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 : 증심이 주차공터(10:45) - 마니산(12:10) - 산성에서 점심 - 하산 안부(14:05) - 엘로힘 연수원 - 출발지(14:40)
(파란 점선은 갠적으로 계획해 본 코스, 등로 미확인)
오래 궁금했지만 코스 워낙 짧아 갠적으로 다녀오기 망설여지던 산. 설경 조망 기대했으나 조망없는 눈꽃산행이 되어 버렸다.
오전에 갤 거라던 예보는 또 빗나갔다. 경험상 눈비 후 오전 일찍 갤 거란 예보는 99% 틀리지만, 높고 큰 산 아니라서 그럭저럭 시야 트이지 않을까 싶었다. 그러나 시야는 고사하고 가는 눈발조차 오후 들어서야 가신다.
조망 본 게 없으니 산세나 주변 경관에 대해선 별 할 말이 없다.
어차피 함 더 와야 할 산, 좋은 날 골라 코스 길게 잡아 갠적으로 둘러봐야지 싶다.
들머리에서 지나온 도로 돌아보며
향로봉이 안갯속이다. 위용 대단할 듯한데 감질나는 모습이다.
빈 터에서 돌아보다. 나중에 저 줄기 왼쪽으로 하산이다.
아직 조용히 날리고 있는 눈, 피고있는 꽃도 싱싱하기 그지없지만...
조망없는 눈꽃산행이니, 소담스런 저 모습들도 금새 지겨워질 듯.
그래도 아직은 곱게만 느껴진다. 전후 돌아보며 똑닥인다.
건너 노고산으로 이어지는 능선일 듯.
맑은 날, 저 조망바위에서 돌아보는 금강 구비가 참 고울 성 싶다.
올라본 부근 산이라곤 천태산이나 갈기 월영 정도가 전부지만, 일대 금강 주변 산릉들은 고도에 비해 산세 빼어나고 예쁘다는 인상을 받는다.
고루 둘러볼 기회 되려나 모르겠다.
조망바위에서 굽어보지만...
그래도 다들 꽃길 감탄하며 즐거이 오른다.
앞쪽으로 날선 능선이 있는 듯한데 오리무중이라...
이 지점에서 길은 두 갈래다. 소나무 뒤 바위를 넘어 능선을 고수하는 길과 왼쪽으로 우회하는 길이 있다.
선두팀 몇 분, 당연하다는 듯 우회로로 가 버린다.
비록 조망 없지만 툭 트인 벼랑길이 시원한 맛이 있으니 난 그리로 간다. 바위에 붙은 눈 털며 오르기가 번거로울 뿐 위험하진 않다.
안개땜에 고도감조차 느끼질 못하니 더욱 그렇게 여겨진다.
왼쪽은 벼랑. 조망 참 좋을 텐데... 아쉽다.
성축 나타나고 부실한 밧줄 하나.
성축 위로 올라서니 우회해 온 일행들 다시 만난다.
잠시 완만하게 이어가면 정상.
시커먼 정상성 하나 놓고 인증샷 대기하며 줄을 서 있다. 그냥 지나쳐 간다.
가파르게 내려선다.
이제부턴 능선을 우회하며 간다.
능선엔 바위와 성축이 보이는데, 조망 좋을 때라면 곳곳 기웃거리겠지만 오늘은 궁금치도 않다. 눈 뒤집어쓰며 애만 먹을 터.
길이 성축과 나란히 가기도 한다.
길 벗어난 성축 위, 옅게 휘날리는 눈 피해 소나무 아래 자리잡고 홀로 점심.
점심 먹으며 두리번똑닥거리다.
암봉. 월이산으로 이어지는 북능선 분기봉이다.
눈 헤치고 함 올라본다. 비록 보이는 건 없지만...
지나가던 일행, 조심하시라며 친절한 주의를 던지고 간다.
암봉 내려서면 곧 참샘배기 고개.
그런데 일행들 대다수가 그리 하산한 듯하다. 555봉 방향으로는 몇 명만 지나간 발자국이다.
가뜩이나 짧은 코스, 그리 잘라먹으면 대체 어쩌자는 겨~? 하산시간도 멀었는데...
