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 : 산수리 마을회관(09:10) - 마학골 - 마학 좌골 - 무룡산 동남릉 1284봉 조망바위(12:50 점심) - 덕유 주릉 꽃 군락지 - 무룡산(14:20) - 동향 지능선 따라 - 마학골 함수점 - 산수리(16:40)
마학골과 원추리, 두마리 토끼를 노렸더랬다.
절반의 성공이다. 둘 중 하나가 아니라 각각 반반씩.
마학골은 임도 따르지 않고 너른 암반 계류를 거슬러 오르는 재미가 쏠쏠하다. 합수점에서 무룡산쪽 좌골 접어든다.
좌골엔 이끼덮인 바위지대 등 제법 예쁜 곳도 있지만, 수량 넉넉치 않아 볼거리 썩 풍부한 편은 아니다.
특징없는 골치기 이어가다가 계획보다 일찍 본류 버리고, 비교적 오름이 완만해 보이는 두번째 지계곡으로 무룡 동남릉 향해 오른다. 한동안 수월하게 이어지는 건계곡. 허나 마루금 저만치 보일듯한 8부능선쯤부터 급격히 가팔라진다. 너덜과 산죽, 바람들지 않은 사면 치오르며 땀께나 뽑는다.
무룡 동남릉에 붙어올라도 갈길 수월친 않다. 1284봉 오름에서 진 좀 빼고 조망암봉 아래서 점심식사하며 숨 돌린다.
아래는 5년전 겨울, 혼자 다녀왔던 무룡동남릉의 기록 한토막.
무룡산 동남릉.
작년 여름 무룡산 쪽에서 들어섰다가 워낙 무성한 덤불숲에 질려 돌아선 곳이다. 이번엔 황점에서 바로 치오른다. 웬만하면 삿갓봉 넘어 월성치로 내려올까 했는데, 삿갓골재로 내려오는데도 해 떨어진다. 어지간히 팍팍한 코스.
발목 푹푹 빠지도록 쌓인 눈과 낙엽보다, 잎 진 나뭇가지 헤치고 나가는 게 더 힘들다. 사정없이 할퀴고 잡아당긴다. 흐려도 길은 길인데, 그저 방향만 알려 주려 할 뿐 무성히 우거진 꼴이 숲과 별반 다르지 않다. 여름철엔 특히 엄두내기 힘들겠으나, 저 암릉구간만은 꽃시절에 마학골과 이어 다시 한 번 돌아보고 싶다...
한참 헉헉대며 치오른 조망좋은 꽃밭, 덕유 주릉 갈림길에 서니 날아갈듯 모처럼 바람 시원하다.
원추리는 기대 이하다. 아직 덜 핀 건지 가뭄에 꽃대 자체가 많지 않은 건지...?
원추리보담 끝물 가까운 일월비비추가 오히려 볼맛이다.
여름꽃들 만발해 있는 주릉길 걸어 무룡산 오른다. 당초 예정은 동엽령까지 가서 병곡 하산이지만, 어째 좀 걷는 맛 시큰둥이다. 어저께 지리 능선에서 계절꽃 실컷 보아버린 탓일까, 낯익은 종들 총총 늘어선 꽃길에 별 감흥이 없다.
대간 접속 루트로 좋더라는 마학골 가운데 지능선 갈림에서 진행조와 탈출조로 일행 나뉜다. 우린 초행길도 하나 확인할 겸 탈출조에 든다.
지능선길은 기대 이상이다. 기복 전혀 없이 일정한 기울기로 끝까지 내려간다. 길상태도 꽤 좋은 편이라, 새로움 없이 뺀질한 주릉보다 걷는 맛 낫다.
마학 좌우골 합수부에서 느긋하게 물 맞으며 미답의 우골 올려다본다. 수량 많고 꽤 비경 숨어있을 듯하다.
우골로 올라 무룡 동남릉이나 가림봉(돌탑봉) 서릉으로 내려오는 산수리 원점회귀 코스를 그려본다.
산수리 마을회관 나서며.
얼마나 물좋고 산 좋길래 마을이름조차 산수일까..
뒤돌아보다. 회관앞에서 동네 할머니한테 들은 바로는,
산수리란 이름 아래 여기저기 흩어져 있는 몇 부락을 합치면 40여호 정도.
목하 알바중..
땡볕 포장길 무서워 계곡으로 일찍 들고 싶어 길 잡은 게 알바길..
되돌아오며 건너보는 희끗한 무룡산과 동남릉.
저 집은 안내판 총총 붙어있던 물소리펜션.
길가에 많이 보이던...
