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 : 위봉사 입구(10:15) - 위봉산 갈림 - 서문 갈림 - 되실봉(11:20) - 서래봉(11:55) - 암봉 왕복 - 계봉산(안수산 14:20) - 고산자연휴양림(15:05) - 주차장(15:35)
완주 계봉산(안수산). 참 오래 벼르던 곳, 봄빛 채 가시지 않은 좋은 계절에 산악회 통해 다녀온다.
완주 고산면과 동상면 일대 산릉들, 썩 높지 않은 고도지만 하나같이 암팡지고 당찬 암릉 품고 있어, 오르내리며 걷는 맛 좋고 조망 뛰어나다. 멀리서 보는 겹겹 산릉들 윤곽 또한 절품 산수 열두폭이다. 하여 찜해둔 코스 많지만, 오가는 거리 멀고 지역교통 불편하여 갠적으론 엄두내기 힘든 곳이기도 하다.
위봉산 되실봉 서래봉 계봉산을 잇는 능선. 위봉산성이나 위봉사, 위봉폭포 등과 엮어 둘러본다면 더 의미있는 코스일 테지만 그 모두 등지고 산길 스며든다. 전반부는 좀 지루한 편이다. 기복능선 이어지는 서래봉까지 조망 트이는 곳 더러 있어도 암릉구간은 전혀 없다. 별 재미없는 코스네, 싶지만 시절은 화창사월, 계절산빛 워낙 좋으니 연두 활엽에 부서져 내리는 햇살 눈부시게 돌아보는 느낌만은 더없이 좋다.
서래봉 옆 잠시 다녀온 우뚝 암봉, 계봉산릉과 더불어 오늘 코스 하일라이트라 할만하다. 사방 조망도 좋거니와 굽어보는 산빛이 절경이다. 젖빛 감도는 초록, 신비스런 유록乳綠에서 오월 짙푸른 초록에 이르는 수채의 스펙트럼. 형용을 넘어서는 봄산빛의 그 은은함이란, 때로 과장이나 천끼에 닿기도 하는 오채의 가을빛조차 범접키 힘든 아름다움이다.
식후에 고만고만 오르내리는 계봉산릉, 바람 별로 들지 않으니 꽤나 덥게 느껴진다. 조망처 별로 없는 전반부 지나 461 분기봉 이르니 암릉 연이어 나타난다. 굽어보고 산빛과 건너보는 산줄기들..
널찍한 계봉산 정상 조망이 일품이다. 내내 보며 걸어온 동상면쪽 산릉들은 물론이거니와, 만경강 지류 고산천 감돌아가는 벌판에 자라잡은 고산과 봉동 마을들 모습이 무척 아름답게 든다.
쇠사슬 잡고 내리는 달걀봉 지나면 고산 휴양림 능선 하산길 모드, 예정된 코스는 능선 끝까지이지만
풍경 등지고 그만 물찾아 내리고 싶은 시간. 휴양림으로 내려서서 골로 들어간다.
시린 물에 개운하게 담그고... 서늘한 휴양림 숲길 잠시 걸어 산행 마무리.
위봉사 진입 도로 옆 들머리 이정표.
골이 아닌 능선을 오르는 이 코스는 복원되지 않은 위봉산성을 따라간다.
길 살짝 벗어난 조망바위에서 돌아보다.
오른쪽 잘룩한 곳이 위봉재. 일행 대부분은 저기서 산성길따라 올라갔다.
위봉폭포 보일만한 곳으로 나가 굽어보지만... 나무에 가리는 바위만 겨우 든다.
폭포 본 지점에서
귀골산릉과 귀뚤봉릉 사이 골짜기
능선 올라서면 위봉산까지 오른쪽으로 200m, 조망 없을 듯하여 다녀오지 않는다.
되실봉쪽으로 진행한다.
묵은 산성길 따라간다.
퇴락해가는 성축, 본래의 쓸모 사라지고 유적으로만 남은 저것들...
굳이 나무 베어내고 복원할 필요는 없어 보인다.
요즘 많이 보이는, 깨끗하게 복원된 성축은 생경함만 넘쳐날 뿐
한숨과 함성과 절규 잦아들고 곰삭아내린 아득한 시간성이 느껴지질 않았다.
돌벽들의 빛나는 표면, 정작 그 내부는 공허해 보였다.
