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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과 여행/전라 충청권

순창 회문산 081218

by 숲길로 2008. 12. 20.

코스 : 과촌 - 투구봉(장군봉) - 회문산 - 남릉 - 헬기장 - 휴양림 - 주차장(4시간 남짓) 

 

(지형과 길 표시가 좀 부실하지만 인터넷에 떠도는 것 중 그나마 낫다. 장군봉에서 정상으로 곧장 이어지는 선은 등로가 아니고 행정구역 경계다. 임도 선형은 실제와 맞지 않은데, 길 잃을 염려 없는 구간이니 참고 않는 게 낫다.)   

 

 

회문(回文)산. 참으로 명산의 풍모다.

무엇보다 조망이 대단하다. 험하지 않으면서도 육중하게 굽이쳐 흐르는 산세는 깊고도 부드럽다. 게다가 활엽숲이 울창하니 설경과 단풍, 봄빛까지 궁금하다.

부드럽고 넉넉한 품새는 조계산을 연상케 하지만 이번 코스가 너무 짧다. 기회되면 전후좌우 능선들을 고루 한 번 답사해 볼 만하겠다.


回文을 會紋으로 오독해 본다.  回는 會와 통하고 文은 紋으로 읽는다.

산의 무늬, 일파만파 산물결 무늬를 거느린 산. 그 무늬 하나하나, 서로 닮았으나 어느 것 하나 똑같지 않다. 그러나 막상 한자로 그리면 會紋보다 回文의 상형이 더 아름답다.  會紋의 뜻을 빌어 산정의 조망을 삼고, 回文의 상형과 무늬를 안으로 담겨오는 울림으로 삼는다.


회문은 또 回門이었다 한다.  돌아 나오는 문. 그래서인가, 역사의 회문은 막다른 문이었다.

文의 예리함을 무기로 삼던 한 시대의 이념가들이, 수상쩍고 불길한 시대와 다투고자 거친 무기 움켜쥐고 뛰어들었던 문이 저 문이었다. 사방 부드럽게 흘러가는 무심의 능선들, 일제하 의병들과 해방 후 빨치산들의 뜨거운 열망과 피가 물결처럼 굽이굽이 저 산릉을 흘렀을 테지만, 끝내 그들이 향하는 세상은 오지 않았다.

이 나라 5대 명당처로 꼽힌다는 산답게 능선에 즐비한 산소들... 다들 욕심껏 발복했을까?

잘난 그 무덤들보다 더 많을 흔적 없는 무덤들. 생사 걸고 세상과 다투다 끝내 이름없이 묻혔을 수많은 이들...

거대한 산소인 양 모두를 아우르며 묵묵한 큰 지붕 회문산. 

 

 

 과촌 들머리. 투구봉(장군봉)이 보인다.

위 지도는 좀 비스듬히 장군봉으로 오르는 길이 있다고 하나 그대로 믿을 순 없다.

마를 뒷쪽에서 왼쪽 계곡으로 들면 장군봉과 752봉 안부로 오른다. 오른쪽으로 접어들면 능선따라 오르는 길도 있을 듯하다. 

추측컨데, 회문산의 지능선들은 웬만하면 길이 있을 게다. 능선에 워낙 산소가 많으니 성묘길이라도 있을 터이고, 산세가 험하지 않아 능선 등로 개척도 수월할 성 싶기 때문이다.    

 

오름길에 본 투구봉 옆모습

 

 안부가 보인다. 길이 워낙 부드러워 수월케 올랐다.

 

 돌아보다. 왼쪽이 752봉이겠고 그 전에 오른쪽으로 나뉘는 능선은 옥정호 향 용두봉 능선.

옥정호도 빼꼼하긴 한데, 오늘 가장 아쉬운 게 그 방향 조망이었다. 정상에서조차 그 쪽만큼은 속시원히 트이지 않는다.  

 

 투구봉에서 조망. 오른쪽은 추월산이다.

 

더 당겨본 모습. 오른쪽에 무등산 

 

 추월산을 당겨본다. 사실 올 사진 전부가 이런 조망뿐이다.

 

 정상부(회문봉)와 남릉 너머 멀리 지리산. 당겨본다(아래)

반야가 둥두렷하다. 왼쪽으로 천왕.  더 당겨본다(아래)

 

 

 순창 남원 방향 올망졸망 산릉들...

 

 무등쪽을 당겨본다.

 

 잠시 내려서 투구봉을 돌아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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