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자락 깊게 드러낸 희여재쪽 능선
가야할 남쪽 봉우리
청룡산과 배맨바우
바람없는 남사면에 적당히 앉아 점심 먹으며 바라본다.
멀리서 눈산 구경 달려와 설국인 양 굽어보지만, 저기 사는 이들은 눈이 지긋지긋할 게다. 유난히 춥고 눈많은 겨울... 새벽까지 눈발 날리고 아직 하늘 무겁다.
빵쪼가리 우적이다 소주 한잔 털어넣으며 세상의 거리들에 대해 생각한다. 스쳐 지나가는 이와 저기 사는 이들의 몸과 마음의 거리, 텅 비어 묵묵한 벌판과 눈발 휘몰아가는 바람 하늘의 거리...
눈 덮인 저 들판, 서로 닿아 있어도 이미 더 이상 하나가 아닌 무수한 사유私有의 영토들. 세상 경계 지우며 분별없이 눈은 내리고 또 내리겠지만, 저마다의 구획에 닿는 손길 발길의 쓰임과 뜻은 서로 다르다. 수평의 일가一家 서해 바다 건너 다다른 눈, 흐린 듯 확고한 실선으로 새겨진 저 문명의 표지 위에서 조금은 망설였을까?
돌아보는 산릉의 율동과 굴곡이 재미나다.
청룡산에서 굽어보다.
오늘코스 최고봉은 사자바위릉 끝 388봉이지만 전혀 조망 없어 별 주목받지 못하는 반면, 청룡산은 고도감 좋고 사방 조망 탁월하여 선운산릉 여러 봉우리 중에서도 손꼽을만하다.
북서쪽. 동호 바닷가 쪽인듯.
언제 봐도 늠름한 배맨바우.
동물적 포스, 꿈틀대는 육감이 강렬히 느껴짐에도 불구 정물의 이름에 가두어 두기가 때로 안쓰럽다. 물에 사로잡힌 영혼들 바닷가에서 올려다보면 영락없는 그 모양이겠으나, 산릉 따라 출렁이는 시선에는 바우도 짐승이 된다.
지나온 산릉 돌아보다
도솔계곡과 사자바우 능선
다시 배맨바우
골과 능선 돌아보다. 바우 짐승도 마주 돌아보는 듯하다.
조금씩 당겨본다.
마지막으로 함 더...
또 북서쪽. 맑은 날씨라면 바다가 잘 보일텐데...
낙조대와 천마봉
천마봉에서 돌아보다
도솔암 일대
사자바우 능선. 너머로 흐릿한 건 방장과 내장일 듯...
낙조대
천마와 사자. 천마봉엔 누군가...
천상봉 가며 돌아보다
용문굴 부근 이 계곡, 좌우 바위들을 다 기웃거려 보려 맘먹고 있지만 늘 다른 욕심에 밀린다.
언젠가 다른 코스 욕심 버리고 꼭...!
하산길에 다시 돌아보는 천마와 사자
계곡 산책로 따라 걸어내려오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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