지금도 조금씩 허물어져 내리는 성축따라 걷는 이 느낌이 좋다.
허물어진 성축길 오르다가..
언뜻 시야 트이는 곳으로 고개 돌리니...
동성과 운암이 겹쳐든다.
오른쪽 가까이 보이는 봉우리, 서래봉에서 수만교쪽으로 뻗는 능선의 암봉이다.
맨 뒤로 흐릿한 건 천등이나 대둔산 같은데..
가파르게 치오르면 서문에서 오는 능선마루.
오르며 뒤돌아보다.
사실 저 봉우리(558m)가 위봉산(525m)보다 더 높다. 어떤 지도엔 저 봉우리가 위봉산이다.
지금의 위봉산은 수만리쪽에서 가장 높게 보이는 맨끝 봉우리에 지나지 않는다.
서문에서 525봉(현재 위봉산)까지 이어지는 줄기를 위봉산릉이라 한다면, 가장 높은 558봉을 위봉산이라 불러야 마땅할 듯.
서문쪽 능선 만나서 돌아보다.
맷돌봉 뒤로 가장 높이 보이는 만덕산과 호남정맥 줄기. 맨 오른쪽은 고덕산과 겹치는 경각산?
오른쪽 종남산릉 너머론 모악산도 흐릿하게 보인다.
원등 귀골산릉
이이런 정상석이 맘에 든다.
그 산에서 난 돌에, 그 산 자주 오르내리며 아낄 법한 이들이 적어놓은 소박한 필체.
세간에서의 위세를 산에서까지 자랑하듯, 공수해온 거창한 돌에 거하게 박아넣은 이름표는 왠지 볼썽사납다.
충분히 겸허해져야 할 곳인 산을 모욕하는 듯하다.
서래봉 가는 길.
오른쪽 사면은 언제 산불 났던지, 홀라당 벗겨놓았다. 시야 트여 좋은데 햇살 따갑다.
정면 높은 봉이 오늘 최고봉 서래(705m), 그 왼쪽이 계봉산릉 분기봉, 그 왼쪽이 조망 좋은 암봉.
민둥 능선에서 건너본 운장 연석산쪽.
비교적 가까이(가운데서 왼쪽) 눈길끄는 연봉은 대부산.
대부산릉 뒤로 금남정맥 성봉 장군봉릉도 보인다.
위봉산릉과 되실봉.
오른쪽이 되실, 맨 왼쪽 낮은 봉우리가 위봉산(525m), 가운데 봉긋한 게 558봉.
서래봉 직전에서 건너본 암봉과 봉동 방향.
비로소 이지역의 지형 윤곽이 감잡힌다. 완주일대 이 산릉들 서쪽으로 광활한 전주 익산 벌판이 펼쳐진다.
남으로 귀뚤 너머 만덕
서방산릉
서방 종남. 힘찬 굴곡이 매력적인 육산릉이다.
서방에서 가지치는 줄기나 종남에서 이어지는 줄기들 이어가면 다시 조망암릉 있을 터이니
언젠가 어디로든 함 걸어보고 싶은 능선이다.
끝물 진달래지만 여태 싱그러운 광채 뿜어내고 있고...
서래봉에서 건너보는 계봉산 분기봉과 돌탑암봉.
암봉엔 앞서간 일행들 여유롭게 앉아있는 모습 보인다.
암봉으로 건너가며 돌아보는 서래봉
암봉 하단에서
서래봉 돌아보다
동성 운암쪽
계봉산, 꽤나 뽀족해 뵌다. 노려보는 날카로운 눈매마냥..
암봉에서 점심 먹으려 했으나 햇살 너무 따갑게 느껴진다.
분기봉 되돌아와 계봉산릉으로 향한다.
길 피한 적당한 그늘에서 점심.
부른 배 안고 다시 길 잇는다. 별 기복 없이 걷기 좋은 길이지만 좀 덥다.
내친 김에 일대 산릉들 두루 돌아보고 싶지만, 이 계절 이후론 좀 무리겠다. 바람 썩 좋은 날이면 몰라도..
오랜만에 보는 홀아비꽃대.
왼쪽이 461봉. 여태도 뾰족한 계봉산.
동성으로 이어지는 줄기 너머 정맥 능선 당겨본다.
둥두렷한 성봉과 암릉 빛나는 장군봉. 왼쪽 피라밋처럼 생긴 태평봉수대.
