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 : 동상면 연동 주차장(08:20) - 큰 바위 - 연석산 갈림(11:00) - 사봉재(11:50) - 문필봉(13:10) - 사달산(13:30) - 럭키산(14:40) - 55번 지방도(15:45) 소풍 모드로 아주 여유롭게...
능선에 잎 지고 나면 먼 산 그리워지는 시절, 그간 찜해 두었던 산들 몇 챙겨보려 하니
호남알프스라 불리는 완주 진안 일대 산릉들이 가장 먼저 떠오른다.
여기도 참 오래 묵혀두었던 코스다.
...연석사 뒤로 오르는 남능선도 인상적이지만, 문필 사달 럭키봉 등으로 이름붙은 북릉도 꽤 화려하게 이어진다. 언제 기회 보아 연동리부터 동상면 소재지까지 남북종주를 함 해야겠다... (09.2.21 연석 운장산행 기록 중에서)
길지 않은 능선에 문필 사달 럭키... 잘난 이름 총총하지만 연석산 서쪽 줄기로 뭉뚱그리는 게 더 나을 성 싶다. 그래서 내 맘대로 연석산 서릉이라 불러본다. 더 세분하자면 연석산 서남릉과 서북릉도 괜찮겠고.
비교적 여유로운 코스에 조망처 많은 산길이라 좌우 여기저기 기웃거리며 간다.
남릉은 정상부 일대 거대한 바위무리가 인상적이다. 멀리서 보면 눈길 사로잡는 독특한 윤곽으로 하늘금 긋는 연석산 서쪽 날개에 해당한다.
아슬한 바위끝에서 굽어보는 가는 계절의 산빛이 처연하도록 곱다. 짙게 깔렸던 새벽안개 떠오르며 진종일 원경 흐리니, 아쉬움과 미련 남아 발걸음은 더욱 더디다.
갓봉 지나 북릉 내림길은 좀 가파르다. 비에 젖고 수북한 낙엽이 눈길처럼 미끄럽고 조심스럽다.
경사 누그러지는 사봉재엔 여태 늦가을빛 물씬하다. 진한 낙엽내음 맡으며 노래처럼 이어지는 호젓 산길 걷는다.
고개 지나면 활엽숲 사라지고 솔숲 암릉 한동안 이어진다. 좌우로 툭툭 트이는 조망, 살피며 느리게 간다.
현란하게 펼쳐지는 원근산릉들, 뿌연 시야가 못마땅하지만 어디다 시비하랴, 구름없이 서늘한 하늘이나마 고마울 따름.
문필과 사달 두 봉우리 모두 정상부는 조망없으나, 문필봉 서쪽에선 조망 트이는 곳 있다. 전후 능선 돌아보는 눈맛 좋은데
특히 사달봉 싯누런 바위비탈이나 그 너머 자연성벽같은 줄기가 꽤 인상적으로 다가온다.
사달봉 지난 삼거리, 직진하면 신월리쪽 250m 대슬랩 있다는데 우린 서쪽으로 능선길 이어간다. 멀리서 보기엔 자연성릉같던 길, 막상 걸으면 솔숲 속이라 별 감흥 없지만 암릉 마지막 벼랑에서 돌아보는 눈맛은 마냥 시원하다.
521.9봉 오르면서 지나온 능선 함 돌아보고 부지런히 걷는다.
리본 주렁주렁 달린 계곡길 삼거리 지나 럭키산 치오른다. 첨으로 땀 좀 제대로 뽑아보는 듯하다.
럭키산 다음 봉우리 조망이 일품이다. 오늘 코스 후반부의 하일라이트라 할만하다. 북으로는 중수봉에서 대아호 쪽으로 이어지는 줄기 너머 운암산이 박진하고, 남으로는 사달봉 대슬랩 너머 지나온 산줄기와 운장 연석 마루금이 시원스럽다.
하산릉은 좀 가파르다. 싱싱한 낙엽들 수북히 쌓여 꽤 미끄럽다. 날머리에서 왼쪽으로 살짝 트니 농로따라 55번 지방도 내려선다.
지나가는 차 얻어타고 출발지점까지 돌아와 산행 마무리.
첨부터 제법 가파르게 치오르는 능선, 숨 돌리며 돌아보니
아랫자락은 계절빛 제법 풍성하다.
바위지대 접어드니 조망 트이기 시작한다.
