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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과 여행/경상권

칠곡/군위 매봉과 부계봉 능선 130330

by 숲길로 2013. 4. 1.

 

 

코스 : 용수리 보건소(09:30) - 조망바위 - 억새 공터(10:16) - 655.3봉(삼각점 10:43) - 매봉(631봉 11:38) - 고개 내려섬 - 비포장길 - 시루봉(520봉 12:36) - 538.2봉(삼각점 12:46) - 도로 건넘(13:21) - 점심 - 부계봉(783.6봉14:18) - 756.6봉(삼각점, 치키봉 15:00) - 할매할배바위 - 북능선 진입 - 도로 건넘(15:48) - 435.6봉(삼각점 16:03) - 산을 벗어남(16:35) - 출발지점(16:45) 

 

 

지난 가산행에서 눈여겨 두었던, 칠곡 가산과 군위 부계에 걸쳐 동서로 뻗어있는 능선 답사다. 그 능선만으론 너무 짧아 거기 맥잇는 부계봉 북능선까지 포함 준원점회귀 코스로 잡았다. 

 

막상 밟아보는 655.3봉 능선(혹은 매봉릉), 인상 강하던 원경만큼이나 개성있다. 특히 좌우 대비가 이채롭다. 고원 분위기 풍기는 서쪽 줄기는 육중하고 울창한 육산릉인데 비해 동쪽 줄기(맨끝 매봉)는 부처손 무성하게 덮인 층계 암릉 줄곧 이어진다. 남북 가파른 벼랑 이루며 날선 능선은 곳곳에서 시원한 조망처 빚어 놓는다.

지형 특이하여 지도 볼 때마다 궁금하던 곳 또 있었는데, 바로 동쪽 능선 북사면이다(맨 위 사진). 펑퍼짐하고 너르게 펼쳐지는 500미터대 고원으로, 예전에는 부분적으로 개간지 아니었을까 싶다. 허나 거주민 없는 지금은 풍성한 숲 이루며 다시 산으로 돌아가고 있다. 봄빛 물들어가는 계절, 북향 조망바위에서 굽어보는 산빛이 나름 감미롭다. 

 

매봉에서 시루봉까지 마루금은 좀 별나게 어긋나며 이어진다. 당초엔 마루금 고수할 요량이었으나, 매봉릉에서 굽어보니 굳이 그럴 이유 없어 보인다. 고개 내려서서 마루금 잇지 않고 길따라 수월하게 간 다음 시루봉 북쪽으로 붙는다. 팔공 주릉 부계봉까지 이어지는 이 남북 산줄기는 사실 별 산행 재미가 없다. 동쪽 자락에 품은 군위석굴암의 명성 걸맞지 않을만큼 평범하다. 조망처도 없고 특징도 없는 숲이 지루하게 이어진다. 허나 위천 지류 사창천과 남천의 분수령이 되는 이 능선, 칠곡과 군위 경계 이루며 655.3봉 거쳐 효령면 소재지까지 뻗어나가는데, 팔공산과 가산을 잇는 디귿자 팔공지맥 사이 북쪽 지능선 중에선 가장 긴 줄기다. 특히 655.3봉릉 조망바위에서 보는 효령쪽 492.3봉 줄기는 꽤 시원한 눈맛을 선사한다. 제법 역동감 있는 굴곡 그리며 출렁출렁 뻗어가는 능선은 가야할 남쪽보다 한층 구미 동하게 하는 바도 있다. 쉽지 않겠지만, 혹 매봉릉 다시 오를 기회 된다면, 북사면 고원지대도 함 어슬렁거려보고 싶고 492.3봉릉도 함 밟아보고 싶다.

 

부계봉 올라서면 잠시 낯익은 팔공산 줄기, 지그시 반기는 할매할배 바위 지나 다시 북으로 뻗은 능선 접어든다. 묵은길 뚜렷하긴 한데 워낙 갈라지는 지능선들 많아 나침반 목에 걸고 최대한 긴장하며 간다. 오늘 코스에서 매봉 하산릉과 함께 가장 염려했던 구간인데, 다행 오차없이 정확히 능선을 이어 도로 건넌다. 435.6봉 능선 접어들면 갑자기 길 널럴하다. 잘 닦아놓은 산소길이다. 예쁜 산소 있는 435.6봉 지나 다시 호젓산길이지만 잠시 덤불 어수선해지기도 한다.

