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 : 19번 국도 주월령길 삼거리(09:50) - 주월산(10:40) - 느릅재(11:35) - 745봉(12:30 점심) - 박달산(13:12) - 동골재(13:23) - 778봉(13:37) - 725봉(13:55) - 방곡리(14:35) - 도로(14:40)
(주월고개길로 잠시 가면 들머리 이정표 있고, 방곡마을 지나 연두색 물탱크 뒤로 능선 날머리 있다)
하늘 맑았다면 사방 명산릉 둘러보는 눈맛 참 좋을 산. 크기야 박달이 더 큰데, 흐린 날 너무 우거진 능선이라 지나온 주월이 다시 돌아보인다.
주월舟越 혹은 舟月. 이름 유래로는 전자가 더 그럴듯하겠지만, 풍류어린 아취로는 후자가 낫다. 눈덮인 벌판 굽어보며 달을 안고 두둥실 떠가는 배...
이름만큼 산세 아담하고 예쁜데 솔이 특히 일품이다.
주월산 바윗길, 곳곳 기웃거리며 어정대다가 느릅재 지나 다시 치오르는 박달산, 조망없는 숲길이 한동안 가파르게 이어진다.
경사 한 풀 꺽이는 지점에서 숲 사이 배꼼 조망 트이더니 곧 벤치 쉼터도 나타난다. 조망없는 745 헬기장 공터에서 일행들과 점심.
박달산정에선 동쪽 조망 트인다. 건너본 능선 저 끝 725봉이 그럴듯하다. 당초 하산 예정인 동골재 지나 778봉 치오른다. 선답흔적 없지만 적설 깊지 않으니 별 힘들이지 않고 간다. 흐린 하늘에 내내 조망 아쉬운 울창 능선, 기대했던 725봉 다다르니 일방향 시야만 겨우 트인다. 멀리서 보이던 바위도 대단치 않다.
주등로 벗어나 방곡리쪽 능선 방향잡아 가파르게 내려선다. 금새 길 뚜렷해진다. 초반부 급사면 이후 내내 걷기 좋은 길이다.
수월한 하산길 두고 홀로 능선 이었으니, 다들 기다리지 않을까... 마음이 급하다. 쉬지 않고 내지른다. 부드럽게 잦아들던 능선은 방곡마을 뒷쪽 물탱크에서 끝나고 마을길 이어진다.
방곡 마을 거쳐 산악회 버스 다다르니, 뜻밖에 먼저 온 이가 몇 되지 않는다. 나도 부지런히 걸었지만 동골재 하산길에서 방곡과 간곡으로 일행 흩어진 듯.
엷게 눈발친, 아니 눈발치고 있는 산길 제법 가파르게 오른다.
첫 조망처에서 굽어보다. 간곡과 방곡 마을, 괴산과 충주 경계능선이 한눈에 든다.
그 뒤로는 남산 계명산릉?
나중에 알아본 거지만, 방곡 저수지 저쪽으로 하산할 능선도 보이고
솔들이 예쁘다
저 건너 능선도 그럴듯하다. 주월산정 내려서 갈아타게 되는 줄기다.
주월산정
주월산정에서 건너보는 월봉 능선.
그 너머로 보이는 건 아마 성불산. 오래 전 군자산에서 만난 지역민이 꼭 함 가보라 추천하던 산인데 아직 미답이다.
주월산정 내려서며 뒤돌아보다
월봉 능선 건너가며
월봉능선에서 보는 박달산
느릅재로 이어지는 19번 국도. 남해섬에서 시작하여 하동 구례 남원 지나 무주 영동 거쳐 오는 도로다.
무미건조한 숫자일 뿐이지만, 자주 대하다보면 어느새 고유한 이름으로 다가오는 도로번호들. 때로 그 숫자에서 땅과 길의 아득함이 느껴진다.
느릅재로 이어지고 나뉘는 주월과 박달의 산줄기
좀 전에 기웃거린 바위
주월산정 돌아보다. 왼쪽 너머 이어지는 산줄기가 인상적이라...
