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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과 여행/경상권

구미 도개면 만경산 장자봉 문암산 130317

by 숲길로 2013. 3. 20.

 

 

코스 : 도개면 월림 궁기 갈림길(09:00) - 산불초소(09:20) - 268.1봉 전 조망바위(10:00) - 통신탑봉 조망바위(10:55) - 팔공지맥 합류(11:10) - 만경산 왕복(35분 걸림) - 열재(십령 12:15) - 장자봉(12:45 점심) - 팔공지맥 분기봉(13:55) - 문암산(14:40) - 도개리 갈림봉(15:20) - 돌탑봉 - 212.2봉 - 궁기 농암마을(16:00)

 

 

지난번 청화산 냉산 다녀오는 길에 본 오후햇살에 빛나던 문암산 암벽이 인상적이라 그려본 코스.

팔공지맥이 그 뒷줄기 장자봉 만경산으로 이어지니, 지도 펴놓고 들여다보다 원점회귀 한 코스 만든다. 자료 찾아보니 딱 그 코스로 자상한 기록까지 있다.

문암 만경 중 어디 먼저 오를까 하다가... 설악산 만경대 연상시키는 이름의 조망 궁금하여 그쪽 먼저 오른다.

 

월림리에서 오르는 만경산, 호젓한 솔숲길 내내 이어지는데 조망처는 딱 세 군데다. 순사이산 갈림 직전 산불초소와 268.1봉, 그리고 통신탑 있는 470봉이다. 거리에 비해 적은 숫자지만, 쾌청 날씨라면 황홀한 조망 제공할 포인트들이므로 실제론 별 아쉬움 없다. 아쉬운 건 정작 이름만으로 잔뜩 기대 머금었던 만경산이다.

만경은 쉬운 이름이지만 흔한 이름은 아니다. 그만치 이름이 넘보는 경지 만만치 않음이다. 그러나 구미 만경산의 실제는 허명에 가깝다. 물론 조건은 충분하다. 서쪽은 남북으로 길고 유유한 낙동강, 북에서 동으로는 경상도의 대표적 평야 안계벌이 자리잡고 있다. 즉 남쪽 제외한 삼방의  풍광을 아름답고 속시원히 굽어볼 고도이다. 허나 옛날에는 그랬을지 모르나 지금은 그렇지 못하다. 딱 어중간한 조망이다. 기대 컸던만큼 더욱 답답할 따름이다.  

 

오늘 코스의 백미는 만경산권 벗어나 장자와 문암을 잇는 솔숲암릉 구간인 듯하다. 종주꾼들 봉봉 찍고 부리나케 달려가는 팔공지맥이지만, 사철 푸른 산빛 감도는 한구비 한구비가 더없이 깊고 아름다운 산길이다. 곳곳 벼랑 조망대 있으니 건너보고 돌아보는 눈맛 또한 일품이다. 특히 문암과 냉산의 남다른 뒷태는 꽤 그럴듯한 윤곽과 더불어 은근한 비경을 예감케 한다.

팔공지맥과 헤어져 문암산권 접어들면 본격 조망 코스 열리고, 서남으로 잿빛 바위벽 드리운 문암산 정상부는 전구간이 조망 포인트며 기암 전시장이다. 그 옛날 이 산은 어디 있다가 불쑥 솟아 오른 걸까? 지금 비록 산정을 이루고 있지만, 한 때 바다나 물과 더 친했을 듯한 바위들... 베틀산 상어굴 일대와 비슷한 느낌 풍기는 그것들은 빛깔과 형태 신비로워 못내 기웃갸웃거리게 한다.

 

문암門巖이란 산이름은 어디나 흔하다. 멀리서 보면 이 산 역시 가운데가 약간 꺼져 하늘 향해 문 두짝 걸린 듯 멋스럽다.

자연에서 낯익은 사물의 형태를 보는 건 누구든 언제나 가능하지만, 이전 시대에 문암門巖은 문암文巖의 상징으로 노릇하지 않았을까 싶다. 그 경우 문암은 문필文筆과 비슷한 의미를 띠고 형태만 달리하게 된다. 꼭지 뾰족하면 문필이 되고 넙적하면 문암이 되는 것이다. 

그 시절, 산이름 지을 권리를 가진 이들은 적어도 양반사대부 계층이었을 것이다. 초동목부들이 생김따라 산이름 불러대도, 궁극 그 의미를 확정하는 건 저들이었을 터이다. 출사를 꿈꾸는 독서인인 그들에게 가장 강력한 문의 상징은 등용문이다. 특히 그 문이 하늘에 닿는 산정일 바에야.

마을 뒤로 우뚝한 문필봉 혹은 문암산 바라보며 저마다 출사의 꿈 다지며 의지 가다듬는다... 

그래서 풍수는 과학이 아니지만 형태심리와 특유의 감응논리에 입각하여 인문의 한 영역을 확고히 차지하고, 여태도 저리 완강한 설득력을 구사하는 듯 싶다.

