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 : 발산재 - 깃대봉(521봉) - 528봉(깃대봉 표지석) - 선동치 - 임도 - 음나무재 - 적석산 - 국수봉 - 성구사(여유롭게 4시간 40분)
지도엔 표시되어 있지 않으나, 수발사 북쪽 산자락이 도로와 만나는 곳이 발산재. 낙남정맥 한구간 기점이라 리본이 많음(낙남길은 선동치에서 벌밭들로 이어짐).
이와 달리 수발사를 거치게 되면 442봉 능선으로 올라갈 수 있음.
남쪽은 한결 봄이었다.
마산을 지나 도로변 수목원의 백목련숲은 푸른 하늘 떠메고 가는 흰빛의 성채였고, 진동 가는 벚나무 가로수도 붉어진 몸이 달대로 달았다. 이삼일 후면 와락 꽃을 터뜨리고 말 거 같다.
발산재에서 성구사로 이어지는 적석산 코스, 발빠르게 가면 4시간이면 충분하겠지만 조망 좋고 계절이 좋아 당최 진도가 나지 않는다.
깃대봉까지 가는 길에도 이 산의 특징인 시루떡같은 바위가 곳곳에서 전망대 구실을 하고, 깃대봉에서 442봉으로 이어지는 짧은 암릉 구간은 적석산과 진동바다를 가장 멋스런 거리에서 바라보는 신선대라 할 만하다. 아닌 게 아니라 누군가 평상 지어놓고 풍류를 즐겼던 흔적이 있다.
528봉에 깃대봉 표지석이 있다. 적힌 고도는 521m인데, 부산일보 지도와 표지석 중 어느 게 맞는지 모르겠다. 늘 느끼는 거지만, 부정확하고 볼썽사나운 표지석을 암 데나 갖다놓는 무책임하고 무례한 짓은 좀 없어졌으면 싶다. 공사(公私) 구분이 잘 안 되는 나라답게 여러 사람 드나드는 공간에 자기 혹은 자기 집단 이름을 걸고 싶은 자들이 너무 많다.
스스로 충만하게 존재하는 자연에 대한 정보 표시는 정확하게, 최소한으로, 그리고 누가 봐도 아름답게. 산을 좋아한다면 그게 산에 대한 예의가 아닐까 싶다. 표지석 없다고 산정이 아닌 것도 아니고 표지석으로 하여 산이 더 아름다워지는 것도 아니니 말이다.
선동치는 제법 고도를 떨군다. 300에 가깝다. 고개에서 직진하면 낙남길로 들어버리기 십상이므로 굳이 능선을 고집하느니 임도를 따르는 게 낫다. 아내와 나는 첨부터 스스로 준비한 지도를 보며 일행과 따로 움직였지만, 나중에 들은 바로는 가이드조차 그리 들어 알바했다고...
음나무재 부근은 쾌적한 숲길, 이후로 슬슬 고도를 올려가지만 곧 전망대가 이어지므로 별로 지루하지 않다. 크고 작은 두부모를 쌓아놓은 듯한 정상부 부근의 기암릉과 봄빛 감상하며 슬슬 가다보면 금방 정상이다.
국수봉 지나 하산길이 제법 길어 보이지만 울창한 솔숲, 워낙 편한 길이라 막상 걸어보니 한 시간도 채 걸리지 않는다. 능선 끝자락 산불 초소를 지나 잠시 가파르게 떨어지니 곧 성구사다.
이름만 듣고 절인줄 알았던 성구사(誠久祠)는 변씨 집안의 사당이다. 고풍스런 한옥이라 둘러보고 싶었으나 보수공사하는 중장비가 요란하여 포기...
길 옆으로 일암천이 흐르지만 물이 흐려 씻기가 마땅찮다. 더운 계절엔 좀 난처하겠다.
발산재 초입의 가파른 포장 임도부터 능선에 다다를 때까지는 좌우로 진달래가 만발이다.
일행들은 모두 수발사쪽으로 가고 둘만 능선길로 접어든다. 호젓하기 그지없다.
깃대봉에서 442봉 쪽으로 뻗은 암릉구간에서.
멋스런 굴곡을 보이는 적석산 정상부 암릉과 진동 앞바다, 오른쪽 멀리 구절산도 보인다.
지나온 능선 너머 연화산쪽 산릉들도 올망졸망 아름답다.
돌아본 깃대봉 암릉부와 멀리 여항산 능선.
조만간 가 보기로 맘먹은 여양리 기점 코스가 한 눈에 든다.
여항산(왼쪽)에서 서북산 인성산(오른쪽)까지. 맨 뒤로 광려산릉도 보인다.
528봉 왼쪽으로 보이는 진동 앞바다
표지석 있는 깃대봉(528봉)에서 - 지나온 길 돌아보다.
적석산을 당겨보다
적석산 오르며 굽어본 번듯치 부근. 저 봉우리도 깃대봉이다...
지나온 깃대봉 능선 산자락의 다락논과 대방마을.
걱석산 정상부.
산자락 봄빛이 눈부시다.
멀리 구절산릉(왼쪽)과 거류 벽방산(오른쪽)
아래는 당겨본 모습
봄빛 한 자락...
계속 이어지는 시루떡같은 바위에서 돌아보다
구름다리. 깊지 않은 아래로도 길이 있다.
일암리 일대
여항산릉을 조금 당겨보다
느리게 가며 돌아보다
봄산빛이 눈부셔...
능선의 진달래도 며칠이면 터질듯...
또 돌아보고...
정상에서 국수봉을 건너보다
국수봉 자락을 굽어보다
봄빛 어리는 일암리를 굽어보다
국수봉에서 돌아본 정상부
적석산 건강마을 마당에서 올려다본 적석산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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