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 : 활인동치(08:40) - 부귀산(10:10) - 600봉(점심) - 가정고개(12:18) - 오룡고개(12:55) - 665봉(13:43) - 620봉(14:40) - 주화산(정맥분기봉 14:50) - 모래재(15:03) - 모래재 휴게소(15:10)
대체 어디서 오는가, 저 무량 봄빛.
또다시 집짓는 나무들, 지상에 닿은 비리고 캄캄한 내부를 열어 하늘을 만들어 올린다.
봄은 메아리다. 저 빛의 세계 배후 혹은 그늘을 헤아려 본다.
외부를 향한 제 얼굴을 채색하며 더욱 깊고 어둡고 단단해져갈 그 허공이라니.
지난 겨울, 같은 코스 진행하려다 눈 때문에 오룡고개에서 중단했었다.
봄빛 좋은 사월 하순에 다시 산길 잇는다. 연두 너머 바라보는 마이산릉과, 부귀산에서 굽어보는 겹겹 산줄기가 그시절 무색토록 낯선 산빛이다.
부귀산 이후 조망없는 산길조차 봄빛 고와 지루한줄 모르고 간다.
오룡고개 지나 미답구간, 꽤나 기복이다. 은근히 땀 뽑는다. 허나 두어군데 조망 트이니 흐려진 하늘빛 대신 가늠해볼 먼 산릉 있다.
지난 가을 단풍 기억 생생한 주화산 거쳐 호남정맥 눈꼽만큼 시작해두고, 모래재로 휴게소로 내려선다.
멀고도 오래 궁금했던 길, 비로소 시작되는 어느 봄날.
오르며 돌아본다.
지난 겨울엔 생태통로 위로 올랐는데 이번엔 조금 동쪽이다.
길옆 물기 머금은 각시붓꽃.
전망정자에서 돌아보다.
비 온후의 숲내음이 싱그럽다.
눈꽃 기억 아직 생생한 길, 물씬 짙어지는 연두봄빛 한껏 들이마시며 기분좋게 간다.
산소에서 돌아보다.
요새같은 마이종합학습장 뒤로 마이산릉이 기이한 윤곽 드러낸다.
비 오고 갠 날씨라 운해라도 좀 깔려주길 은근 기대했지만, 그런 행운까지는 닿질 않는다.
동쪽 산릉들.
운해 아니지만 푸르스름하게 깔린 아침안개가 나름 분위기 돋구어 준다.
멀리 보이는 산릉, 남덕유 방향이지만 늘 보던 모습 아니니 확신은 없다.
조망에 취해 걸음 멈추는 일행들
산비탈 시원하게 벌목해 놓아 조망좋은 능선따라 한동안 간다.
봄빛 물씬한 산자락 너머로 굽어보다.
진안읍내쪽
성수 시루 덕태 능선을 왼쪽으로 비켜두고 마이산이 우뚝하다. 생김 워낙 기이하여 언제봐도 싫지않는 산.
암수마이에서 나봉, 광대봉까지 전능선이 드러난다.
피고지는 진달래와 철쭉 너머..
멀리 부귀산도 모습 드러난다. 직벽조망바위 특징있는 윤곽 때문에 잘 식별되는 모습이다.
연두 받쳐놓고 다시금 돌아본다.
좀 텁텁한 날씨지만, 기대했던 연두봄빛 그대로라 룰루랄라 기분좋게 간다.
부귀산 직벽은 사라졌다 다시 나타나고...
한동안 걷기좋은 길..
똑딱대느라 앞사람과의 거리 자꾸 멀어진다. 허나 어쩌랴, 봄놀이 지대로믄 그만인 걸.
다시 돌아보고..
마이도 마이지만, 바로 건너 능선 봄빛이 더 애틋하다.
연달래 총총
눈맛 푸짐한 마이, 고도와 각도 조금 바뀔 때마다 돌아본다.
우회하여 오르는 산길, 한 고개 넘어 시야에서 사라지기 전에 함 당겨본다.
봄 마이산, 벚꽃시절에 몇 차례 능선 걸었지만 이렇듯 멀리서 보긴 첨이다.
이제 한동안 조망없는 숲길.
마이산 사라진 자리, 좌우 산비탈 울긋불긋 물드는 절창 봄빛이 대신한다.
끝물 진달래가 반겨준다.
빛깔 많이 가신들 어떠랴, 반갑고 즐거우면 그만이지..
보랏빛보다 덜 흔한 노랑붓꽃
산정 십여분 전, 길옆 전망바위에서 부귀산 올려다본다.
일행들 목소리 들리는데 아쉽게도 보이진 않는다.
비탈산빛 굽어본다. 산벚 참 많다.
오른쪽 멀리 만덕산과 남으로(왼쪽) 이어지는 호남정맥.
산소있는 부귀산정 지나쳐, 운장산 건너보이는 조망대로 곧장 간다.
운장연석산릉이 그런대로 선명하다.
봄산릉 너머로 보는 운장은 또다른 맛이다.
연석으로 이어지는 금남정맥. 봉봉 짚어낼 안목은 못 되고, 보룡고개와 황새목재 정도가 그럭저럭 가늠된다.
지난 가을 비에 젖은 단풍숲길 따라 꿈길처럼 걸었던 능선, 이 산악회 정맥산행 첫 참가였던지라 더욱 각별한 기억이다.
역시 오늘의 주연, 마이산.
광대봉 뒤로 걸리는 내동산도 눈길 끌지만, 발아래 겹겹 부챗살로 펼쳐지는 산릉들이 장쾌한 고도감과 함께 눈부신 봄빛으로 육박한다.
