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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과 여행/경상권

구미 장천 천생산 130321

by 숲길로 2013. 3. 23.

 

 

코스 : 장천 신장리 작골마을(10:00) - 북동능선 합류(10:30) - 조망처 왕복(15분 걸림) - 통신바위(11:30) - 천생산정(12:45) - 미득암 - 서릉 사각정자(점심) - 정상으로  되돌아와 - 산성길 따라 - 동남능선 286봉(14:50) - 196봉 능선 조망처 왕복(20분 걸림) - 전망대(15:25) 왕복 - 옥산장씨 묘지군(15:50) - 산길 벗어남(16:25) - 출발지(16:30)   

 

 

코스 길지 않은 근교산이라 정히 갈데 없으면 소풍삼아서나 다녀와야지... 미루고 미루던 산.

기온 떨어지고 맑은 날 골라 다녀온다.

통상 구미 인동쪽에서 많이 오르는데, 예전에 업무상 자주 들락거렸던 그 지역은 넘 번화한 도회라 산행 들머리로 좀 마뜩찮았다. 게다가 천생산 서쪽에 구미공단이 남북으로 길게 포진하고 있다. 산업도시 지역민들 운동삼아 산책삼아 자주 찾는 코스이니 깊은 맛 느낄 수 없음은 어쩔 수 없다.

그래서 장천쪽에서 준원점회귀하는 코스 그려 보았는데, 예상대로 붐비지 않고 깨끗한 등하산로가 썩 맘에 든다. 구미쪽 능선에 비해 산세는 더 힘차고 발길은 덜 닿아 깊고 깨끗한 맛 있다. 천생산의 주된 얼굴, 길게 가로뻗은 자연성벽 올려다 볼 곳만 없을 뿐, 조망 또한 곳곳에서 아주 좋다.  

그러나 장천 또한 산업도시 구미의 일각이다. 산업현장 소음 시끄럽고 하천에선 불쾌한 냄새가 난다. 대도시 시내산의 불가피한 점이다.

 

뱀다리 :

주 코스는 장천 신장리에서 준원점회귀이나, 조망 살피러 곳곳 왔다리갔다리 했다. 부지런한 걸음 서너시간이면 될 길을 무려 여섯시간반 걸렸다.

크지 않고 아기자기한 산은 하루 시간 넉넉히 투자하여 알뜰히 둘러보아야 마땅하다, 고 여기는 순주관적인 태도의 결과다.

 

들머리 신장리 작골 마을 뒤로 천생산 정상부도 보인다.

사진 오른쪽 산자락으로 곧장 붙어오르려 했으나 비집고 들어가기 마땅찮다. 빈틈없는 집들과 울타리쳐 놓은 밭. 게다가 집집마다 웬 개들 그리 짖어대는지...

하는 수 없이 오른쪽 길따라 잠시 우회한다.

 

사진 가운데 트럭 있는 곳이 출발지점.

저기서 이곳까지, 백미터도 되지 않는 거리를 바로 오지 못해 왼쪽 길따라 빙 돌아 수백 미터 우회했다.

 

산소 뒤로 걷기 좋은 솔숲길이다.

잠시 가면 송전철탑 만나고, 마을 안쪽부터 이어지는 듯한 너른 임도 접어든다. 철탑관리용 길 같다. 

 

천생산 모습 궁금해 길 살짝 벗어나 기웃거리다

 

진달래도 총총 피어나고 있다. 확실히 올해는 꽃이 빠르다. 게다가 유난히 풍성하고 예쁠 듯하다.

 

두번째 철탑 있는 곳에서 본리 쪽으로 뻗은 북동능선 합류한다.

정상쪽으로 진행하다 돌아보니 반대방향으로 조망바위 보인다. 머잖으니 다녀오기로 한다.  

 

전망바위에서 보는 진행방향. 오른쪽 뒤로 보이는 건 금오산릉

 

가운데 멀리 냉산 능선. 즉 팔공지맥 흐르는 방향이다.

희게 보이는 곳은 작년 가을 불산누출 사고 있었던 4공단.

 

멀리 갑장산 방향이긴 한데... 그 쪽은 갑장산 제외하곤 가본 곳 없어 잘 모르겠다.

 

되돌아와 가던 방향으로 진행한다. 얼마 안 가니 또 조망 트인다. 모처럼 맑은 날씨라 아주 볼 맛이다. 

 

북쪽.

 

팔공산쪽. 당겨본다.

썩 흥미로운 모습이다.

높지 않은 산에서 높은 산을 보니 제 높이가 느껴지지 않는다. 높이 올라 굽어보면 제 높이를 어느 정도 드러낼 텐데...