 

산악회 퍽 가고싶은 코스가 있었지만, 집안 행사 땜에 가까운 곳 찾아 후딱 다녀온 장자 문암산.

기대 이상 만족스런 코스라 조망 좋은 때 꼭 다시 함 더 가보고 싶다.  

 

농로 따라 만경산릉 끝자락으로 향한다.

굳이 들머리 찾지 않고 길쭉한 건물 뒤 대숲으로 바로 붙어올랐으나, 우거진 계절엔 왼쪽 마을로 접어들어 산옆구리 산소길로 오르는 게 수월할 듯.

  

잠시 오르면 산불초소 앞에서 시야 트인다. 냉산과 청화산(좌) 돌아본다.

 낙동강 오른쪽 멀리 금오산도 흐릿하다

 

 길 상태는 그저 그렇다. 등로 뚜렷하지만 솔숲 사이 잡목 걸리적거리는 구간 더러 있다. 날씨 더워 둥둥 걷고가니 팔께나 긁힌다. 

 

                                                  268.1봉 직전 암벽을 오른쪽으로 우회해 오르며

 

암벽 위 전망바위에서 돌아보다.

짐작컨데, 두 봉우리 봉긋한 형제봉, 오른쪽은 옥녀봉

 

옥녀봉 오른쪽으로 갑장산

 

다시, 낙동강쪽

 

진달래 봉오리도 맺혔다. 조만간 여기도 꽃길이겠다.

 

 

268.1봉은 삼각점 자리에 산소 하나 있다

 

이어지는 솔숲, 이끼와 낙엽 무성히 덮인 바위들이 인상적이다. 높은 산 아니어도 나름 깊은 맛 풍긴다.  

 

 

전방 암벽 드러낸 봉우리에서 조망 트이는 곳 있을까, 기대해 보는데...

 

없다. 벼랑끝은 나무들 차지. 나무에 줄달고 매달리면 모를까...

 

그래도 무성한 솔숲이 운치로워 그닥 지겨운 길 아니다.  

 

통신탑봉(470봉) 아래 멋진 바위조망대에서, 가야할 장자 문암산과 청화 냉산릉 건너본다.

맨 왼쪽이 장자봉, 가운데 봉긋 솟은 게 문암산. 당겨본다.

 

좌로..

우로..

 

통신탑은 두 봉우리 사이 안부에 있고, 봉우리엔 벤치 하나 놓여 있다. 총총 갈 길 간다.

 

성긴 숲 시이로 건너보는 만경산 

 

길 벗어난 덤불지역에서 낙단대교 방향 굽어보다. 공사중인 교량도 보인다.

 

팔공지맥 이어지는 등로 만나 만경산쪽으로 간다. 정상까지만 왕복이다.

 

 돌아본 철탑봉

 

만경산 오름길이 고약하다. 청화산맨치로 장비 동원하여 무지막지 밀어버린 임도다.

울창숲길만 걸어오다 그늘없는 땡볕길 걸으려니 덥고 짜증난다.

 

알만하다. 청화산에서 본 것과 똑같은 팔각정 있다.

저거 설치하려고 등산로를 저리 밀어버렸으리라 짐작한다. 부자동네 구미시의 토목식 산림행정이 슬그머니 불쾌해진다.

등산 한 번이라도 해 봤으면 오솔길에 비해 임도가 얼마나 거슬리는지 알 텐데...

산길 걷는 맛 모르고서 길은 그저 넓으면 좋다고 생각하는 관점. 세련되지 못하고 거칠어 보인다. 

 

 

이름대로라면 만경산은 조망제일이어야 한다. 그러나 사방 숲에 가려 정상 조망이 아주 시원치는 않다. 

이왕 산길 훼손해가며 정자 설치하려면, 만경대 역할 다하게 하면 좀 좋았을까? 가장 높은 자리에 좀 더 높게 지어서 조망 답답함 느끼지 않도록 말이다.

아래 사진들은 만경산정의 사방 조망이다. 녹음철엔 더 답답할 듯. 

 

갑장산 방향

 

낙단보 방향

 

북쪽 안계평야와 보현지맥 방향

 

북동쪽

 

되돌아오며 길 벗어나 굽어본 북쪽. 정상보다 오히려 낫다.

 

단밀면 용암지

 

멋없이 너른 임도 중에 그나마 솔그늘 드는 곳 있다.

 

열재(십령) 가는 길.

십령이란 지명, 유래는 모르겠으나 육십령 연상케 하는데, 발음 거북해 열재라 부르는 게 자연스러운 듯.

현지엔 '심령'이란 표지 달렸는데, 발음 순화되어 그렇게도 불리는 모양이다.

 

 도개와 단밀 잇는 십령(열재). 정면이 단밀 쪽인데 지금은 고갯길 꽤 묵어보인다.

 

 장자봉 오르며 통신탑봉 올랐던 능선 건너본다. 왼쪽 불룩한 게 258.1봉.

