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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과 여행/전라 충청권

진안 고산 081216

by 숲길로 2008. 12. 17.

코스 : 진밭(장전)마을 - 산영치 - 600봉 - 811봉 - 고산 - 헬기장 - 838봉 - 암봉 우회 - 가파른  지능선 - 대덕사 - 포장도 - 구룡교차로(5시간 10분)

 

(연두색 코스로 진행)

 

별 기대 없이 산악회 동행한 코스인데 뜻밖에 좋은 산행이 되었다.

예기치 못한 서리꽃 만발에다, 좌정맥 우대간의  고산 포지셔닝이 절묘하다. 그 위치만으로도 조망 명산으로 거뜬히 한 이름 할만한데 구봉산과 마주하여 용담호를 사이에 두고 있으니 금상첨화.

그러나 늘 그렇듯 이론보다 실제가 문제인데, 등로상에 실제 확보되는 조망 포인트는 꽤 빈약하다. 나무만 좀 쳐내면 멋진 조망대가 될만한 지점들이 많이 보인다.

 

거칠게 일별하면,

장전(진밭)마을 뒷 능선에서 산영치 전후는 깍아지른 구량천 절벽을 따라간다. 길만 따라가면 숲길이지만 살짝 길 벗어나면 멋진 조망 포인트들이 많다.

이후 고산 정상까지는 암릉 조망대 간혹 있는 꾸준한 오름길 능선이다. 오른쪽으로는 진작부터 남덕유(서봉)이 우뚝하여 눈길을 사로잡는데 정상 다가갈수록 향적봉쪽 조망이 궁금해진다. 그러나 정상 직전 딱 한군데 정도가 속시원한 전망대다. 대신, 용담호로 드는 금강 지류 구량천과  대덕 천반 산자락이 서로를 휘감으며 빚어내는 물돌이와 그 절정, 죽도 일대는 아쉽지 않을만큼 눈에 든다.

 

조망없는 정상 넘어서면 곧 헬기장, 역시 좀 감질나긴 해도 구봉 운장산 쪽과 마이산이 단연 눈길을 끈다. 이어지는 구간은 실망스럽게 겨우 한두 군데서만 조망이 트인다. 푸른 물빛으로 유혹하는 용담호는 내내 숲에 가려 카메라 들이댈만한 포인트조차 없다.

그래서 무엇보다 아쉬움 남는 게 하산릉 암봉이다. 개인적으로 왔다면 필시 어떻게든 올라 조망 포인트를 찾아냈을 것이다. 그러나 이번엔 거의 꼴찌로 진행한 데다 가진 지도조차 엉터리였으니(영진 출판사 5만 지도 대덕사 위치는 틀렸다. 위 개념도가 맞다) 딴마음 먹기도 힘들었다.

위 개념도에는 하산로가 674, 596봉 거치게 되어 있으나 현재 가장 뚜렷한 등로는 연두색 지능선길이다. 최근 그 코스로 진행이 많아 그리 된 듯한데 용담호 조망을 고려한다면 원래의 길이 더 낫겠다. 우리 일행 중에도 원 코스인 주릉으로 진행한 분이 있어 기록을 참고하니 더 확신이 든다.

어쨌건 지능선 하산길이 무척 가파르고 낙엽으로 미끄럽다고 산행기마다 엄포인데, 근래 워낙 삐대 놔서일까? 그런대로 내려올만하다. 낙엽 아래 언 땅이 좀 조심스럽긴 해도 특히 험하거나 하진 않다. 

 

호젓하고 아늑한 민가 분위기의 대덕사 거쳐 호숫가 포장길 따라 구룡 네거리까지... 좀 멀다.

산에선 몹시 감질나던 용담호 돌아보며 산책삼아 걸을 만하나 도상으로도 2km 이상이다. 끝에 가선 좀 지겨워진다. 승용차는 대덕사까지도 거뜬하지만 버스는 못 온단다. 길 상태로는 호안도로 대덕사 입구 삼거리까지 진입할 수 있을 거 같으나 속단할 수 없겠다. 

 

 들머리 진밭마을에서

 

 

 

 

 

 하천 굽어본다.

 저 봉이 산영치. 좌우로 강쪽 절벽 굽어보는 조망이 좋은 곳이다.

치라 함은 원래 고개다. 어떤 지도엔 저 봉우리가 아니라 조금 지난 안부, 예전엔 좌우로 이어지는 길이 있었을 법한 곳을 산영치라 한다. 그 표기가 맞을 성 싶다.

 

 

 산영치에서 굽어본 천반산 자연휴양림.

 

 간밤엔 서리도 무겁게 내렸지만 눈도 얇게 지나갔다.

햇살 드니 순식간에 녹아 사라지는 눈빛...  

어쨌거나 늘 보아온 기름진 눈꽃이나 상고대와 달리, 참으로 덧없는 별난 풍경이다.   

 

 천반산릉 너머 남덕유와 삿갓봉 능선. 오른쪽으로 할미봉과 남으로 이어지는 대간릉도 뚜렷하다. 

첨엔 여기의 위도를 착각하고 적상산 쯤인가... 했다. 

 

 천반산릉 너머 덕유 주릉.

왼쪽이 향적봉이다. 멀어서 더 낮게 보인다.

 

 남덕유의 남쪽. 대간릉과 호남 금남 정맥의 쟁쟁한 명산들일텐데 눈이 어두워 분별할 수 없다.

 

 짧은 암릉구간. 평소엔 별 쓸모없는 밧줄도 있다.

 

 아직 눈빛 서리빛 은은한 계곡 굽어보다.

 그림자 경계와 서리빛 경계가 정확히 겹쳐진다. 이슬과 동족인 서리는 눈보다 덧없는 이름이다.  

 

 암릉에서 돌아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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