반면 가까운 산은 한결 높아보인다. 고도의 원근법이랄까.

여하튼 팔공산이 저리 앙증맞게 보이기도 쉽지 않을 터.

팔공산과 가산 사이, 근래 중앙고속도 이용하면서 눈여겨 둔 봉우리 있다. 아래 사진 별표한 곳.

가산에서 북으로 뻗어나온 팔공지맥인데, 생김 특이하여 자세히 보니 양방향 바위였다. 조망 궁금한 포인트쯤이다.

가산 복수초 시절 되었으니 함께 묶어 조만간 답사해야지... 싶은데 맘대로 될지 모르겠다.

 

 팔공산 동봉과 시설물 앉은 두 봉우리가 뚜렷하다.

 

성축도 보인다. 아마.. 천생산성 북문 부근쯤일까?

 

유학산릉이 대충 드러난다. 오늘 예서 보기에 가장 위세 대단한 능선이다.

 

능선 살짝 우회하는데, 고집스레 능선 따르면 조망대 놓친다.

 

조망바위에서 보는 천생산릉

 

천생과 유학

 

다시 뒤돌아보다. 멀리 군위 산릉들 몇 낯익다.  

 

천생산릉. 오른쪽이 통신바위.

 

다시, 냉산 베틀산 방향

 

당겨본 모습

 

천생산릉, 본리쪽 끝자락이 보인다. 저 끝에서부터 오르는 것도 재밌을 듯.

 

통신바위 오른쪽 금오산.

 

장천쪽 흥미로운 산릉 보여 당겨본 모습. 높이에 비해 제법 근육질이다.

지도 찾아보니 금정산. 팔공지맥과 이어 한 코스 만들만 하겠는데, 일단 찜해 둔다.

 

조망처 줄줄이 나타난다. 진도 나질 않는다.

 

통신바우와 금오. 금오산 오른쪽 능선에 뾰족한 봉우리 있어 찾아보니... 금오지맥 제석봉.

뾰족하니 조망 좋은 산일 듯한데, 역시 일단 찜.

 

걷기 좋은 숲길 지나서..

 

 돌아보다

 

 

당겨본 통신바위

 

바로 위에서 굽어본 통신바위. 앞에 바위는 눈감은 코주부 얼굴같다.

통신이란 이름은 예사롭지 않는데, 지리산 통신골이 그러하듯, 하늘과 통하는 곳 아닌가. 임란 때 어느 장군의 기도처 쯤이었을까?  

 

젖어 미끄러운 비탈길, 밧줄 잡고 내려 통신바위로 건너간다.

 

통신바위에서 보는 금오 영암 선석 비룡 능선. 왼쪽으론 불꽃 좀 퍼져보이는 가야산이 흐릿하다.

당겨본다.

 

 

구미시내 방향 산줄기. 산책로로 멋진 솔숲이다.

저 능선에서 보는 천생산릉이 눈맛은 좋을 터.

 

통신바위의 두번째 바위봉. 등에 무얼 업고 있는 듯...

 

통신바위에서 이어지는 능선. 조망바위 보이는데, 저기서 보는 북서능선 모습 궁금하여 다녀올까 말까... 한참 망설인다.

결국 포기. 부실해 뵈는 밧줄 잡기도 싫고, 앞으로의 진행 코스에서도 해찰 많을 듯하여서리...

 

지나온 저 능선 옆모습이 궁금해서 그리 망설였던 것.

 

꼭지에는 오르지 못하는 통신바위

 

 

통신바위에서 돌아오며 보는 북면. 봄과 겨울이 함께다.

 

 

 

이제 천연성벽 따라 간다.

길은 뺀들하지만 솔숲 예쁘다.

 

벼랑도 함 굽어보고..

 

모처럼 추워진 날씨라 그런가, 아무도 없다.

누군 춥다고 좋아라며 조망 보러 오고, 누군 춥다고 안 오고... 참 제각각.

 

여차하면 기웃거리며 간다. 미득암보다 저 모습이 더 좋다.

 

 

뒤돌아보고..

 

 

천생산성 성축도 보인다.

 

 

 

 

 

 

산신령들 공기돌 삼아 갖고 노실만한 마당바위들

 

성축 잠시 기웃거리다. 현재 복원공사중.

동문?

 

돌아보다

 

근육질 금정산 뒤로 금성 비봉산, 가운데 뾰족한 두 봉우리 군위 매봉산, 오른쪽 뒤로 선암산릉,  오른쪽으로 옥녀봉과 조림산... 당겨본다. 

전체적으로 동서축 이루는 건 팔공지맥.