 

만경산에서 이어지는 능선 돌아보다

 

또다른 포인트에서

 

누가 장자봉 아니랠까봐, 뭔 명찰이 저리 많은지... 지나친 관심에 나무가 얼떨떨하겠다^^

리본 하나 다는 거야 앙증맞은 제멋이고 때에 따라 요긴하지만, 이미 있는 이름표 두고 또 다는 건 무슨 마음일까?   

 

장자봉 특급 조망대에서 보는 산행 시작한 마을 방향.

 

문암산 너머 냉산릉

 

 만경산 방향

 

                                                 저 벼랑바위로 건너가 조망 즐기며 점심. 예서 보기와 달리 꽤 너르고 안정감 있다.

 

점심먹은 조망대에서 보는 갑장산 방향

 

 다시, 만경산 방향

 

                                                         좀 전에 내다보았던 바위벼랑

 

장자봉의 큰 바위. 왕두꺼비같다.

 

이후 내내 솔숲 암릉. 오른쪽은 급경사 직벽이라 의외로 조망처 흔치 않지만 워낙 운치있는 길이다.  

 

 

 

 

 

다시 나타난 조망대에서 보는 문암산. 전후 어디서 보아도 멋있는 봉우리다.

왼쪽은 냉산릉(정상은 아니고 태조산 이어지는 서쪽)

 

 

 

돌아보다

 

진행방향. 맨 오른쪽이 문암산.

 

벼랑 곳곳 맹금류 식당인 듯. 

 

모처럼 북으로 조망 트인다. 의성 문암산릉(좌)과 국사봉릉이 흐릿...

 

또 돌아보다. 장자 만경까지 다 드러난다.

 

 

 

팔공지맥 분기봉. 리본 방향이 문암산쪽

  

문암산릉 접어들자말자 청화산쪽 조망 열린다. 

왼쪽 우뚝한 게 팔공지맥 갈현 내려서기 전 봉우리.

 

지나온 능선 돌아보다. 각이 더 열리며 봉우리들과 암벽이 한결 뚜렷이 드러난다.

 

 

 

문암산릉 역시 끝까지 기분좋은 솔숲길이다.

 

 

                                                          닮음꼴

 

문암산정엔 형태 뚜렷한 석축이 있다. 어떤 쓸모였을까?

 

문암산정은 곳곳이 벼랑 조망처다. 길 벗어나 오른쪽부터 훑어본다.

 

당겨본 사곡지?

 

 벼랑 아래 독수리 놀이터 기웃거리다.

 

길지 않으나 고도감과 위용 상당한 문암산 암벽

 

이어지는 하산릉.

저 능선, 울창솔숲이라 걷는 내내 문암산 뒤돌아보는 조망 감질나는데, 맨 끝에 가서야 딱 한 군데 포인트 있다.

 

건너편에서 보는 독수리 놀이터

 

진행 능선 전경. 맨끝 수평으로 뻗은 줄기가 212.2(삼각점) 능선이다. 

 

갑장산쪽

 

 문바위의 건너편 문짝이 되는 바위. 그러나 두 문짝 사이는 별로 깊지 않다.

 

                                                             암질과 형태가 대충 이러한 바위들 

돌아보다

 

 

 

 

 

또 돌아보고..

 

건너보는 산릉 좀 더 선명해졌다. 갑장산쪽.

 

 진행방향과 형제봉쪽

 

한동안 울창 숲길

숲사이 엿보는 청화와 냉산

 

재밌게 생겨서리...

아가리 처박고 멀 주워먹는지...?

 

도개리 갈림길 봉우리에서 남향 조망이 좋다. 금오산릉도 더 뚜렷해졌다. 바로 앞에는 일선대교.

 

정면의 형제봉쪽 능선

 

옥녀 갑장산 방향

 

당겨본 갑장. 아래로 건너보이는 돌탑봉.

 

당겨본 옥녀와 갑장

 

다른 봉우리에서 돌아본 장자와 문암산 

 

 

청화산과 냉산

 

돌탑봉에서 보는 만경산과 장자봉

 

돌탑봉 이후 하산릉도 미끈한 바위 제법 보인다. 

 

주등로는 212.2봉 능선 접어들지 않고 왼쪽으로 간다. 그러나 쓸데없는 호기심으로 212.2봉 삼각점이 궁금하다.

가 본다. 삼각점 확인하고 곧 농암마을쪽 능선으로 접어든다. 그런데..

 

간벌목으로 좀 어수선하다. 별 무리 없으니 그냥 간다.

 

헌데, 마을을 불과 백여m 앞두고 가시나무들 우거진다. 좌우 살피니 왼쪽으로 산소 보인다. 옳커니..!  

살짝 내려서니, 아까 헤어진 주등로가 계곡으로 이어지는 길인 듯.  

 

마을 뒤쪽 대숲 가로질러 나온다.

그런데 정작 농암마을 농바위는 들러보질 못했다.

 

마을길 가며 본 문암산.

 

 만경산에서 장자봉 문암산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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