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 : 표충사 주차장(09:40) - 첫 조망바위(11:15) - 두번째 조망바위(11:35) - 적조암(12:20) - 조망암릉(점심) - 고사리분교(13:50) - 재약산(15:20) - 천황재(16:10) - 표충사 주차장(18:00)
옥류동천 따라 재약산 오르다 보면, 길 왼쪽으로 시야 가득 수직 암벽 치솟는데 그 위는 어떠할까 문득 궁금해지곤 한다.
또 재약산 늦은 하산길, 표지만 보고 지나치게 되는 적조암이란 이름. 맨 첨 재약산 오르며 거친 진불암이나, 까마득히 높아도 종종 눈에 띄는 서상암과 달리 한 번도 본 적 없어 더욱 궁금증 자아내는 곳. 물론 사자평 가는 임도에서 건너보일지 모르나 근래 그 길을 걸어본 적이 없다.
고요를 가늠한다는, 무겁지도 가볍지도 않는 적조寂調의 자리. 아늑하고 아름다웠다.
궁금하던 암벽의 위 혹은 아래, 아니 바로 그 사이, 이제는 낡고 깨어져 읽을 수 없는 물음표같은 목판이 가리키는 길 끝에 있었다.
거대한 바위벽 사이 검은 지붕 절집에 앉아 고르는 고요는 어떤 것일까?
소리없이 물들어가는 산빛 바라보며 하염없이 삼키던 탄식마저 내려놓는 시간, 내 속엣것 더 갈 데 없어 종내 저 산빛 물소리와 하나로 흘러가는 무시무종의 시간. 편승하는 영원의 전후로 열리고 닫히는 건 다함없는 계절들의 저 빛, 빛들.
허나 나는 알지 못한다. 고르고 골라진 그 적막의 경지가 무엇인지. 땅바닥의 들풀부터 하늘의 독수리까지 차별없이 자연이라 불리는 것들, 하루하루 치열하게 사투하며 목숨 부지해나가는 그 뭇것들의 노래와 아우성을 고르고 골라 마침내 다다르는 고요의 경계가 어떠할 것인지, 혹은 어떠해야 하는지 차마 꿈조차 꾸지 못한다.
흐르는 물소리와 지나가는 먼 바람소리에나 가 닿는 내 고요는 그저 마음 한 켠 열고 들어선 물리적 고요의 또다른 얼굴일 따름.
적조암 조망바위 아래 이쁜 독뱀 한 마리 마른잎 내음 맡으며 좌선 중이다. 부처님집 바라보며 반평생이니, 반쯤 성불했을까? 반갑잖은 인기척에 느릿느릿 결가부좌 풀고 몸 비키는 자태가 여유롭고 우아하다. 스님 없는 절집 더욱 조용히 다녀가게 되듯, 절집 앞 길짐승 거처 지나가는 걸음이 덩달아 조심스럽다.
표충사 뒷길, 부도밭 지나 산길 접어들며
필봉 돌아보다. 가본 지 오래이니 올해는 저기도 함 다녀올까나...
길가 잎들도 붉게 물들고
전망대에서 건너보는 재약봉과 학암폭포
학바위 아래 학암폭. 비 온지 오래라 수량이 애개개...다
저 임도 걸어본 지 십년은 넘은 듯하다. 단풍빛 물씬할 때 꼭 함 걸어보고 싶은 길.
정규등로 벗어나 문수봉에서 뻗어내린 지능선 따라 잠시 나가본다. 필시 옥류동천길에서 올려다본 그 암벽 위 조망바위로 이어질 듯.
과연! 멋진 조망대.
옆으로도 조망암릉이 두개나 더 뻗어나온다. 결과적으로, 저 두 군데를 기웃거리는 게 오늘 오전 산행이 되었다.
당겨본 벼랑길. 저기서 건너보는 그림이 어찌 궁금치 않으랴...
두번째 조망바위는 가는 길도 뚜렷하다.
그러나 너럭바위 규모는 좀 약하다.
왼쪽 향로산. 오른쪽 소나무 있는 바위가 좀 전에 갔던 첫 조망바위다.
층층폭포 방향
적조암 거쳐 오르게 될 다음 조망바위.
잠시 후 저 너럭바위에서 점심을 먹게 된다.
주등로로 돌아와서
적조암 가며 보는 암벽. 좀 전에 보았던 그 암릉 뒷모습인 셈인데, 층층폭포 길이 저 아래로 지나간다.
적조암에서
적조암. 뒤로 멀리 재약산정
문수봉 지능선 세번째 전망암릉에서
아까 올랐던 두 조망암릉
고사리분교터에서
사자평에서
진불암 네거리
재약산정 향해 가며 돌아본 사자평
뒤로 재약봉릉, 그 뒤로 영축릉...
당겨본 사자평
재약봉 뒤로 오룡산릉, 뒤로 부산 장산과 금정산릉 사이 해운대...
꼭 올라보고 싶은 곳이 있어 딸애 먼저 보내고.
바로 이곳, 진불암 굽어보이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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