산길 막바지 널찍한 묘지에 서서 아침에 올랐던 능선 건너본다. 매봉릉 이후로는 볼 것도 별 재미도 없는 산길이었지만, 맘먹은 코스 무난히 이었다는 사소한 즐거움에 젖어 되돌아보는 시간...

 

꽃은 피고지며 내 허접 산길 밖으로 봄날은 간다. 팔다리 덤불에 긁힌 자국은 자꾸 늘어가고, 봄 늦은 산하 풍경도 슬슬 지겨워진다. 

공산 북서쪽 큰 줄기 아직 두엇 남았지만 한동안 멀찌감치 미루어둘까나.. 싶다. 대신,

눈 좀 반짝 뜨이는 예쁜 산, 어디 없을까? 두리번거리면서.      

 

 

아침 먹으러 들린 국밥집 나서며 하늘 함 쳐다보니... 허~~~

 

출발지점 용수리. 아담한 2층 건물이 보건소. 

저 뒷자락 계곡 건너 붙어오른다. 들머리 산길 비교적 뚜렷하다.

 

산자락엔 진달래 총총...

 

 

왼쪽으로 조망바위 보인다. 수월한 길 포기하고 가 본다.

 

조망바위 가며

 

조망바위에서 굽어보다. 맨 오른쪽이 저번에 하산했던 줄기인데, 조망바위도 보인다.

뒤로는 가산릉과 851봉. 근래 일대 산릉들 다니며 가산릉의 특징적 윤곽을 주는 건 851봉이란 걸 알았다. 무던하고 둥근 산세 서쪽을 바짝 치켜올려 제법 멋스럽고 차별화되는 실루엣을 만들고 있다.   

 

오른쪽으로 돌려본다

북으로 흘러가는 팔공지맥.

구석 희끗한 곳은 금산공원묘지인 듯.

 

길 버리고 조망바위에서 바로 치오르려니 어지간히 숨차다.

짐승길 찾아 따라가며 산불났던 지역에서 돌아보는 팔공산릉.

그 앞으로 파도치는 줄기는 오늘 오후 코스가 될 부계봉 북릉인데, 뾰족한 시루봉과 그 오른쪽 538.2봉.

 

능선 올라서면 만나는 억새공터에서 돌아보다. 모래재 좌우 산릉을 잇는 지난번 코스가 한눈에 드는 셈.

 

흥미로운 능선이다.

지형도상으로 짐작되듯 큰 기복없이 죽 뻗는데, 655.3봉까지는 전혀 조망 없다. 고원에 올라선 듯, (광각으로 왜곡된) 사진보다 실제로는 더 펑퍼짐하다.

육중한 산세에 어울리는 무게감 있는 나무들 많은 울창숲이라, 잠시나마 야산릉답지 않게 깊은 느낌이 좋다.

발길 많지 않아 관목 잔가지들 조금 걸리적거리지만 문제될 정도 아니다.    

   

산의 적막감은 문명세계를 차단하는 시야와도 관련되지만, 숲을 이루는 나무들로부터 우러나기도 하는 듯하다. 

깊은 맛 나는 적막한 숲, 은근히 기분좋은 산길이라 자주 똑딱대며 간다. 

 

저 오리목(?)은 베려다 만듯한 흔적 있다.  

왜? 소나무 아니라서?

 

 

 

 

 

 

가장 먼저 피는 생강나무꽃 만발하는 시절... 

 

한 다리 들고 가랭이찢기하는, 아크로바틱 참나무

 

돌아가신지 오랜데...

 

조망없는 삼각점, 655.3봉쯤 이르니 슬슬 조망 갈증이 난다. 이 능선에서 보는 사방조망이 퍽 궁금했던 터다.

근데, 655.3봉부터 문득 리본들 우수수 보인다. 자세히 보니, 칠곡군경계 표지들.   

 

655.3봉 내려서며 능선 벗어나 숲 사이로 보는 매봉 방향. 뒤로 보이는 건 당근 팔공산릉이다.