(위 지도의 산이름이 맞다면) 뾰족한 건 옥녀봉, 그 왼족으로는 풍류산릉. 당겨본다.
돌아보다
이채로와 눈에 띄던 자작나무?
이담저수지쪽. 너머 불정면 소재지
다시 뒤돌아보고
느릅재 향해 가며 보는 성불산
돌아보는 월봉 능선.
느릅재. 괴산 감물면과 장연면 경계
박달재 오르며 돌아보는 주월산릉
박달산 숲길
오르막길, 한숨 돌리며 굽어보다. 성터라는 곳 쯤일까? 한때 망루 있었을 법한 포인트다.
희끗한 벌판 마을은 백양리
박달산 정상부.
이 능선의 아쉬움은 속시원한 조망처 없다는 것.
이 쉼터 지나 잠시만 가면 745봉 헬기장 공터.
바람도 없고 조망도 없는 공터에서 점심 먹고... 얻어마신 소주 기운으로 박달산정으로 곧장 내친다.
박달산정 오르며 돌아보는 745봉
박달산정 역시 조망이 사방으로 아주 시원한 건 아니다.
745봉 쪽으로 쬐금...
남쪽은 비교적 잘 트인다. 그래봤자 뿌연 하늘이 아쉽고...
진행방향 778봉에서 725봉. 저 너머로 월악산군이 펼쳐져야 하는데...
778봉 남으로 이어지는 능선
동골재에서 눈산행 채비해서...
778봉에서 돌아본 박달산정. 요즘 흔해진 통신탑 있어 눈에 잘 띈다.
동쪽 745봉 능선. 산이름도 있을 텐데...
수안보쪽
눈도 별로 깊지 않고 별 기복없이 고만고만, 진행 수월하다.
박달산정 그리 멀지 않음에도 한 자락 비켜 인적 없는 눈길 걸으면 문득 적막강산, 잠시나마 홀로산행의 즐거움이다.
바쁜 듯 망연히 걷는다. 가끔 보이는 멧돼지 발자국들...
자주 혹은 가끔이어도 좋은, 세상 밖으로 난 길. 대체 내 산길은 어떻게 네게 가는 길인지 늘 궁금하기만 한데
솔숲 짙푸르던 주월과 앙상 활엽 추켜세우는 눈꽃길 박달, 어제 지나간 산들과 아직 오지 않은 내일의 산들까지
세상의 모든 산들 안개 속으로 사라진다.
눈이 산을 지웠을 때 산은 비로소 온전해졌을까. 깊고 오랜 잠인듯 평안했을까.
산은 내도록 적막하고 싶은데 지친 멧돼지마냥 가쁜 호흡 떨구며 간다. 종종걸음치며 산길 간다.
발자국 꼭꼭 찍으며 간다. 또다시 태어나는 산, 다시 태어나는 길.
끝내 남는 것은 어디에도 닿지 않는 길 위의 길, 스스로 지도가 되어 세상 모든 바깥 닫아걸고 하염없이 맴도는 메아리같은 길.
조망 좀 트일라나 싶어 올라본 바위. 내 발자국이 좀 지저분해 보인다.
바위에서 돌아본 박달산과 778봉
725봉에서 보는 동쪽 745봉릉
능선따라 계속 가면 추점리. 지도로 방향 확인하여 가파른 사면 따고 내려선다. 곧 능선 형성되면서 길 뚜렷해진다.
리본 하나 없지만 걷기 좋은 능선이다. 부지런히 간다.
생긴지 오래지 않은 듯한 임도 가로지르고...
엷게 눈발친 능선길 부드럽게 이어진다.
왼쪽으로 농로 보인다. 동골재에서 내려오게 되는 길이겠다.
산길 벗어나 돌아보다. 저 연두색 펜스 쳐진 물탱크가 능선 날머리다.
웃음 머금게 하는 빗돌. 소박하고 재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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