예서 이렇게 보니... 팔공지맥 일부 능선들 어떻게든 엮어서 함 밟아봐야겠다는 욕심이 든다.

   

맨 뒷줄의 금성 비봉과 선암이 한결 뚜렷하다(아래 사진)

 금정산릉도 볼수록 인상적이다.

 

나중에 가야할 능선, 도 잘 생겼다.

 

 

 

 

 

 

저 끝 벼랑이 미득암(자세한 유래는 아래 천생산 안내문 참고)

 

 

 

 

 

여기엔 미덕암米德岩이라 되어 있다. 그런데 보통 미득암米得岩이라 쓰는 듯하다.

어느 쪽이든 무방하지만, 후자가 좀 더 함축이나 운치가 있어 보인다.

 

미득암

 

당겨본 냉산. 뒤로 청화산릉도 겹쳐진다.

 

미득암에서 지나온 길 돌아보다

 

천룡사와 낙수지. 너머로 보이는 산릉은 봉두암산과 숲데미산.

봉두암산도 함 가보고 싶은 곳인데, 가본지 오랜 유학산과 이어서 함 돌아볼만할 듯. 

 

 검성지 좌우 능선. 부드러운 능선에 솔숲 울창하니 산책로로 그만일 듯.

 왼쪽 능선 어디쯤 천생산릉 좋이 올려보이는 곳이 있을 듯하여 다녀오기로 한다. 결국 사각정자 있는 곳까지 간다(사진 왼쪽 가운데 하얀 점).

 

 

내려서며 돌아보는 미득암

 

나중에 되돌아와 진행할 능선 다시 함 보고..

 

 

 

계단 내려서며 보는 미득암

 

 주등로 벗어난 조망바위에서 올려다보다

 

 

이런 솔도 보이고...

 

주등로는 밴질밴질...

 

대충 조망 나오는 곳에서 돌아보다.

 

또다른 각도에서. 미득암이 새부리처럼 뾰족해졌다.

 

정자 있는 조망포인트에서.

벤치에 앉아 하늘성채 올려다보며 점심 식사...

 

다시 정상부 올라가며

 

정상으로 되돌아와 가야할 능선 굽어보니... 

286봉 분기 능선에서도 조망 아주 좋을 듯하니 다녀오기로 하고.

멀리 선암산 오른쪽으로 더 흐리게 보이는 산릉이 멀까... 자세히 보니, 흐미!

옥녀봉 뒤로 방가산, 보현산과 면봉산, 조림산 뒤로 기룡산 같다. 그리고 맨 오른쪽 뒤로 화산.

 

그런데 가야할 능선으로 길이 바로 이어지지 않는다. 벼랑인 탓이다. 산성길 따라 안부까지 가서야 사면따라 길 이어진다.

 

산성길 따라가며 보는 바위. 역시 출신 궁금해지는 모습들이다.

가령 저런 모습들... 

거대한 우주선의 선복 같아 은근히 SF적 상상력이 동하는가 하면, 

선사시대로부터 복원된 거대 포유동물의 아랫배 같기도 하여 뜬금없는 고생물학적 상상력도 동하는데...

그러고 보니, 궁극의 기계는 바로 진화에 진화를 거듭하는 생체 아니었던가?

 

산행기에서 아주 곁다리로 빗나가는 얘기지만,

작년에 개봉했던 영화 <프로메테우스>는 그런 진화기계로서의 인간과 생체에 관한 의심을 창조주에 대한 호기심으로 절묘하게 포착한 수작이었다. 진화하는 생체기계인 인간이, 나 아닌 모든 타자를 지배하거나 파괴하는 폭력기계 에일리언과 결코 다르지 않는 존재일 수 있음을 암시하는 게 전작<에일리언> 시리즈였다면, <프로메테우스>는 진화의 궁극으로 등장한 에일리언이 궁극의 기원이라는 신적 괴물과 한통속이자 영원한 천적임을 노골적으로 제시한다.

저러한 관점으로 인간종을 본다면, 모든 생체의 진화동력은 적응이 아니라 어쩌면 자기혐오 아닐까? 싶은 생각도 든다. 그게 아니라면, 윤리란 건 진화의 필연적 산물이 아니라 특정한 진화 계열의 한 때만 번성하고 사라지는 흔적기제일지도.   

거울에 비친 자기 얼굴을 보며 진화하는 괴물... 에일리언 혹은 인간, 신적 능력을 가진 엔지니어 혹은 창조주.

자식이 아비를 잡아먹고 아비가 자식을 삼키려는 진화의 역사에서, 지배와 파괴와 창조의 능력은 필시 서로 다른 것이 아닌 게다.            

 

능선따라 갔다가 산성따라 돌아오는 것도 묘미가 있다.