잠시 치올라 숨 돌리고 있는데 앞서간 일행들 몇 우르르 나타난다. 길이 없단다. 엥~? 그럴 리가?
오리무중이니 나침반과 지도 꺼내본다. 방향감이 좀 이상해서 잠시 왔다라갔다리... 그 새 일행들은 휑하니 뒤돌아간다.
지도 자세히 보니 현 위치가 555봉이 아니다. 여기서 조금 북으로 가야 555봉이고 거기서 하산릉이 동쪽으로 꺽여내린다.
일행들 되돌아온 지점으로 가 본다. 555봉, 벼랑조망대다. 동으로는 하산길 표지도 있다.
55봉 조망바위에서 굽어보니... 서서히 시야도 트여온다.
사진 왼쪽이 지나온 능선방향이고, 저어기 보이는 건 개심저수지인 듯.
진행해야 할 방향. 꽤 가파르게 내려서야 할 듯....
되돌아간 일행들은 벼랑처럼 보이는 저 사면에서 하산길을 못 찾은 듯하다. 그러나 벼랑같이 보이는 비탈 사이로 위험하지 않은 길이 잘 나 있다.
아마 안갯속 방향감의 혼란도 같이 작용하여 성급히 후퇴를 판단해버린 듯하다.
결과적으로 나 혼자만 예정 코스대로 가고 있는 셈인데, 남은 시간 많지만 다들 일찍 내려와 버스에서 기다릴지 모른다 생각하니 맘이 바빠진다.
바위들 왼쪽, 꽤 가파른 저 골따라 순한 길이 이어진다.
맘은 바빠도 똑딱거릴 건 다 똑딱인다. 이 하산릉, 눈꽃이 유난히 예쁘다.
아니, 서서히 개여 오는 하늘빛 덕분인가?
구름 사이 얼핏 푸른 하늘도 드러나는 듯..
저거이 아마 사자머리봉(545봉)
스틱으로 미리 눈 털기도 귀찮아 그냥 뒤집어쓰며 몸으로 밀고 간다. 덕분에 이후 한동안 등어리 축축...
드디어 정면 능선이 드러났다. 사자바우봉. 어류산으로 잇게되면 거쳐야 할 봉우리다.
윗쪽이 한결 환해진다
오호, 드디어 푸른 하늘~~
진작 좀 나오시지, 조망 능선 다 내려오고 나서라니...ㅠㅠ
안부. 저기서 능선 벗어나는 듯...
엘로힘 연수원 방향으로 내려서며.
눈발친 나무들, 개여오는 하늘을 배경으로 자못 멋스러운데...
진행방향 길에는 선명한 멧돼지 발자국이 꾸준히 이어진다. 산행 중에도 눈이 계속 내렸는데 저리 선명하다면... 대체 언제?
짜슥, 나보다 조금 더 앞서 내려갔단 말이지.. 은근히 긴장된다.
문득 시야 툭 트이며 오늘의 능선이 보인다. 오른쪽은 향로봉. 정면 안부 즈음이 올라선 능선.
이후 내내 향로봉이 주연. 지겹게 과다출연하신다.
오동?
뒤돌아보다
임도로 이어진다. 돼지 발자국은 산자락으로 비켜가고..
개울도 건너고..
조금씩 더 각을 세우는 향로봉이 퍽 인상적이다.
진종일 안개 속에서 조망 궁했던 터라 줄곧 보며 걸어도 싫지 않다.
엘로힘 연수원으로 이어지는 문. 이후 구간은 사유지일 듯한데 등산객 편의를 위해 친절하게 개방되어 있다.
참샘배기 고갯길도 바로 이 문 앞에서 만난다.
노고산으로 이어지는 능선. 저 잘룩한 곳으로 올랐을 터.
뒤돌아보다
연수원은 저 향로봉을 등지고 앉아 있다. 절묘한 포지셔닝이다.
연수원에서.
아니나 다를까, 딩~딩~따라랑~~ 전화가 온다. 산악회다.
- 어딥니까?
- 연수원인데요~~
- 아, 예 천천히 오세요.
주차한 지점까지는 5분 이내. 코스 워낙 짧았으니 많이 기다리진 않은 듯하다. 다행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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