둥근이질풀이나 쥐손이풀의 꽃을 닮았는데 크기가 훨씬 작은 꽃이다.
도라지꽃도 한창이다
임도 버리고 골로 접어든다.
오호~! 청류 흘러내리는 암반이 제법이다.
땡볕 벗어나 물좋고 그늘 좋은 곳 들었으니 한참 휴식~~
계곡은 한동안 이런 분위기.
화려하거나 예쁘다기보담 시원스러운 맛이다.
다니는 이 많지 않으니 바위가 제법 미끄럽다.
이게 무슨 폭포인가?
푸른 그늘에 흰 물결
조오타~! 를 연발하며 간다.
풍성하진 않으나 이끼빛도 즐겁고..
산새님은 일찌감치 입수~~ 시원하시겠음.
층층 물길
사납거나 거칠지 않는 물길이다.
뒤돌아보아도 마냥 편안하고 시원스러운..
저 아지매는 미끄러운 발밑은 안보고 풍경만 살피고 있네~?
제법 볼만한 경관 이어진다
좌우골 합수점 즈음일까?
좌골 들머리는 물이 복류한다. 메마른 바닥이다.
물좋은 골 버리고 볼품없는 이 골짝으로 가야하나 싶어 잠시 당황한다.
그러나 금새 앙증맞게 예쁜 곳 보인다.
수석같은 바위와..
잠깐이지만 짙푸른 이끼바위도 지난다.
제법 예쁜 곳이다.
그러나 이지점이 좌골 본류에서 볼만한 마지막 지점인 듯하다.
이후 한동안 거칠고 어수선한 골풍경 이어진다.
여기도 지리산골짝 못지않게 고로수 채취에 열심이다.
조만간 골은 수량 많이 줄어들고 볼품도 없다. 실속없는 골치기에 걸리적거리는 것만 많다.
두번째 지계곡 갈림에서, 더 이상 골치기 의미가 없는 본류를 벗어나 무룡동남릉으로 빨리 붙어오르자는 분위기.
게다가 당초 붙어오르기로 한 세번째 지계곡보담 이골이 더 완만해 보인다.
건계곡 따라 오른다.
후반부, 골은 급격히 가팔라지며 급경사면으로 변한다.
또 너덜이다. 바람조차 들지 않으니 어지간히 픽팍한 오름길이다.
숨 돌리며...
지천으로 흐드러진 수국이나 망연히 바라본다.
막판 산죽과 다투며 그럭저럭 동남릉 붙어오르지만, 앞길이 수월친 않다.
1284봉 오름도 꽤 가파르다.
근데, 능선인데 와 바람이 이러코롬 신통찮노~~?
1284봉 직전 조망바위에 올라보니....
저어기 기차바위 암릉이 보인다. 기도 움막 있던 곳인데, 무룡동남릉에서 가장 묘미있는 구간.
1284 또다른 조망바위에서 보는 남덕유와 삿갓봉
오른쪽 무룡산.
이제 가파르게 치올라야할 능선이 기를 죽인다.
남령 지나 월봉 금원 등으로 이어지는 줄기. 너머로 황석 괘관 백운 등도 보인다.
다시금 뒤돌아보다
금원 왼쪽으로는 현성이, 너머로는 기백이 정상부를 드러내고 있다.
현성산, 뾰족한 봉우리가 아마 서문가바위일 듯.
햇살 따갑지만 눈맛은 시원하다.
박력 넘치는 덕유 주릉
원추리 군락지인데...
영 덜 핀 건지, 꽃 개체수가 적은 건지...
끝물 비비추가 더 볼거리다.
만만한 동네 하나 접수하러 들이닥친 한 무리의 무법자들 같네~~^^
저 계단 주변이 온통 원추리 밭인데...
눈이 어두워서 그런지 계단 서쪽은 꽃대조차 별로 보이질 않았다.
무룡산에서 건너보는 백암봉쪽
꽃길이다~~
낯익은 능선길이 별로 시원하지도 않으니 좀 시큰둥.
계곡 끝에서 보충하려 했으나 깜빡해버린 물도 부족할 듯하다.
마학골 중앙능선 삼거리에서 탈출조로 든다.
일부 구간 좀 가파른 느낌이지만, 참으로 기분좋게 쏟아지는 길이다.
물소리 퉁탕거리는 합수점에서 풍덩, 뛰어든다.
아마 석천 갈천 선생들도 올같이 더운 여름날엔 글읽기보담 몰놀이에 더 골몰하셨을 거라~~
임도따라 내려오는 길가의 매미 허물, 오랫만에 본다.
저 보라빛 꽃은 무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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