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명 : 행복 (2007)
감독 : 허진호
감독 : 허진호
출연 :
허진호 감독의 새 영화. 상실에 관한 속 깊은 은유 같기도 한...
창 너머 풍경들. 허진호는 창 너머를 좋아한다. 창 너머에선 비가 내리고(봄날은 간다) 눈이내리고(외출) 바람이 분다... 창 밖에서 안을 들여다보고 방 안에서 창 너머를 본다. 창은 거리이다. 흘러가 내려앉고 머무는 마음과 시선의 거리이며 틀이다.
여전히 느리고 아름답다. 그의 영화엔 늘 죽음이 담긴다. 그의 사랑은 죽음 앞에 있다. 그러나 통속은 아슬하게 비켜간다. 아니 질퍽이는 통속과 신파를 가만히 들어 올려 물기와 비린내를 적당히 갈무리한다.
이 영화는 행복이란 주제를 공리주의 윤리로 접근하지 않는다. 자주 그래왔듯 죽음 앞에 있는 존재의 운명으로 드러낸다. 그는 마치 <8월의 크리스마스>이래 줄곧 죽음을, 행복을 생각해 온 듯하다. 죽음은 역설적으로 살아야 할 이유를 드러내고, 나아가 ‘어떻게’란 질문까지 건드려 본다. 거기서 영화는 우리 모두의 상실을 은유하는 미묘한 파장을 일으키며 흔들린다.
<8월...>을 제외하면 여태 그는 죽음을 그 빈자리나 흔적들, 흔들리며 가는 빛을 통해 포착해왔다. 이 영화는 다시 죽음을 정면으로 바라본다. 죽음의 고통까지 생생하게 보여준다.
희망(希望)의 집. 과연 그랬다. 끝에 다다른 자들의 희망이었다.
그러나 希란 단어의 흐릿함... 이 마음을 무겁게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