 

 

저 능선 분기지점은 지났다. 안부까지 가서야 길 이어진다.

진행방향은 세월지 쪽인데...

세월지는 어디일까? 그 연못가는 대체 어떤 세월이기에 그 이름일까?

 

길 아주 예쁘다. 봄빛 파릇하니 가을빛도 참 고울 길이다.

 

능선에 접어들어 돌아보니... 과연 반티산이다. 딱 반티 엎어놓은 모양이다.

 

다시, 장천쪽

 

볼수록 재밌어서리...

 

 

진행방향 두 봉우리, 다 조망처 불거져 있다.  앞봉은 아래위 2단 조망이다.

 

길도 꽤 호젓하다. 오후의 솔숲길, 심호흡하며 간다.

물오르는 산길, 시절은 봄봄...

진달래 많은 산이다. 덥기 직전까지는 참 좋겠다.

 

286봉 분기점의 표지. 하장리 방향으로 조망보러 다녀온다.

 

 286봉 지능선에서 보는 천생산릉

 

올랐던 방향 산릉. 저 두 철탑을 거쳐 올랐다.

 

산사면 혹은 옆구리에 새겨진 바람의 흔적, 아니 태고적 큰물결 지나간 빗금무늬들.

 

보고 있노라니, 저 산의 이름 유래를 알 것도 같다. 하늘이 낳았다는 천생산天生山.

성벽 아래 바위들 볼 때는 큰물결 헤치고 솟아오른 산이라 믿고 싶었는데, 마냥 쓸어내리며 산과 함께 기울어져갔을 그 바람소리를 생각하면, 하늘이 낳았다는 쪽에 더 기울어진다. 똑 잘라 떨어져 내렸을 산, 산마루 저리 거침없으니 허공이 쓸고 또 쓸어 벼랑 깍은 산.

그런갑다. 세상 일을 우리가 다 알 수 없으니,

만사가 우리 사는 땅에서 이루어지는 거 같아도, 하늘에서 이루어져 땅으로 남겨지는 일도 더러는 있는갑다. 천생산이 천상 그런 산인갑다. 

 

근데 저 절, 넘 시끄러웠다. 아리랑을 끝없이 틀어댄다. 산에서 고성방가하는 절이라니... 

 

되돌아와야 할 지점까지 나가 저어기, 베틀산 쪽 좀 당겨본다.

올망졸망 산세 예쁜데 철탑들이 좀 징그럽다.

 

286봉 분기점으로 되돌아오다

 

다음 봉우리 조망처에서

 

지나온 능선 각이 좀 더 열렸다. 시원스러워 당겨본다.

 

금오 영암도 넣어서..

 

바위벽 구멍이 특이해서리..

 

 저 봉우리는 주등로 벗어나 있어 잠시 다녀와야 한다.

허나 저기가 오늘 코스 후반부에서 가장 빼어난 조망대이므로 잠시 발품 전혀 아깝지 않다.

 

 

 그 조망대 부근은 널럴한 솔숲이다. 지역민들 발길도 많은 듯. 

 

 

 

 

 

 

당겨본 장천 금정산. 오른쪽 뒤로 흐린 건 비봉 금성산릉

 

볼 거 대충 다 본 듯하니 이제 부지런히 하산.

유학산릉 갈림길 지나 옥산장씨 묘지군 만난다. 일대 산자락이 전부 이 집안 선산인 듯.

근데 산소가 하나같이 으리으리하다. 무슨 왕족 묘역같다.

 

 

저 집안 산소 땜에 길이 좋은 듯하다. 대부분 구간이 임도다.

 

그 집안 또다른 산소에서 건너보는 유학산 자락과,  팔공지맥 예의 그 조망바위봉

 

진달래 총총 피어나는 길 따라서...

 

마지막 구간, 독도에 유의해야 하지만, 굳이 제 능선 고집할 필요 없을 듯하다.

널럴 산소길 따라 좀 비켜 내려서도 될 터인데, 애초 맘먹은 날등 고수했더니 하산지점이 영 못마땅하다.

 

이 지점으로 내려선다.

헌데 쓰레기를 묻은 걸까? 역한 냄새가 난다. 

후딱 벗어나서, 왼쪽에 보이는 도로 접어들어 개천 옆 포장도로 따라 출발지로 되돌아가는데... 개울에서도 냄새가 난다. 

결과적으로 판단컨데, 

마지막 조망봉 들렀다가 되돌아가 286봉 지능선으로 196봉 거쳐 내려오는 게 낫겠다. 길 좋고 조망 좋고, 등로 안내도 잘 되어 있다(하산지점 이정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