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 : 은해사 주차장 - 안흥폭포 - 기기암 - 능성재 삼거리 - 중암 - 백흥암 - 은해사(아주 여유롭게 7시간)
당초엔 은해사 일주문에서 바로 왼쪽 능선으로 붙어 오를 작정이었으나 들머리엔 잡초 우거지고 바람없는 날씨마저 은근히 기를 죽인다. 초반부터 힘 빼기 싫어 기기암골 시멘 포장길로 접어든다. 제법 서늘한 기운 감돈다. 단풍철에는 멋진 산책로일 게다.
안흥폭포 거치며 포장길 버리고 산길 따라 오른다. 너르게 터 잡고 앉은 규모 큰 암자 기기암은 들르지 않고 곧장 등로로 든다. 능선에 오르니 비로소 첨으로 조망 트인다.이제부터 걷기 좋은 솔숲 능선이다. 심심찮게 조망바위도 나타나 여유롭게 쉴만하고,크지 않은 암봉인 묘봉은 조망 아주 좋다.
암자 산재한 지역답게 좌우 곳곳으로 갈림길들 나 있지만 능선만 따르면 길 헷깔릴 건 없고, 오히려 다양한 코스 구성에 도움될 만하다. 중암 갈림길에서 팔공산 주릉 능성재 삼거리까지는 왕복한다. 부드럽게 이어지는 이 구간 역시 멋진 조망대 몇 있다.
묘봉에서 보면 알 수 있듯, 돌구멍절이란 별명답게 중암 일대는 큰 바위들 전시장이자 바위 틈새길 더듬는 재미가 쏠쏠한 미궁 놀이터다. 중암은 능선길에서 100m 거리이니 반드시 다녀올만하다.
태실봉 갈림길에서 곧장 백흥암 쪽으로 접어든다. 인종의 안태지(태를 묻은 곳)가 있는 태실봉 역시 당초계획 코스지만 느지막하게 나선 산행, 너무 어정거리기도 했고 더운 날씨에 기운 빠져 한 봉우리 더 오를 엄두 나지 않는다.
우리나라서 가장 아름다운 수미단(법당에서 불상을 놓는 단)으로 유명한 백흥암 늦은 오후 분위기가 좋다. 일과 마친 비구니들 총총 산책 나서는 모습이 여유롭다.
은해사까지 2.8km 시멘 포장길은 좀 지루하다. 오를때 걸은 기기암과 안흥폭포 갈림길까지 합치면 전 코스 중 근 5k가 포장길인 셈.
그러나 와촌쪽 암자 코스 대부분이 그렇듯, 솔숲 능선길 워낙 좋고 울창 계곡들 가을 운치 또한 그럴듯하기에, 은해사 - 백흥암 - 묘봉암 - 중암 -기기암 -은해사로 원점회귀하는 암자 순례 코스도 언젠가 함 고려해 볼만하겠다.
안흥폭포. 단풍철이나 수량이 많을 땐 아주 볼만하겠다.
근접해 찍은 탓에 사진에 나타나지 않지만, 윗쪽에 조그만 폭포 하나 더 있다
기기암 북쪽 지능선 안부에 있는 조망대에서 본 기기암.
조망을 위해 누군가 나무를 베어 놓았는데, 길 대신 바위 틈새로 오른 우리 앞을 막아 애를 먹었다.
같은 곳에서 본 서쪽. 코끼리 바위와 분기봉이 뚜렷하다.
억새 너머 솔숲
묘봉에서 본 중암
비로봉과 코끼리바위 능선
묘봉
오늘 코스는 팔공산의 화려한 면목을 멀리 뒤쪽에서 바라보므로 좀 단조로운 조망이라 할 수도 있다.
그러나 주릉과 지릉이 겹쳐지며 펼쳐내는 멋스런 선이나 유난히 뾰족한 동봉 모습은 아주 인상적.
갓바위 쪽
능선의 성급한 잎들은 제법 가을빛이다.
능성재 삼거리 바로 옆 봉우리에서 지나온 길 돌아보다.
저리 밋밋하고 울창하기만 해 보여도 곳곳에 조망대가 숨어 있다.
역시 갓바위 쪽.
가을빛 서서히 배어드는 주능선의 바위에 누군가 신선놀음 중. 아마 큰 대자로 누웠으리라...
되돌아 오는 길에 당겨본 코끼리 바위
갓바위봉 북쪽 어느 자락에 삼층탑 한 척 고고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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