 

안부 산소에서 숨 돌리려 주저앉는데... 이쁜 할미께서 털 곤두세우고 뾰족하게 빼물고 있다.  

앉은 김에 자빠져서 한 컷.

 

큰 바위 우회하며.

저 바위 오르면 여태와는 사뭇 다른 산세다.

 

바위 위에서 돌아보는 655.3봉. 오른쪽 멀리 비죽한 건 492.3봉인 듯.

  

북향 조망바위. 여태까지의 갈증 한번에 날려버릴 절승 포인트.

 

다시, 655.3봉 돌아보다. 오른쪽 492.3봉으로 이어지는 산줄기 인상적이라 당겨본다.

 

 

 

역시 궁금하던 고원지대. 쫌만 더 있으면 산빛 정말 고울 듯.

 

 

조림산 화산 선암산이 흐릿... 역시 당겨본다.

 

 

 

여기선 뭐니뭐니 해도 발아래 이 드넓은 벌판같은 산비탈 굽어보는 맛이다.

목도 축이고 한참 머물며 똑딱댄다.

 

지금은 묵었지만, 길이랑 전주 보이는 걸 보니 예전엔 사람들 살거나 드나드었을 터.

 

 

오른쪽

 

655.3봉 동쪽 능선은 고만고만 바위가 많다. 우회하거나 넘거나..

 

층층 절벽 이룬 조망바위에는 부처손군락이다. 조망은 봐야는데 밟지 않으려 썩 조심스럽다.

 

가산쪽

 

팔공산쪽

 

다른 지점에서 당겨본 모래재 좌우 능선. 대각방향이라 암릉구간은 날이 죽었고 그 전 봉우리가 뾰족하다. 지맥길 따라가며 보는 것과는 정반대. 

모래재 너머 봉긋한 건 황학산?

 

이어야 할 길 굽어본다.

 

고개(사진 맨왼쪽) 내려선 마루금은 앞봉우리 거쳐 비닐하우스 많은 쪽으로 이어진다. 긴 줄기 따르지 않고 가로지른다.

재미없는 방향이니 마루금은 포기한다. 그렇다고 포장도로 걷기도 싫으니... 적당히 갈만할 길 그려본다. 

산자락 감도는 임도 이용하면 조금 수월할 듯.

 

 

이 능선 맨끝봉우리, 저곳이 매봉이란 건 오늘 첨 알았다. 저 시설물 뒤에 박건석표 코팅표지 있다.

근데... 코팅 표지는 정말 보기싫다. 조잡하고 무성의하다. 금새 낡고 젖어 지저분한 쓰레기로 변하는데 비닐이라 썩지도 않는다. 

이왕 표지 달려면 김문암표처럼 공들인 목재로 하거나, 준.희.표처럼 아담깔끔하거나...

여하튼 좀 내구성 있는 걸로 하면 좋겠다. 전국산 다니며 쓰레기 치우지는 못할망정 보태지는 말아야 할 듯.   

 

매봉에서 보는 팔공산릉

매봉 조망은 별로 좋지 않다. 시원하게 트이질 않고 은근 답답한데, 동쪽이나 북쪽은 아주 꽝이다.  

하산길 있나 살피니 선뜻 띄지 않는다. 사실, 고개로 이어지는 마루금 굳이 긋는다면 (지도상으로 확인되듯) 매봉이 아니라 전 봉우리 조망바위 쪽이었다. 허나 이왕 매봉 온 김에 여기서 내려서볼까 했으나 여의칠 않으니, 앞서 보아둔 조망바위로 되돌아간다.   

 

조심스레 조망바위 내려서며 돌아본다. 

 

잠시 내려서니 길 좋아진다.

 

고개 직전에서 내다본 오른쪽 농장 방향

 

왼쪽 절 방향(절이름은 확인치 못했다). 고개로 나가는 길 쪽이다.

 

잠시 비포장길 따른다.

부계봉 북릉 마루금 고스란히 이으려면 왼쪽 사면 타고 올라야 하지만 그럴 일은 없고....

 

도로 삼거리 거치지 않고 산자락 임도로 간다.