건너본 서방산.
누구 서방인지 참 잘 생겼네~~.
서래(좌) 서방(우) 종남(가운데).
461봉쪽 비탈암릉.
멀리 보이는 산은 (비봉면과 봉동읍 경계) 봉실산 같은데...
금남 천호산릉에서도 눈여겨 본 적 있지 싶다.
그 뒤로 희끗한 건, 익산 미륵산쯤일까?
조망 즐기며 꽤나 뭉기적댄다.
이 산악회, 너나없이 다들 여유로워 좋다.
동성산은 보이지 않고 너머 운암산릉만..
서래봉에서 북으로 이어지다가 동성산과 나뉘는 저 줄기도 꽤 그럴싸하다. 언제 저기까지 기회 닿을까?
다시, 운장 연석 북으로 금남정맥 줄기.
연석산 북릉으로 이어지는, 오래 전에 찜해놓고 아직 못가본 줄기도 (대부산릉 뒤로) 눈길 끈다.
다른 지점에서 당겨본 대부산과 운장 연석
봄빛 탐하며...
지척으로 가까워진 계봉산
오른쪽 멀리 천등 대둔도 보인다.
또 뒤돌아보다.
서남쪽, 양화 저수지 너머 전주 익산 벌판
서쪽. 봉실산과 미륵산쪽.
오른쪽 끝이 혹 대동금남정맥 천호산릉 쯤일까?
계봉산정 오르며 뒤돌아보다
굽어본 산빛
계봉산에서 보는 달걀봉.
계봉鷄鳳산을 안수安峀산으로 부르기도 하는데, 계봉산이 더 맘에 든다(현지 표지에는 안수산).
풍수상, 마주보이는 고산 일대가 지네 형상이라 하니(고산천 서북쪽 야산릉들이 지네발처럼 어지럽긴 하다^^)
지네를 제압하는 닭산(그냥 닭이 아니라 봉황닭!)이 눈 부릅뜨고 굽어보는 형국은 극히 생생하고 자연스런 이미지다.
안수安峀 역시, 그 제압의 결과 지역을 편하게 해주는 산이란 뜻이 되겠지만 묘사의 구체성이 좀 떨어진다.
봉황닭산 아래 달걀봉까지 있으니, 편안함보다야 생생함이 산이름으론 더 재밌고 낫지 않을까 싶다.
휴양림쪽으로 이어지는 줄기.
저 달걀봉, 고산면 소재지에서 바라보면 직벽 암릉 한결 드러내며 영락없이 세워논 달걀 형상이다.
고지식한 한자어 쓰지 않고, 달걀을 달걀로 부르니 더욱 참신하고 발랄하다.
뒤로 멀리 아기자기 이어지는 산줄기는 논산과 완주의 경계 이루는 대동금남 줄기일 성 싶은데
미답이라 전혀 분간치 못하겠다.
천등 대둔산 방향.
운암산 왼쪽 뒷줄 높은 곳이 써레봉쯤일까?
달걀봉. 너머로 가파른 암릉이지만 쇠사슬 등 안전시설물 설치되어 별 위험은 없다.
그래도 겨울엔 꽤 조심스러울 듯.
달걀봉 오르며 뒤돌아본 계봉산.
저기서 굽어볼 때는 호시탐탐 계봉산이더니, 뒤돌아보니 편안한 안수산이다.
전주시가는 흐려 보이지 않는다.
안수사쪽 능선 너머 고산천과 고산면 소재지
굽어본 안수사.
달걀봉 꼭지 바로 아래이니 꽤 높이 자리잡은 셈.
달걀봉에서 굽어본 가야할 능선
저 아래 암릉이 물찾아 중도 하산한 휴양림 관리소쪽 줄기.
뒤돌아본 달걀봉
휴양림 가는 능선에서 건너보다
굽어본 고산면 소재지 일대
고산천 감돌아 흐르는 가운데, 지네같이 웅크린 야산릉 등지고 자리잡은 모습이 아름답다.
다시 뒤돌아본 계봉산과 달걀봉
북쪽, 오산리쪽.
진행 능선 잦아드는 곳이다.
거쳐가게 될 휴양림쪽 암릉.
암릉에서 굽어본 휴양림
한층 멀어진 닭과 달걀
멀리 서래봉도 보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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