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 : 성내리(09:50) - 셋트장(느티나무 10:15) - 배바위 왼쪽 능선으로 - 까치성산(12:50 점심) - 새목재(13:35) - 동산 갈림길(13:55) - 성봉(14:30) - 남근석 능선 갈림(14:35) - 남근석(15:05) - 계곡 만남(15:20) - 성내리(16:15)
동산릉은 작은 동산과 이어서 밟아본 적 있지만, 명물 남근석이나 작성산은 답사치 못했었다.
당초엔 동산으로 올라 작성산 거쳐 내려올 요량이었으나 크지도 않은 산, 휴일이라 너무 붐빈다. 셋트장 지나 배바위 건너보이는 능선 쪽으로 접어들어 반대방향으로 한바퀴 돈다. 결과적으로 탁월한 선택, 점심 전까진 아무도 만나지 못했고 이후로도 비교적 호젓하였다.
배바위 오른쪽으로 건너보며 오르는 능선, 묵은 길이지만 뚜렷하다. 한동안 조망 썩 좋다고 할 수 없어도 길 옆 바위들 기웃거리면 큰 아쉬움 없다. 배바위 바로 건너보는 지점 부근엔 제법 운치있는 쉼터들도 있다.
한 봉우리 오르니 이어지는 능선, 부드럽고 울창한 숲길이다. 조망도 없어 작성산 치오르기 전 고개까지 내질러 간다. 작성산 오름길 잠시 팍팍하지만 곧 무암사 하산로 만나고, 잘못 자리잡은 정상석(작성산 771m)도 보인다.
실제 정상은 까치성산이라 적힌 곳이겠고 부근은 북쪽 조망 시원스럽다.
새목재 가는 길은 능선 우회하지만 잠시 능선따라 진행해 본다. 곳곳 조망 트이나 북으로는 천길 단애라 꽤 까칠하다. 염소 갈만한 벼랑길 앞에서 되돌아서 오른쪽 비탈 따고 주 등로 접어든다.
새목재 지나 동산릉 오름은 몹시 팍팍하다. 바람 한점 없으니 이십분만에 온 몸 흥건히 젖는다.
다녀와야 하는 동산, 조망 없으므로 모른 체하고 둥두렷한 육봉 중봉을 거쳐 조망좋은 성봉(825)으로 부지런히 진행한다. 성봉 부근은 금수 월악 산릉과 충주호 굽어보는 절승 조망처다. 남근석 능선 접어드니 밧줄들 어지럽다. 이 능선이나 장군바위 능선 모두 무암골을 향해 워낙 가파르게 쏟아지는 탓이다.
사진으로 자주 보아 새로운 맛도 없고 생각보다 작아 좀 실망스럽던 남근석. 오히려 건너 보이는 장군바위 능선 두 바위가 더 눈길을 사로잡는다. 아기들 기발한 장난감 연상시키는 기하학 형태의 그 바위들, 어찌보면 하늘에서 막 떨어졌거나 금방이라도 떠오르고 싶은 각진 모양의 별이나 달같기도 하다.
무암골, 이끼 무성히 피어나며 한여름 향해 깊어지지만 근래 꽤 가문 탓에 수량 많이 아쉽다. 대부분 구간에서 물은 잠류하는데 하류는 숫제 마른계곡이다. 물좋은 이웃 능강천이나 학현리 계곡이 그립다. 한껏 달아오른 몸 식힐만한 곳 필사적으로 찾지만 마땅치 않다. 허나 자칭 ㅇㅌ의 귀재답게(^^) 용케 포인트 찾아들고...
성내리까지 포장길 걷다보니 다시금 등이 젖는다.
오늘 새삼 느끼지만, 여름철 그리 높지 않은 바위산 오르는 노릇은 가급적 피할 일이다.
길 참고 :
성내리에서 무암사까지는 포장길이나 소형차밖에 들어갈 수 없다. 무암제 구간은 왼쪽으로 오솔길 있다.
작성산(까치성산)에서 무암사로 내려오는 주된 길은 770.9봉을 거치는 능선길이다. 위 지도에 표시된 계곡길은 능선 갈림 지점이 뚜렷치 않다.
무암제 둑방에서 보는 동산릉
전망바위에서 돌아보다
건너보는 배바위, 암벽장으로 유명하다.
다시...
배바위와 동산릉
당겨본 충주호와 성내리 들머리
쉬어가기 좋은 곳들 많으나 조망 단조로워 별 감흥이 없다.
치오르는 구간 끝나면 부드럽게 이어지는 능선 숲길
많이 보이는 꽃인데...
작성산에서 건너보는 동산. 오른쪽 높이 보이는 곳이 중봉.
새목재향 능선에서
돌아보는 작상산 정상부
가파르게 쏟아지는 능선 북사면. 오른쪽 멀리 보이는 건 소백능선이렷다.
북으로 뻗은 암릉
다시, 월악 방향
중봉 지나 성봉 가며
성봉에서 보는 금수산 능선.
왼쪽부터 용바위봉, 신선봉, 금수산 정상, 망덕봉...
다시 월악...
남근석 능선에서 보는 장군바위릉 너머...
빼꼼한 남근석과 무암사
오늘의 하일라이트, 저 두 바위
작성산 암릉을 바라며
맨 왼쪽이 올랐던 능선인듯.
세계를 통털어 울나라만큼 남근석 많은 나라는 없을 성 싶다. 한국인들의 생식적(혹은 성적) 상상력은 유별나다. 단숨에 신화를 향해 육박하며 농경민족 후예다운 원초적 상상력을 발동시킨다. 그러나 생식과 성에 대한 상상적 풍요가 실제의 풍요는 아니다. 남근의 경제가 가리키는 것은 오히려 그 반대다.
현란하고 다채로운 고도 자본주의 문화의 시대, 광물성 자연물에서 필사적으로 성적 형태를 발견하려는 태도는 불모의 현실세계를 넘어설 힘이 없음을 반증하는, 일종의 고착이나 퇴행으로 여겨진다.
자연을 향하는 시선에 좀 더 다양한 방식과 형태의 아름다움을 찾아내는 추상과 상상이 발휘되어야 하지 않을까? 차라리 동화나 판타지의 상상력은 어떨까? 길들여지지 않은 어린아이의 눈이라면 저 남근석에서 무얼 볼 수 있을지 궁금해진다.
마주보는 두 명물
돌아본 모습
저 바위들, 사이좋은 별과 달처럼, 이상한 나라의 등장인물들처럼, 칙칙폭폭 기차놀이 장난감처럼...
계곡 만나서.
이끼들 빛깔 한창 푸르러진다.
물찾아 헤매던 계곡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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