐온 이 능선에서도 똑딱이 들고 어지간히 밀고 당겼었더랬다.

 

 

 

 

 

굽어본 운문계곡 상류. 요상하게 생긴 집이 보인다.

 

 

새재 도착하니 세시반. 정확히 예상했던 대로다.

해 떨어질 때까지 좀 부지런히 걷는다면 봉수대산 넘어 그럭저럭 하산할 만도 하다.

대신 늦은 시각 소향리 내려서면 택시 부르기도 어중간한 거리이니, 도로따라 출발지점 되돌아가야 할 것이다.

또 좀 많이 피곤할 테니 이백여km 귀가 운전 부담도 만만치 않다.

그러니 더 무슨 미련 있으랴, 쾌청 조망 누리며 깊고 호젓한 낙엽산길 실컷 걸었으니...

해짧은 계절, 이름과 달리 조망조차 없다는 봉수대산 굳이 넘지 않고

운문으로 내려선다.

 

하산길이 넘 예쁘다.

발목까지 잠기는 수북한 낙엽, 오후햇살 역광에 물드는 늦가을 산빛...

 

 

 

 

 

운문마을엔 집 두어채.

한때 운문사란 이름의 거찰 있었는데 6.25때 불타버렸다 한다.

무슨무슨 고지, 럭키봉 따위 지명에서 보듯  당시 일대는 대단한 격전지였다.

 

비포장 계곡길따라 걸어내려오며

 

 

운문천 맑은 물에 개운하게 땀 씻고, 늦가을 분위기 좋은 계곡길따라 어슬렁 내려가니

무슨 종교단체 수양원이 보인다.

포장길 나타날 때 머잖았다 싶어 전화로 고산택시를 부르려는데...

아뿔싸, 전화가 터지지 않는다. 이런 낭패가 있나!

운암산 너머 운문골, 깊고 깊다더니 과연 그러하다.

아스팔트 포장길 나타나도 상황은 마찬가지, 할수없이 도로따라 걷는다.

댐관리시설같은 팔각지붕 보일 즈음 비로소 전화가 터진다.

호출한 고산택시 기사님조차, 기사노릇 이후 운문골 들어와보긴 첨이라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