올라온 능선 끝이 468.4봉, 너머로 원등산릉이 걸린다.
가본지 오랜 능선, 원등에서 대부까지, 수북한 낙엽길 걷는 맛이 좋았던 기억.
조만간 위봉산성쪽에서 올라 다시 대부산으로 함 이어보았으면 싶다.
역광에다 뿌연 하늘이지만...
금남 호남 정맥 줄기 이어지는 첩첩 산릉들이 아름답다.
왼쪽 잘룩한 곳이 황조치, 가운데 멀리 흐릿한 산릉은 만덕산.
진행방향, 오른쪽은 연석산 정상
멀리 가야할 능선이 한눈에 든다.
문필 사달이 한 덩어리 산릉이고, 럭키산이 또 한 덩어리다.
뒤돌아보다.
금남정맥 695봉에서 율치 지나 이어지는 산줄기가 보인다.
원등지맥으로 불리며 만경강 최상류 분수령을 이루기도 하는 산릉, 최고봉 서래가 기껏 700m남짓이지만
갈래진 줄기들 어느 하나 버릴 곳 없을만치 암팡지고 야무져 호남알프스 서쪽 산군의 당당한 한 축을 차지한다.
골산빛이 고와 담아보지만... 시야 넘 흐리다.
올라온 능선과 건너편 원등산릉
드디어 큰 바위무리가 보인다
바로 올라서는 건 어려워 보인다.
위험 무릅쓰고 애써 기어오르면 모르되...
첫 봉우리 우회하여 건너본 암봉. 15mm광각에 가득차는 대단한 규모다.
길은 저 바위 모두를 우회하게 되어 있지만, 소나무 있는 바로 앞 봉우리만 우회하여 그 다음 봉우리는 뒤로 올라보게 된다.
뒤돌아 오른 바위에서
굽어보다
우회한 저 봉우리 역시 억지로 기어오를만 하겠으나...
바위들이 자칫 떨어지기 쉬운 암질이라 상당히 조심스러운 데가 있다.
북쪽, 원등산에서 이어지는 학동 대부산릉과 가야할 능선.
그 사이로 동상면 소재지.
왼쪽 너머로는 서래 안수 동성산릉.
다시 뒤돌아보다
가야할 능선.
희끗한 바위빛으로 얼룩무늬진 산릉이 어서 오라, 발길을 재촉한다.
칼날암릉 빚으며 뻗어내리는 472.2봉쪽 지능선
멀리 금남정맥 성봉과 장군봉도 모습 드러내었고
그 뒤로 태평봉수대도 흐릿하다.
사야 맑다면 참으로 기막힌 조망능선일 텐데...
옆으로 돌출한 날선 능선이 있어 잠시 나가본다.
갓봉 이후 가야할 능선
너머로 금남정맥 성봉 장군봉 줄기와, 또 그 너머
왼쪽으로 태평 봉수대, 오른쪽으론 명도 명덕 매봉 능선.
갓봉에서 조금 전에 기웃거렸던 곳을 돌아보다
맨 마지막 봉우리 내려서며
북릉 접어들어
검태쪽으로 쏟아져내리는 지능선들이 아름다운 운장산 건너보다
만항재에서 운장으로 이어지는 능선
뒤돌아보는 연석 능선의 기묘한 윤곽
멀리서 볼 적마다 단연 눈길 끄는 하늘금이다.
학동 대부산릉 너머 귀골산릉,
너머로 가장높은 서래(702m)와 그 왼쪽 서방 종남, 오른쪽으로는 동성산릉과 뾰족한 안수산 등등..
여건되면 조만간 돌아보고 싶은 능선들이기도 하다.
진행방향
오른쪽 장군봉 부근도 한 코스 만들어볼 만한데,
문향 춘추원 남쪽 암릉 두드러지는 496.3봉 능선으로 올라 성봉 장군봉 거친 다음
삼정 중수봉을 지나 대아수목원으로 내려서는 코스가 그럴듯해 보인다.
당겨본 서래봉
사봉재 부근에서
낙엽냄새 물씬한 사봉재에는 양쪽으로 길 되지만 중검태쪽이 더 뚜렷해 보인다.
최근에 발길 더 많았다는 뜻이겠다.
사봉재 지나 솔숲길 접어들며 돌아보는 운장 연석
운장에서 성봉까지
조망처 총총한 암릉 가며 건너보는 장군봉 일대
정맥에서 뻗어나온 두 줄기 멋스러운데, 예서 보기엔 바로 앞 봉우리가 가장 조망 좋을 듯.
