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가차 온 이들과 함께 청도 장연리에 모였다.
집은 작지만 눈길 발길 두는 곳마다 공간은 넉넉해서 많은 사람이 부대끼지 않는다.
낮잠을 자거나 책을 보거나 음악을 듣기도 하다가
아침녘과 어스름 저녁엔 강둑길과 산기슭 따라 산책을 나선다.
밤이면 툇마루에 앉아 모기 쫓으며 막걸리잔을 기울여도 좋고...
TV 조차 없으니 세상의 시간 밖으로 나가 게으르게 딩굴거나 어슬렁거린다.
무겁게 꽉 차 있던 저마다의 시간이 천천히 비워진다.
사나흘 쯤 지나니 먼산에 구름 걸리고 푸른 하늘이 다시 돋는다.
나서며 돌아보니 모든 것 무성해지는 계절, 게으름과 함께 마당 잔디가 많이 웃자랐다.
좀 깍아주어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