점심 먹으며 건너보는 아랫심동 골짜기밭.
초록의 골마다 흔들며 가는 바람이지만, 겨울 막 지나온 밭이랑들은 아직 메마르다.
점심 먹었던 곳 돌아보다
다시 바윗길 벌벌~
돌아보고
폼 함 잡으시고~~
진행방향. 뒷쪽 봉우리가 삼각점봉인 듯
돌아보다
저마다 바쁘고...
go go~
돌아보다
거리낌없는 바람이 굽어본 기슭, 안개에 닿아 저수지 물빛 연두로 어둡고
풀려나고 풀어놓는 봄 이야기들 저마다 조금씩 뜨끔하다.
비슷비슷, 그게 그거~
오른쪽이 삼각점 있는 봉우리. 근데 예전에도 삼각점이 있었던가...?
돌아보다
삼각점봉에서 돌아보다.
남해와 서해 가장자리 바닷가에 불시착한 거대 짐승의 화석같다. 고래의 노래 메아리라도 들릴까 귀 기울여본다(D. 애덤스의 기발한 소설 <은하수를 여행하는 히치하이커를 위한 안내서>에는, 돌고래들이 은하고속도로 건설을 위해 철거되는 지구를 떠나며 고별노래를 부른다).
풍화하지 않고 굳어간 동체, 내부를 정탐할 수도 그들의 언어로 교신할 수도 없으므로 그저 등줄기 따라 또는 뒤집어진 뱃살 따라 더듬어간다. 가파른 곳곳 갈림길, 그건 아마 무모한 욕정 자제해 달란 완곡어법, 몸의 결을 따라 난 길의 말씀들이다.
암릉구간 대충 끝나고 큰애기봉 보인다. 저기서 짐승은 바다에 꼬리를 묻는다.
마지막으로 돌아보다
돌아보는 동석암릉 전경.
알듯말듯하다, 바위의 단단함을. 마음을 밖에 놓고 가는 몸의 일을...
큰애기봉 가는 능선은 곳곳 꽃밭
더운 날씨, 무릎 굽히기도 귀찮아 대충 똑딱이며 가지만 산자고 현호색도 제법 보였다.
각흘 곡섬 잠두도... 재밌는 이름들이다.
바람은 비로소 높고 서늘하지만 비내음 묻어있다.
섬들은 때로 비雨의 요새다. 섬그림자 삼키며 격렬하게 퍼붓는 빗줄기를 상상한다. 그 때야말로 섬은 더욱 섬이다.
가학리
가치리와 가치 저수지
건너보는 큰애기봉
손가락 발가락섬이 보여야 하는데 안개 너무 짙다.
지난 시절 소설 연상시키는 고풍스런 문체가 인상적이라...(클릭 큰 글씨)
해산봉과 빼족산릉. 함 오를고 싶어지는 능선이다.
세방낙조 전망대와 휴게소 가는 능선, 오른쪽 세방마을.
떠나지 못하는 짐승을 밟고 우린 떠난다. 낙조 없이 흐린 세방을 거쳐 동으로 난 남으로의 길을 따라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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