발길 떨어지지 않는 절승 조망처다.
다시, 만덕산(가운데) 방향
이후 한동안 조망없는 기복 능선. 돌아보는 부귀산릉이나 오른쪽 멀리 운장산릉 모습 궁금한데 시원하게 시야 트이는 곳 없다.
그래서 좀 덥고 지루하게 느껴지기도 하지만...
시절이 워낙 좋다. 숲 사이로 굽어보고 건너보는 활엽산빛이 기막혀 지루한 줄 모르고 걷는다.
길옆 바위에 까치발로 서 보니 용케 부귀산 윤곽이 잡힌다.
정곡제 너머 마이도 그럭저럭..
숲 사이로 보는 산빛.
사진이야 허접하지만, 오후와 달리 아직 햇살 좋았던 때라 실눈 뜨고 자주 기웃거리며 간다.
능선에도 끝물 진달래 아직 남았다.
지난 겨울 러셀하며 헉헉 걷던 곳인데..
어린 것들은 다 귀엽고...
590봉 우회하고 600봉 지나 오룡고개 항하여 우틀.
가정고개 내려서기 전 왼쪽 벌목지대 너머로 모처럼 시야 훤히 트인다.
지금 걷는 산줄기 너머 (짐작컨데) 오룡고개 이후 진행할 능선까지 한눈에 든다.
만덕산도 다시 보인다.
가정고개 지나 봉우리 넘어 돌아보다
오룡고개 머잖은 지점, 산빛 고와 돌아본다
고사리도 한창
홀라당 벳겨놓은 산자락 끼고 간다.
간벌도 아니고 산불 났던 것도 아닌 듯한데, 목재 쓰려고 벌목했을까?
오룡리 이름모를 저수지 굽어보니... 못둑따라 벚꽃 한창이다.
오랫만에 만나는 구슬붕이.
오룡고개 전 마지막 봉우리 오르며 고개 이후 가야할 능선 건너보다
이름모를 꽃. 무척 예쁘고 상당히 많이 보인다.
흥미로운 건 꽃술이 보이지 않는다는 점.
오룡고개 내려서기 전 석축 있는 봉우리, 꽤 울창하니 우거진 숲이 인상적.
오룡고개 생태통로 건너며 오늘도 한마리 짐승이 되다.
아마... 내동산?
묘지 일대는 양지꽃 군락
조팝?
건너편 산릉. 665봉에서 이어지는 줄기.
진행방향
올라야 할 665봉 전 봉우리 줄기에 암봉인 듯?
이때만 해도 함 가볼까, 했는데 숨차게 치오르고 나니 덧정없었다.
비탈산빛이 좋은데... 햇살이 시원찮다.
다시 숲으로 들어..
숨차게 오른 560봉에서 돌아보다 .
650봉에서 오룡고개 내려서기까지 능선과, 그 뒤로 부귀산이 시야에 든다.
당겨본 부귀산
이후 다시 함 더 숨차게 치올라야 조망 트이는 665봉.
턱골봉(성지 10만지도엔 덕골봉)이라 문패 하나 걸렸는데, 꽤 조망 좋은 봉우리.
진행방향 봉우리 왼쪽엔 만덕산, 오른쪽 멀리 운장산이 걸리고..
지나온 능선과 부귀산은 숲 사이로 뒤돌아보이고..
운장산릉에서 서남쪽으로 뻗어내린 줄기들은 훤히 시야에 든다.
665봉 내려서며 뒤돌아보다
숲 사이로 보는 만덕산
이제 그럭저럭 산행 막바지, 하늘엔 구름 많아지고 은근히 후텁한 날씨.
꾸역꾸역 걷는다.
조망없는 641봉 치올라 숨돌리며 바라보니... 정면 숲 사이로 620봉 산불초소 보인다.
오후 들어 시야는 더 못해졌지만 은근히 기대품어 본다.
우회로에 리본들 우수수하지만, 금남호남정맥 마지막 조망처이니 망설임없이 치올라간다.
산불초소와 삼각점 있는 620봉.
맘 같아선 주변 나무들 확 좀 더 쳐냈으면 싶은데, 이나마 어디랴 싶어 감지덕지다.
부귀산 쪽.
641봉 산자락따라 길 나 있는데, 아마 근래 개설된 듯 맨흙 드러나 있다.
지나온 능선
모래재 휴게소와 호남정맥 이어가는 만덕산쪽.
서쪽
운장산쪽
임도 지나가는 조약치 고개
주화산 오르며 건너본다. 멀리 보이는 건 아마 운장산일 듯.
금남과 호남 정맥 분기봉 주화산.
계절 바뀌어 몇 달만에 다시 서니 감회 새롭다.
헬기장에서 돌아보는 620봉과 641봉
호남정맥. 몇 걸음이나마 시작해 놓는다.
모래재
모래재 내려서는 길, 돌아보는 끝물 벚꽃이 곱다.
먼저 내려오신 일행분들 배려로 언감생심 기대도 못했던 시원한 계곡물에 발까지 담근다.
개운하게 씻고 모래재 휴게소 마당으로 오니, 동로 오미자 막걸리와 별미 하산식이 푸짐하다.
부른 배 두드리며 얼근하게 취한 눈으로 올려다본다.
오후햇살 탐하며 아직 싱싱하게 피어있는 진안고을 목련꽃 아래.
먼산행 뒷자리가 아니라 삼삼오오 여유로웠던 상춘의 한나절만 같은 느낌...
돌아오는 몸과 마음 더욱 가볍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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