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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과 여행/경상권

포항 내연산 폭포골 081027

by 숲길로 2008. 10. 29.

코스 : 수목원 - 열두폭포골 계곡따라 - 보경사 (사진 디따 찍으며 부지런히, 통상 기준 아주 여유롭게 7시간)

 

(지도상의 시간은 기존 등로 기준이므로 계곡을 따르면 좀 더 걸릴 수 있음

 


산은 적막했다. 쏟아지는 가을 햇살은 새소리마저 삼켰다. 가끔 바람이 지나갔고 폭포나 급류 부근에선 요란하지 않은 물소리도 들렸지만 숲의 적막과 은밀히 내통하며 성급히 투항했다.   

혼자 걷는 길, 맑고 곱지 못한 올 단풍이라지만 청명 하늘 아래 자주 눈부셨고 곳곳에서 걸음은 느려졌다. 그럴수록 허기진 마음 더욱 바빴다.


수목원 뒤 능선에서 보경사까지, 지도상으로 보아도 9km 넘는 거리다. 수목원 고도가 해발 육백수십 쯤이니 아주 완만하고 긴 계곡이다.

들머리에서 계곡 최상류부 내려서는 구간을 제외하곤 길은 확인조차 하지 않았다. 줄곧 계곡 따라 걸었다. 지도 꺼내 보는 수고조차 귀찮았으니 크고 작은 폭포나 지계곡 이름도 알 바 아니었다. 다만 폭포가 길을 끊으면 기꺼이 살짝 우회하기도 했다.

빛 곱고 물 마른 계절, 즐겁게 걷기 좋다. 워낙 느린 물길은 곳곳에서 자갈밭 안고 맴돈다. 상류부는 큰 바위도 별로 없어 위험하지 않다. 푹신한 낙엽길, 삐거덕거리는 자갈길, 요리조리 통통거리며 건너가는 바윗길...

연두빛 새살 내음 울창할 봄날 한 번쯤 더 걷고 싶은 코스다.

하나 아쉬운 건, 관음폭 이후 주 등로 따르다 보니 무풍, 잠룡, 삼보, 보현폭 구간 계곡을 답사하지 못했다. 훗날 기약할 노릇이다.

 

두서없이 찍은 계곡 모습들, 그게 그거같다.

카메라 감도 높게 설정되어 있는 줄도 모르고 그냥 눌러 바짝 굽혔다...

 

 

계곡 최상류부는 낙엽 수북하고 메마르다. 한참을 오니 물이 보인다.

워낙 완만하고 긴 계곡이라 상류는 깊은 골짜기라기보다 그저 메마른 개울처럼 정겹고 아늑하다.  

 

 

수십미터 이어지는 단풍 터널. 빛깔이 최상급은 아니었지만...

 단풍산행의 결정적 요소는 날씨. 햇살이 없으면 저 물빛도 없었을 터... 

 

오래 물빛을 들여다본다. 어지럽다. 저건 하늘에 비친 내 어지럼 같다...

 

 

 

 

 

 

 

 

 

 

 시명폭 쯤일까?

수량이 없어 폭포 자체는 볼품은 없지만 낙엽과 단풍 그리고 하늘이 있으니....

 

복호폭 쯤일까? 가장 풍광이 좋다 싶은 곳에 살림살이 갖춘 텐트 한 동이 보인다.

들여다보지 않았지만 인기척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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