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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과 여행/경상권

경주 치술령080331

by 숲길로 2008. 4. 2.

코스 : 상리  - 국수봉 - 은을암 - 서낭재 - 치술령 - 법왕사 - 박재상 유적지(여유롭게 5시간 남짓)

 

 

 

산마루인데 어째서 고개를 뜻하는 령이란 이름이 붙었을까 싶다. 거창 좌일곡령처럼... 

고헌 백운산 쪽에서 보는 치술령 능선이 참 시원스러워 그 쪽에서 보는 맛은 어떨까 궁금했는데, 공교롭게도 뿌연 하늘에 조망은 꽝이었다. 가장 궁금했던 동해 물빛조차 캄캄... 

조망없는 치술령 코스가 무슨 재밀까 싶지만, 고운 봄산빛과 우후죽순처럼 돋아나던 꽃들이 그나마 위안이었다.

 

국수봉 오르며 본 어느 산소 자락의 봄빛 

 

어저께 보았던 그...

 

안개비님에게 배운 이름, 올괴불나무

 

현호색 - 은을암 가는 길은 군락지다

 

분홍노루귀도 많이 보인다 

 

 은을암.

코 앞까지 시멘트 포장이라 깊은 맛은 없어도 나름 분위기 좋은 암자다. 산자락을 많이 해치지 않고 옆으로 길게 건물을 배치한 덕분에 마당 어디에 서 있어도 호젓한 느낌이다.  

 

은을암에서 보는 치술령

 

 

돌아본 은을암

 

오늘 가장 많이 본 노랑제비.

올해는 노랑제비가 유행인가? 어릴적부터 가장 많이 본 건 연보라빛 제비꽃같은데... 

 

서낭재 지나 전망대에서

 

흰 노루귀도 많이 보이고...

 

이 코스는 부자 지자체 울산시에서 돈 들여 정비한 흔적이 역력하다. 산에서 쓰기엔 좀 호사스럽기도 하고 뜬금없는 모양새다 싶은 벤치를 곳곳에 마련하여 다리쉼하기 좋다.

그 배려가 고맙긴 한데 뭔가 불편하게 느껴지는 건 왜일까...

 

 

 

치술령 다가가며 나타나는 철쭉(?)숲 - 5월이면 볼 만할까?

  

망부석 위엔 여자가 아닌 남자 망부 둘.

경주 망부석과 울산 망부석이 있는데, 저 경주 게 동해를 바라보는 전설에 잘 어울린다.

 

 망부석에서 굽어보다. 오른쪽 우뚝한 봉우리가 국수봉이다.

 

멀리 산 너머 바다가 보여야 하겠지만 안개 속... 

 

 

경주 망부석은 뛰어난 조망대인 반면, 울산 망부석은 사람이 돌로 변한 모습으로 그럴듯하다. 하나의 사실 혹은 픽션을 두고 두 도시가 다투는데, 잘만 하면 픽션을 더 풍부하게 만들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울산 망부석 옆에는 거창한 목조 전망대가 있고, 치술령 정상부에는 눈쌀 찌푸리게 하는 규모의 석물들이 있다. 

돈 쓰는 품새를 통해 한 도시의 격이 드러난다. 울산이 돈많은 도시란 걸 알겠고 그 천박함도 알겠다.  

 

울산 망부석에서

 

하산로 생강나무 숲.

전반적으로 별 재미없는 오늘 코스 중 가장 눈부신 대목.

 

계곡이 제법 볼 만하다. 충효사 지나 3단 폭포

 

옻밭마을 위 저수지 봄빛이 고와서리...

 

박재상 유적지의 매화가 절창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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