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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과 여행/경상권

영축산 외송능선과 은수샘 130828

by 숲길로 2013. 8. 29.

 

 

코스 : 지산 종점(08:25) - 반야암(08:40) - 비로암(09:05) - 외송능선 - 1060봉(12:05) - 영축지맥 - 비로암 중앙릉 들머리(13:10) - 은수샘(14:00) - 백운암 - 극락암(15:35) - 반야암 - 지산 종점(17:00) 

 

 

(경로는 연두색. 실궤적이 아니고 추정선이므로 틀릴수 있음)

 

영축산에서 죽바우등 너머까지 이르는 당찬 산줄기의 남능선들, 푸짐한 육산릉 몇을 제외하곤 워낙 가파르고 험준하여 길 되지 않을 듯하지만 사람 발길이란 게 참 무섭다. 부지런한 산꾼들 발품 덕분에 제법 등로 만들어진 것들이 있다. 외송능선과 비로암 중앙능선이 그 중 대표적이다.

선답 기록들 보면서 산빛 좋은 시절에 함 찾아봐야지 하면서 미루기만 하다가 결국 산악회 동행이다. 인원은 단출하게 딱 여섯명.

들날머리는 지산리. 주차하기 좋은 극락암이나 반야암 삼거리에 비해 멀지만 산행비용으로 좀 부당하게 느껴지는 문화재 관람료 부담이 없다. 게다가 이번 걸음으로 지산리에서 암자들로 이어지는 길들 대충 파악했다는 실속도 있다.

 

피치못할 사정으로 외송능선 바로 접어들지 못하고 왼쪽 능선을 먼저 오른다. 거대암벽 가로막혀 진행불가한 지점에서 후퇴하여, 사면 가로질러 외송능선 올라붙는다. 그러다 보니 외송릉 접속부터 암릉이지만, 유명한 와송은 보지 못했다. 

울산오바우 리본 총총하니 길 뚜렷하고 별 위험한 곳 없다. 군데군데 칼날릉이라 조망 일품이다. 봄가을빛 썩 궁금한데 기회 될런지..

중앙릉은 예전에 큰 바위봉까지 다녀간 적 있는데, 이번엔 은수샘이 목적이라 암봉 아래쪽 암릉 제대로 답사하지 못하고 대충 우회다. 역시 다른 계절에 아래서부터 함 올라보아야 할 듯하다. 중앙릉에서 은수샘 가는 길은, 길이라기보담 암릉 아랫자락 에둘러가는 어수선한 너덜비탈.

그러나 그 끝에 만난 은수샘은 천하일품이다. 몇 번을 찾아가도 지겹지 않을 신비로움 엿보인다.  

이후 예정코스 단축하여 하산이다. 꽤 더운 날씨에 알바까지 보태었으니 시간과 체력 버거웠던 탓이다. 

워낙 가문 동네, 씻을 물 찾아 막바지까지 발품께나 팔았지만 전반적으로 넉넉하고 여유로운 산행.                         

 

지산리에서 길 틀어막고 있는 통도사 초소 오른쪽으로 우회하여 한동안 농로따라 간다

 

올려다보는 영축지맥 능선, 영축산에서 죽바우등까지.

 

예쁜 고개도 넘어서~

 

 

반야암 흔들다리 건너간다.

다리 흔들리고 카메라도 흔들리고 사진도 흔들리고...

 

 

 

반야암 참한 돌탑에서.

 

도로 따르지 않고 계곡따라 비로암으로 간다.

이 동네, 어지간히 가문지 계곡에 물이 거의 없다.

 

비로암에서.

 

비로암계곡 너덜길 오르며.

기억컨데 이 길은 첨부터 끝까지 저런 상태였던 듯.

 

가파르게 능선 치오른다.

 

기대하는 바위 조망대는 나타나지 않고 가파른 숲길 이어진다.

 

저만치 희끗한 바위 보이긴 하는데...

 

허이구~ 드디어 숨차게 바윗길 붙어올라가긴 가는데..

 

단체산행도 종종 이루어진다는 외송능선이 당최 조망처도 없고

왜 리본 하나 없이 길 이리 까칠하노...?

 

옆으로 조망 트일 만한 틈 보여 슬쩍 나가본다.

오른쪽으로 바위 능선 하나 뻗어가는데 먼가 심상찮은 느낌...

조망 살피는 사이 일행은 저만치 가 있고, 딴생각할 겨를도 없이 후다닥 따라붙는다.

 

거대암벽이 앞을 가로막는다. 아마 틈새를 비집고 올라가야 할듯?

 

선두에 선 대장님, 직벽구간을 힘들게 저만치 올랐다.

그런데 더 이상 진행 어렵겠다면서 되돌아오신다.

 

딱 여기까지,

코스 짧을 듯해(^^) 잠시 연출해본 알바 시추에이션이 끝나고..

이제 당초 예정 코스 복귀한다.

사면 가로질러 오른쪽 능선으로 붙는다. 

곧장 조망바위다. 

 

대뜸 조망 빵~ 터진다.

뿌연 하늘이지만, 죽바우와 쥐바위 오룡산릉이 후련하다.

옆 능선 바위틈에선 전혀 들지 않던 바람도 솔솔 불어와 젖은 머리가 시원해진다.

 

  오른쪽 허연 저 암벽이 좀 전까지 올라보려 용쓰던 지점. 헐~~!

