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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과 여행/속리 월악 새재권

단양 사봉 제비봉 121031

by 숲길로 2012. 11. 1.

코스 : 중방리(11:00) - 산불감시초소봉(11:50) - 외중방향 임도 만남(12:00) - 사봉(13:10) - 점심 - 제비봉(14:45) - 장회나루(15:40)  종주모드로 걷다.

 

 

 

잎 다 진 사봉 능선을 홀로 걷는다. 수북한 낙엽 위로 떨어지는 햇살 눈부시고 바람은 쌀쌀하다.

제비봉 이르도록 사람 하나 못 만났으니 10월 마지막날, 늦가을 낙엽산행치곤 분위기 제법 그럴싸했다.   

 

예전에 외중방에서 함 올라본 코스인데, 이번엔 능선 맨 끝자락 중방리부터 이어본다. 외중방에서 올라오는 길 만나기 전까진 등로 묵었지만 특별히 험하거나 힘든 곳 없고, 행방 묘연한 봉화대 있다는 산불초소봉까지는 가파른 날등 따르며 조망 포인트도 몇군데 있다. 탐나는 곳 다 들러보진 못했지만 굽어보는 그림이 꽤 인상적이다.

외중방길 이후부터 한동안 송전탑 잇는 너른 임도따라 낙엽 밟으며 간다. 짓이겨지지 않은 낙엽 밟는 맛은 지금이 가장 좋은 때다. 잘난 조망없이 무덤덤한 사봉 정상, 미끈한 가공석 아닌 소박한 자연산 빗돌이 이 계절 나뭇잎 빛깔 닮았다. 바람 피한 안부에서 빵조각으로 요기하며 둘러본다. 전후 시야 가득 둥근 구비로 이어지며 넘실대는 육산릉 위로 푸짐하게 펼쳐지는 낙엽의 바다... 아직 햇살각 높은 한낮이라서일까, 처연함보다는 넉넉함에 가까운 느낌이다. 

제비봉 향하는 능선이 북으로 방향 틀면, 좌우 숲들은 앙상하던 사봉 부근과 달리 제법 가을빛 남아 있다. 아침에 잠시 갈등하다 말았지만, 얼음골 거쳐 오르는 코스도 썩 괜찮았을 듯하다.

문득 저만치서 사람소리 들리며 발길 닳아 반들거리는 길 나타나면 제비봉.

머물지 않고 곧장 하산한다. 노오란 참나무 단풍 숲길 지나 전망 바위 하나 오르니, 수백길 단애 아래 호수와 기암릉 굽어보인다. 위에서나 아래서나 워낙 강렬한 인상이기에 장회나루에서 제비봉까지 왕복하는 이들도 많다. 발길에 닳을대로 닳아 매끄러운 바위와 마사길, 무릎 아껴가며 장회나루 내려선다. 갑자기 추워진 날씨 때문일까? 의외로 조용한 편이다.

버스 기다리며 배회하는 사이 뉘엿뉘엿 해 내리니, 긴 꼬리 드리우는 늦가을빛이 바람에 쓸려간다.

 

들머리 참고 :        

다리 건너 삼거리에서 왼쪽(도락산 방면)쪽으로 조금 가면 중방리다. 마을로 올라서서 왼쪽 끝까지 간 다음 길없는 숲을 치고 올랐으나, 오르고 보니 그 전 안부로 수월하게 오르는 길 있다. 또 능선 가장 끝(마당바위쪽)으로도 길이 나 있다. 

 

있어야 할 이유가 없는 사진이다. 도로에서 알바하며 찍었다.

 

역시 난 바보다. 단양 I/C에서 중방리에 이르는 동안 건너는 다리가 하나인 줄 알았다(산행시 참고했던 위 지도에는 하나밖에 나타나지 않는다).

암 생각없이 다리 건너 덜렁 하차한 다음, 능선에 곧장 붙으려면 어디가 좋을까... 전방을 살피니

허걱!! 눈앞 산중턱으로 고속도로 지나가고 있는 게 아닌가!

그제야 지도 확인하니 지형이 영 아니다. 화풀이할 데도 없는 내 멍청함 자책하며 도로따라 총총 20분 걸어 중방리 도착.   

 

예정대로라면, 건너서 버스 내려야 할 두번째 다리에서 본 중방리.

산자락 끝이 살짝 들렸는데, 그리 오르고 보니 저 잘룩한 안부로 오르는 길이 있었다.    

 

 마을길 따라 들어온 다음 물길 굽어보이는 이 산소 뒤로 그냥 올랐다. 길은 없고 잡목 많아 잠깐 애 좀 먹음.

   

벼랑 능선에서 굽어보다. 도락산쪽 가는 도로다.  

 

 가야할 능선 전경. 철탑들 지나 사봉과 제비봉까지 보인다.

 

 

능선 낮은 곳은 낙엽송들이 곱게 물든다

 

                                            다시 조망 포인트에서, 지나온 능선 돌아보다. 거의 수직 벼랑이다.

 

                                           산불초소봉에서                                    

 금수산릉과 말목산. 가운데는 중계탑봉 

 

 사봉과 제비봉

 

 제비와 말목

 

 도락산. 좌우로 황정과 황장

 

 산불초소봉은 덤불 어지간히 우거졌다. 돌아본 모습.

 

 

덤불 터널

 

외중방길 만나는 안부는 과수원이 능선 접해 있다.

혹 일하시는 분 보이면 저 탐스런 과일 상찬하며 한 알쯤 청해 보겠는데, 아무도 없이 울타리만 휑하니...

군침만 흘리며 지나간다.

 

가파르지 않은 봉우리 오름엔 갓 져내린 낙엽으로 푸짐하다

 

 

                            물색 간 단풍은 사윌대로 사위어 간다. 바람 한 줄기 모질게 불면 훌쩍 흩어질 것들...

 

사봉 넘어 내려서는 능선 남북(좌우) 숲빛깔이 다르다.  

                                            숲 사이로 보이는 건 도락산

 

점심먹은 곳이 이 부근쯤

 

제비봉 오르며 오후햇살 돌아보다

 

제비봉 정상 직전 숲은 빛깔 제법 남아 있다

 

제비봉 솔들

 

                                            제비봉에서 건너본 사봉

 

두악산 너머 소백산릉. 푹 꺼진 곳이 죽령이므로 좌우 연화와 도솔...

 

제비봉 내려오며 굽어보다

 

 참나무가 참 곱게 물들었다.

 

                                            깊은 맛 없지만 나름 운치 있는 하산길

                                            조망 능선 내려서며

 건너본 말목산

 

 

월악 영봉쪽

 

 

 

장회나루

                                            대미산일까 문수봉일까?

 위 사진의 오른쪽, 하설산으로 이어지는 능선 

 

돌아보다. 제비날개 함 거하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