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 금탑사 입구(11:20) - 금탑사(11:35) - 천등산(12:35) - 점심 - 미인치(14:35) - 고흥지맥 분기봉(14:45) - 조계산(15:30) - 원봉림 마을 앞(16:20)
봄 오는 남쪽 나라 산빛이 곱다. 햇살 없어 조금 어둔 빛깔이지만 연두의 초조한 기다림 감출 수 없는 나무들, 가지끝마다 붉게 물든다. 천등에서 조계까지, 봄빛 은은 번져오르는 활엽숲 굽어보며 걷는 호젓한 능선길...
천등산은 십여년전 딸깍산과 이어 짧게 오른 적 있지만 조계산은 첨이다. 멀리서 보기엔 별 특징없이 무던한데 속살 파고드니 제법 알차다. 곳곳 조망대 숨어있어 산릉과 바다 더불어 바라보는 즐거움 있고, 찾는 이 많지 않으니 나름 적막한 맛도 있다.
미인치 지나 빤히 닿을듯하면서도 다가갈수록 멀게 느껴지던 정상부, 은근하게 밀고오던 고양감을 일거에 터뜨리는 암봉이 장쾌하다. 뚝 떨어지는 직벽 능선이 풍기는 위압감도 강렬하거니와 사방 막힘없이 펼쳐지는 조망의 아름다움은 숨막힐 정도다. 천등, 팔영, 운암 등의 멋스런 산릉들과 점점 다도해 아련한 남해 물빛... 천등산은 거대 암릉이 워낙 멋스러웠지만 원경 조망은 조계산이 한결 나은 듯하다.
또 능선 곳곳에 진달래와 철쭉 무리가 많이 보인다. 미인치 내림길은 꽃터널 될만하겠고 정상부 암릉 지대 옆 역시 한철 꽃밭이겠다.
다만, 정상 이후 하산 능선길은 우거진 가시덤불이 옷 잡아당기는 곳 더러 있다. 일부러 등로정비하지 않는다면 발길 더욱 많아져야 해결될 듯하다.
길 참고 :
원봉림 마을을 들머리로 하여 오를 경우,
마을 오른쪽 능선(마을과 청룡제 사이 능선)이 기준이 된다. 즉 마을로 들어서 그 능선 방향으로 이어진 길을 따르면 산소 있는 안부에서 능선에 붙게 된다. 청룡제 쪽으로 들어선다 해도 같은 지점에서 만난다. 이후 등로는 외길이나 마찬가지. 갈수록 발길 흔적 적어지고 길 상태 불량해지지만 등로 자체는 뚜렷하다. 정상까지 조망 없으므로 좀 지루할 수 있겠다.
금탑사 가는 길에 본 이름모를 식물. 아마 약재용인 듯...
(나중에 알고보니 약재가 아니라 삼지닥나무라 한다. 세갈래 가지를 가진, 한지 만드는 닥나무. 희게 맺힌 건 꽃봉오리인데 머잖아 노란꽃이 피어난다고).
천연기념물로 지정된 비자나무숲.
제주 비자림은 아주 멋진 산책로였는데 여긴 어떤지 모르겠다. 산 위에서 굽어본 숲규모가 제법이었으니 여기도 소박한 산책로 꾸며보는 것도 나쁘지 않을 듯.
들며 보는 금탑사
당우 제법 많은, 규모 있는 절집인데 들뜨지 않고 분위기 차분하니 좋다.
탑 너머 팔영산
되내미재 오르는 길. 가파르지 않고 완만한 편.
조망좋은 바위에서.
가운데는 비봉산, 왼쪽 멀리 팔영산, 오른쪽은 마복산.
올려보는 능선은 봄빛 완연하다.
저 붉은 빛깔, 불과 한달 남짓이면 젖빛과 연두를 거쳐 초록으로 가리니....
반갑다, 불꽃같은 남국의 나무들.
굽어보는 금탑사. 조금씩 당겨본다.
저 녹음이 비자림이라면 절 주위 한 바퀴 도는 산책로 만들만하다.
햇살 아쉽던 숲빛깔...
안장바우 능선
올라온 능선. 오른쪽 희끗하게 나로도가 보인다.
딸깍산(월각산)으로 이어지는 능선에 올라 건너보다.
희게 움푹한 곳이 철쭉동산이라는 곳 같고, 그 너머 봉우리는 음성이 있는 우마장산.
유명한 천등산 암릉. 당겨본다.
앞선 일행들인듯...
딸깍산. 건너 거금도와 적대봉, 오른쪽 끝 소록도.
정상에서 보는 암릉 저 멀리 벼락산이 봉긋하다.
진달래 시절이면 딸깍 천등 벼락산을 잇는 코스는 썩 인기가 좋다.
북동방향 능선
가야할 조계산. 겉보기론 썩 탐난 구석 있어뵈지 않는 무덤덤한 모습.
좀 의젓해 보이긴 하다.
정상 아래 너른 바위에서 점심 먹으며 올려다보다
위 사진 봉우리 오르며 돌아보다
암릉 이어지고...
벼락산(별학산)으로 이어지는 암릉.
저기서 돌아보는 천등산 암릉이 아주 멋스러웠던 기억.
조계산으로 가려면 천등산 북쪽 가파른 사면을 따라내려야 한다. 얼었다 녹았다 조심스런 길이다.
돌아본 천등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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