 

도로 건너 보이는 절 방향으로 접어든다. 포장도는 횡단을 제외하곤 전혀 걷지 않은 셈.

 

절까지 가지 전 산길 보여 적당히 붙어오른다

 

기도처 있는 바위도 우회하고..

 

바위에서 돌아보는 매봉 능선.

왼쪽 잘룩한 곳이 산소 있는 안부, 오른쪽 끝이 매봉.

 

가운데가 655.3봉

 

덤불 너머로 시야 트이는 곳에서 본 팔공산릉

제2석굴암온천으로 이어지는 저 능선도 언젠가 함 밟아봐얄 텐데...

 

길상태는 이런 정도. 소나무 많지만 그리 인상적이진 않다.

 

첫 봉우리 오르니 박건석표 시루봉 표지. 조잡해 보기 싫지만, 덕분에 이 봉우리가 시루봉이란 건 첨 알았다.

 

별 살필 게 없으니 가긴 잘도 간다.

 

역시 조망도 특징도 없는 538.2 삼각점봉 지나서...

 

워낙 눈심심한 능선이라 요런 바위조차 볼거리다. 넘어와 뒤돌아본다.

 

묵은터와 지곡마을 잇는 고개

 

아침에 차로 지나왔던 고개, 걸어서 넘는다.

 

슬슬 배도 고프다...

고개 올라선 봉우리에서 점심.

 

 

야, 조망이다.

가산방향 주릉 조망 트인다.

 

주릉 만나기 직전 낙엽 무성한 길.

 

팔공 주릉 올라서니 부계봉이란 코팅표지.

그간 몇 차례 밟은 능선이나 부계봉이란 이름은 오늘 첨 알았다.  

 

주릉 가며

 

조망바위에서 돌아보다.

저 도덕산이나 응해산도 미답인데, 짱 발목 나을때까지 짱 전혀 배아파할 일 없는 저런 산들이나 댕길까...?

 

진행방향.

요 앞봉우리는 오늘 코스 최고봉으로 800고도는 될 듯한데 이름이 없는 듯하다. 그 너머로 가산.

 

돌아본 주릉

 

어딜 가나 생강나무꽃 만발이고...

 

늘 느끼지만 팔공 주릉 나무들은 제법 멋스럽다.  

 

백운과 매봉도 삐꿈하고... 건령 명봉 등등 이름붙은 미답능선들.

앞줄은 시립묘지 있는 능선인 듯.

 

 

 

 

 

가산과 하산해야 할 능선

 

가산 삼칭이능선 앞으로 가로질러 내리는 줄기가 하산릉

 

오늘 올랐던 산줄기와 가야 할 산줄기

오른쪽으로 지나온 부계봉 북능선이.. 

 

아야! 고마해라, 야!

 

 

 

치키봉 지나면 가산산성 권역이다.

 

 

흐린 남쪽 함 더 보고...

 

서쪽

 

할매할배바우

앞과 옆, 표정이 제각각...

 

하산릉 들머리. 오늘 누가 지나간 흔적 있다. 사람일까, 짐승일까?

 

이 능선, 길 비교적 뚜렷한데 끝없이 나뉘는 지능선들이라 바짝 긴장하여 방향감 곤두세워 간다.

나침반 목에 걸고, 지도 꺼내 손에 들고.. 

도로 만나기 직전, 묘역 조성 공사 현장 지나 지도에 없는 삼각점 하나 있다. 최근 것도 아닌데 왜 지도에 표기 없을까?

 

도로 만나기 직전에 건너보는 가산 삼칭이 능선

 

도로 건너 저리로 올라서 쇠사슬 가로쳐 놓은 임도 따라간다.

 

흐미, 길 좋으네~~

한동안 이런 길따라 간다. 허나 조망은 없다.

 

435.6봉.

산소 뒤에 삼각점이 훼손되지 않고 남아 있다.

 

다시, 진달래 솔숲길 나타나는 걸 보니 하산이 가까운갑다.

 

 

 

 

날머리 직전에 올랐던 능선 건너보다. 조망바위도 보인다.

 

매봉쪽

 

이리 내려갈까, 하다가 좀 멀 듯해 반대로 간다.

 

밭자락 만발한 산수유 그늘 지나 총총 하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