기약없는 입맛 다셔본다.
금남종주길에서 성봉은 별 재미가 없다. 조망없이 펑퍼짐한 산이라 감흥없이 지나쳐갈 뿐이다.
정맥능선상에서 성봉에서 흘러내리는 암릉을 제대로 살펴볼 곳도 없었던 기억이다.
그래서 서쪽 지능선에서 성봉과 장군봉의 흰 바위 사면을 바라보며 오르는 건 나름 의미가 있겠는데,
그 점에선 앞줄기보다 뒷줄기가 더 나을 듯.
문필봉 향해 가며
뒤돌아보다
저 앞 암릉 드러낸 봉우리 오른쪽이 문필봉.
마냥 더딘 걸음이다.
문필봉 직전에서 점심상 펴면서 돌아보다
조망없는 문필봉, 서쪽으로 살짝 나가 옆 봉우리 오르다 만 지점에서 건너보니
사달에서 럭키산으로 이어지는 능선이 한눈에 든다.
도중의 암릉 한자락은 계룡산 자연성릉을 연상시킨다.
그 지점에서 뒤돌아보는 모습
사달산 가는 능선에서 건너보는 장군봉.
성봉 장군봉으로 함 이어보면 어떨까 싶던 바로 앞 줄기, 그럭저럭 갈만해 보인다.
골산빛도 고운데 그늘이라...
사달산 지나 내려서는 길에 돌아보다
가야할 럭키산릉
뒤로 동성산(좌)과 운암산(우)이 보인다.
숲 사이로 건너보는 사달산의 신월리쪽 대슬랩
250m에 이른다고 하는데, 내려오기보담 주로 올라가는 듯.
요즘은 어딜가나 낙엽길, 바삭이는 소리도 좋고 향긋한 내음도 좋지만 가파른 곳은 썩 조심스럽다.
자연성릉같은 암릉 접어들어 뒤돌아보다
굽어본 산자락. 역광이라 빛깔 영 나질 않는다.
깍아지른 벼랑 위, 한참 앉아 머물고 싶던 곳
521.6봉 오르며 돌아보다
곧게 뻗은 저 줄기 반대쪽(서쪽)은 벼랑인데 이편은 전혀 아니다.
이후 한동안 럭키봉까지 꾸준히 치오른다.
조망 없는 럭키봉을 지나.. 바위 돌출한 옆 봉우리 올라서니 전후 두곳 조망처 있다.
궁금하던 북쪽으로 먼저 간다.
삼정산(맨 왼쪽)과 중수봉에서 뻗어나온 능선 너머로 운암산이 희끗한 바위빛 드러내고 있고..
대아호 물빛도 보일락말락.
장군봉에서 삼정봉 중수봉
남쪽
흰 암반 흘러내리는 사달봉 너머로 지나온 능선과 운장 연석.
이 코스 후반부의 최고조망처다.
또다른 조망처에서 굽어본 동상면 소재지.
경로잔치라도 하는지 한두시간 전부터 행사진행자의 열띤 목소리와 풍악이 쉼없이 들려온다.
노래자랑도 하고 무슨 퀴즈행사도 하는 거 같은데, 대체 먼 일이래...?
산자락 농로 접어들어
어느 묵밭, 묘목 겨우 면한 감나무에 홍시가 조롱조롱..
동상면은 곶감으로 유명한 곳이다.
사방 산으로 둘러싸여 일교차 크고 햇살 좋은 곳이라 감맛도 좋을 듯하다.
한개만 따서 맛본다.
썩 달다.
도로가에 서서 지나가는 차를 세우는데...
다들 쌩쌩 지나가기만 하지 잘 세워주질 않는다.
열대 이상 지나갔을까?
그러나 길은 외길, 꿋꿋이 손을 흔든다.
마침내 한 승용차가 서더니 창을 내리고 웃음을 건넨다. 연석산 입구까지만 태워 달라 하니 흔쾌히 허락한다.
나들이 나온 듯한 중년 부부인데, 나누었던 얘기로 미루어 전주분인 모양이다.
근데... 부인이 안고 있던 조그만 개가 엄청 짖어댄다.
민망하게시리...
부부가 한참을 얼르고 나니 겨우 진정이다.
고마운 그 분들, 복 많이 받으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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