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 : 종성교회(11:30) - 동석 암릉 - 점심 - 암릉구간 벗어남(14:15) - 큰애기봉(15:00) - 세방낙조 휴게소(15:30)
(부지런하고 솜씨좋은 사네드레님, 여태 본 동석산 지도 중 가장 낫다)
봄이 무겁다. 벼르던 산들 손수운전해서 떠나려니 게으른 몸이 제동을 건다.
남쪽 산 몇군데 여기저기 저울질하다 예정에 없던 동석산행. 전엔(081210 참고) 짧은 코스에다 겨울이었으니, 먼먼 천리길 오가는 도중에 엿보는 봄빛이나마 즐거우리라, 기대해 본다.
보성 금강 휴게소 매화랑 산수유는 이제 꽃망울 맺었다. 꽃소식 예년보다 빠를거란 기상청 예보는 성급했다. 지난 겨울 추위 그리 혹독했는데 2월 한달 좀 따뜻했다고 괜한 호들갑이었던 게다.
산 전체가 통으로 암릉이라 첫인상 무척이나 강렬하던 동석산.
불과 이년여만에 시설물 더 늘었고 봄주말 맞아 산객은 인파 수준이다. 전구간 내내 정체 솔찮다. 구비치는 암릉에 매달린 형상들은 코끼리에 달라붙은 개미떼나 걸리버 여행기 릴리푸트 왕국을 연상시킨다. 산과 인간, 그 물리적 크기의 차이를 극복하려는 저토록 뜨겁고 맹렬한 의지들. 허나, 더러 밧줄 잡고 사색으로 부들거리는 자태들에선 맹목이 낳은 어떤 두려움마저 엿본다.
통제 불능의 욕망이 초래한 괴물같은 현실 앞에서 진저리치는 공포의 표정들, 그것은 요즘 우리가 매일 접하는 재앙 이후 어떤 세상 풍경의 일부 아니던가.
진종일 가시지 않는 낮안개가 산하를 삼킨다. 햇살 있다면 저수지마다 가득한 물빛 제법 고울 텐데... 습한 날씨 땀께나 뽑으며 큰애기봉과 세방낙조 전망대 올랐건만, 섬들의 향연 조도 군도는 커녕 손가락 발가락조차 캄캄하고, 나른하게 번져올 남도 봄바다 느끼기에도 벅차다.
허나 비를 예고하며 안개로 밀려드는 이 시간은 또한 꽃의 길. 큰애기봉 가는 길섶 곳곳엔 분홍과 흰노루귀, 현호색, 산자고 총총 피어나고 있다. 허공을 긋고 여미는 꽃의 숨길과 우리 떠돌며 흘러가는 봄의 길 만났으니, 겨우내 메마르던 땅 나날이 빛의 그물로 촘촘해져간다.
솜털 곤두세우고 이름만큼 예민하게 땅의 소리 들으며 열리는 노루의 귀들. 스치고 가는 시선이 꽃의 탄생을 도울 리 없겠지만, 푸르게 얹힌 꽃잎의 허공과 눈 맞는 즐거움은 저 한없는 겸손 혹은 갈망의 자태로 포복하고 조아린 이들만의 것이라곤 할 수 없을 터.
3월이 깊다. 묵은 빛 지우며 새로운 상처로 맺혀들 꽃과 연두의 시절, 그림자 넓혀 푸른 그늘 드리우는 숲과 나무의 길들. 닫히지 않았으니 아직은 더불어 흐르는 몸이 꿈꾸는 산천...
마을 뒤로 올려다본 동석산릉
여그는 진도여~ 진도랑께~~ 나도 좀 봐주셔~
종성교회 마당의 매화
종성교회 얘기 나왔으니 말인데, 교회 이름도 그렇고 천종사 절이름도 그렇고 유독 종이 관련된다.
왜 그럴까? 저 동석산이 종을 연상시키는 걸까?
동석산 이름 역시 종과 멀진 않다. 동(童)자에서 쇠금(金)이 붙으면 종(鐘)이 된다.
혹 동석산 별명이 종석산?
오르며 돌아본다.
심동 저수지
으랴차차~
그런데 저 밧줄, 그리 튼튼해 뵈진 않는다.
끊임없이 밀려드는 인파...
이 작은 산에 버스 네댓대 이상의 인파 몰린 거 같다. 토욜이 이 정돈데 일욜은 어떨까...?
코끼리 타기
너머 봉암저수지 건너보다
갈 길
다들 한 포즈씩~
매달리고 ... 기다리고...
그냥 바윗덩이다
다시 돌아보다. 역시 저기가 가장 정체구간
천종사 쪽 전망대
심동마을
천태만상
칼날릉 전 붕우리
다시, 봉암 저수지
사람 많으니 나름 재밌는 그림이다. 포즈들이 제각각.
천종사
돌아보다
칼날암릉 굽어보다
도저히 건널 재간이 없는 구간.
우회 후 돌아본 칼날릉
어지럽구마는~ 어서 나오라고 일행들 이구동성.
동석산정 보이고
맨 앞 바위 앞, 우회하라며 빨간 위험 표지 놓였다. 전에 없던 시설물들이다.
우회없이 올라 돌아보니...
직벽구간이라 짱이 고민 중. 물론 전에 올랐던 곳이라 이번에도 그냥 오른다.
대부분 우회하는 곳이라 조용하고 전망좋은 포인트에서 점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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