맨 하단 삐죽한 바위 사이가 첨 조망 엿본 곳이자, 되돌아와 사면 횡단 시작한 지점이다.  

 

알바하느라 지쳤다면서도 잘들 가신다~~

외송능선, 고소증만 없다면 별 위험한 곳은 아니다. 지금은 길 좋은 편.

 

아까 틈새로 붙어오르려 했던 암벽, 산너머 산이구만... 계단식 암벽 이어진다.

그러니까, 외송능선과 비로암 중앙능선 사이, 최상단부가 거대암벽 이루는 바로 그 능선에 잠시 들이대 본 것.

작전상 후퇴했지만 머, 혹시 모를 일. 언젠가 저 능선에도 염소길 나게 될지..?

 

 

 

 

사방 둘러보고 있노라니, 부지런히 가기 싫어 바람에 맨머리 내놓고 꾸물댄다.

 

 

벼랑에 드는 바람 좋아하는 저 처자가 젤루 농땡이

 

 

진행방향 오른쪽 영축산정과 삼형제같은 낯익은 바위도 보이고...

 

 

바람 속에서 꾸물대는 사이 앞선 일행들은 저만치 올라간다

 

 

 

서늘한 바람이 넘 좋아 갈 생각도 않는데

아이고, 굽어보는 내가 어지러버라~~

게기작, 게기작~~

 

 

병풍암벽, 일행 어느 분 말씀마따나 접었다 펼 수 있으면 저 틈새로 길 함 내 볼 텐데~~

 

바람에 들뜨고 조망에 홀려 한없이 꾸물대고 싶은...

 

 

 

우회로 두고 바로 오른다.

옆줄기에서 가로질러 붙은 외송능선, 좀 짧은 느낌이란 뜻일 터.

 

 

 

 

거의 다 올라온 듯.

단풍들거나 봄빛 어우러지면 참 기막히겠다.

 

 

뒤돌아보니, 함박등과 채이등까지 다 드러났다.

점심먹고 나서 가게 될 중앙능선 암봉도 멋지고.

 

1060봉 올라 영축산정 건너본다.

억새도 벌써 발그스레 꽃피웠다. 햇살 있다면 윤기 한층 더할 텐데...

 

신불산릉

 

바람 좋은 벼랑에서 길 막고 점심식사하고...

바로 옆 조망대에 슬쩍 올라본다.

 

함박 채이 죽바우 오룡산으로 이어지는 능선이 한눈에 든다.

맑으면 맑은 대로, 흐리면 흐린대로 좋은...

 

 

조만간 벼랑과 바위틈에 들국화 총총 피어나겠지.

언제와도 좋은 능선... 

 

 

이 암자 저 암자, 이 능선 저능선, 알바까지 보태어 우왕좌왕 골고루 맛보며 가는

백화점식 비빔밥 산행.

이제 우뚝한 암봉이 눈길 사로잡는 중앙능선 접어든다.

 

내려서며 보는 중앙능선의 암봉

 

중앙능선 암봉 오르며 돌아본 모습

 

왼쪽 함박등 방향

 

 

동쪽으로 우회하여 암봉 내려간다

 

 

숲 사이로 돌아본 모습

 

오전에 올랐던 외송능선이 선명하다

 

 

중앙능선 암봉 하단을 가로질러 은수샘 찾아간다.

뚜렷한 길은 없다. 암릉 아래 사면을 가로질러 간다.

 

산죽과 슬슬 미끄러지는 비탈, 걷기가 편치만은 않다.

바람조차 들지 않으니 갈증마저 도진다.

물 좋기로 소문난 은수샘, 은수샘, 노래하며 간다.

 

바위 넘어가는 조망처에서 진행방향 바라보며 지도 꺼내보니...

 

바로 앞 저 바위 뒷쪽이 은수샘 같다.

머잖네~

 

 

막바지 산죽숲 가로질러서~~

 

 

은수샘.

바위동굴에 물이 고여 이루어진 샘 자체도 신비롭거니와, 주변정경과 물맛 수량 모두 기막히다.

여태 본 중 최고의 고산샘터 아닌가 싶다.

 

 

한참 쉬다가..

시간관계상 능선 코스 포기하고 곧장 백운암으로 가기로 한다.

문득 여유로워진 일정,

능선조망터에서도 쉬고, 쉼터좋은 백운암에서도 한참 쉰다.

 

 

 

백운암 하산길에

 

극락암에서

 

반야암으로 되돌아가는 길에 본 무참히 꺽인 소나무

 

많이 가문 계절, 발품 좀 팔아 용케 물 찾아 씻고...

아침에 왔던 길 거슬러 지산리로 간다.

 

 

덥다 덥다 해도 계절은 어쩔수 없는 듯, 나락은 잘도 여물어 간다.

 

지산리 솔숲.

저토록 아름답지만, 누구의 노력과 어떤 희생으로 저리 좋이 가꾸어졌는지 알지 못하니...

통도사 일대 솔숲을 바라보는 느낌이 예전처럼 늘 즐겁지만은 않다.

 

 

 

종일 희뿌옇던 하늘...

등지고 가며 뒤돌아본 산릉들의 윤곽이 눈길 사로잡는다.

계절 바뀌면 불현듯 낯설고 새로워질 산하이기에

오늘 내 무딘 기억에 잠겨드는 것은, 겹겹 마루금으로 추상한 저 불변의 윤곽 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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