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 : 덕고개(10:25) - 마당바위(11:25) - 백아산 정상(12:30) - 휴양림(15:00)
꽃철에 갠적으로 다녀오려 미루고 미루다가...
설경 궁금하여 산악회 편승이다. 허나 날 풀려 원경 흐리다. 꽃시절에 다시 오란 암시일까.
어제 눈산행 여독 덜 풀려 몸은 천근만근, 꽁지로 처져 여기저기 기웃거리지만 몇 군데는 눈도장만 찍어두고 포기.
철쭉 곱다지만 오월 날씨 더우니, 연두와 분홍 어우러지는 진달래철이 어떨까 싶다.
필시 그 때는 넋놓고 진종일 어슬렁거려야겠다.
들머리에서.
마당바위가 보인다.
삼밭인가?
옆에서 올려다본 마당바위
마당바위 전 철쭉동산 안부
마당바위에서 보는 무등산
마당바위와 건너 암봉 사이 구름다리 건설 중
오른쪽이 정상
올라온 능선.
왼쪽 멀리 흐릿한 옹성산. 저기도 오래 전부터 벼르던 곳인데...
일행들
정상과 그 이후 능선
다시 철쭉동산에서
돌아본 마당바위 암릉.
갠적으로 온다면, 원리에서 올라 저 암릉 끝에서부터 진행해보고 싶었다.
철쭉 제단
돌아보다. 천불과 마당.
정상
정상에서 보는 동쪽. 설마 했는데... 반야봉이다. 당겨본다.
맨 왼쪽부터 만복대 반야봉 노고단 중봉 천왕봉 그리고 촛대봉, 그 옆 시루봉까지...
산을 왜 오를까.
누군가는 산이 있어 오른다 했다. 좀 선문답이거나 부적절해 보인다. 질문이 산의 존재를 이미 전제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저마다 스스로의 이유를 찾을 수밖에 없을 터인데, 산행 방식과 취향은 달라도 결국 비슷비슷한 이유로 산을 오를 성 싶다.
나 또한 산에 오름으로써 한결 밀도있는 존재의 질감을 느낀다. 더 살아있다고 느낀다. 대개 그럴 것이다.
그 고양된 존재감의 표현으로 더러는 소릴 지르고, 누군가는 넋놓아 풍경에 빠져들고, 또 누군가는 활짝 마음을 열고 호호깔깔 사교한다.
각각의 방식으로 몰두하다 보면 부적절하다고 느꼈던 저 대답이 불쑥 솟아난다. 절실한 의미를 띠고 되돌아온다.
산이 있으므로 산을 오른다, 는 대답은 선禪적으로 난폭하다. 질문을 가차없이 되돌려 세우며 무화無化시켜 버린다.
함께 걸어도 잠시잠깐 텅 빈 듯 홀로일 수 있는 곳이 산이다. 어느 한 순간 문득 산은 홀로 마주하는 전존재, 우주의 얼굴로 다가온다. 느닷없이 대면하는 그 맨얼굴 역시 섬뜩하고 난폭하다. 누구나 가끔 느끼지 않는가. 근거도 지향도 없이 맹목으로 살아 펄떡이는 자신과, 형언할 수 없는 아름다움이지만 영원한 무의미의 빛깔로 끝없이 타오르고 있는 듯한 우주적 공간으로서의 산. 적막한 겨울산이 특히 그러하다.
그러한 장엄 자연은 때로 전체주의의 배경공간이 되어 모든 발언을 부질없는 소음으로 침묵시키는 힘이 되기도 하고, 때로 가장 덧없는 아름다움으로 초현실적 지향의 이상공간이 되기도 한다. 때로 이쪽, 때로 저쪽으로 기울고 흔들리며 그럭저럭 균형 맞추며 우리는 살아간다. 긴장이 버거우면 낮고 편평한 곳으로 가끔 가라앉기도 하며.
가라앉은 안개 위로 솟은 봉우리들, 지리 연봉과 무등. 미망의 숲 뿌리친 청명의 고도, 수평 세상을 응시하는 눈.
낭자하던 목소리 모두 떠난 자리, 물끄러미 바라본다. 일 점 반야봉과 그 자리 번갈아 바라본다.
종내 흩어져 갈피없는 시선...
그 어느 쪽일 수도 없는 몸뚱아리, 무겁게 일으켜 세워 천천히 끌고 간다.
햇살 속에서 더 어두운 산빛, 당기고 밀며 간다. 물밀듯 왔다가 그림자인 양 산은 간다.
진행방향. 저 끝에 모후산도 흐릿하게 걸렸는데 사진상으론 영...
다시 동쪽
문바위. 저기는 담번 숙제
돌아보다
745봉 서쪽 조망대에서 돌아본 모습. 맨 왼쪽이 마당바위
마당바위와 천불봉
정상과 765봉, 문바위
굽어본 옹성산쪽.
팔각정 갈림 지나 진행방향 암릉
돌아본 암릉. 저기도 다 우회하지 않고 오르는 봉우리 있었으나 몸 무거워 포기.
버스가 휴양림 안쪽 깊이까지 들어와 있다. 임도 걷지 않아도 되니 수월하다.
가는 길에 창밖으로 지나쳐보는 적벽. 눈덮인 동복호와 어우러져 제법 멋스런 운치다.
적벽 건너보는 경관 좋다하여 함 올라보았으면 싶던 물염정. 정확한 한자 모르겠으나, 아무리 보고 있어도 싫지 않은(勿厭) 풍치라 그 이름일 성 싶다.
화순온천 들린다. 산행 후 온천 들리긴 참 오랫만이다. 요즘은 사라진 미풍양속, 반갑고 개운하다.
이틀 연이은 산행의 피로 몰려드니, 오는 버스 안에선 겨울곰탱이처럼 내내 쿨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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