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주 썰렁하던 장연리 집, 오랫만에 불 좀 피웠다.
난로불 들여다보며 막걸리 마시다 취하여 마루로 나와 밤빛을 본다. 하늘은 별도 없이 고루 흐리다.
이튿날, 날씨가 겨울답지 않게 포근하여 부근을 둘러보았다.
금천 박곡리 대비사 다녀오는 길에 선암서원이란 곳을 들렀다.
풍광 좋은 동창천변에 자리잡은, 삼족당(三足堂)과 소요당(逍遙堂)이란 이들을 모신 곳이다. 서원 옆에는 소요대가 있고 강 건너에는 삼족대가 있으니, 물좋고 산 좋은 금천 물길을 마주보며 한 풍류 아름답게 주고 받던 자취가 역력하다.
그러나 운문댐이 생긴 후로 금빛으로 곱던 물길은 메마르고 주위엔 공장들까지 들어섰다. 옛 모습은 흩어졌어도 서원 건물은 고풍이 소슬하고, 주위의 아름다운 고목들이 한동안 발길을 잡는다. 검푸른 솔이 느리게 휘젓는 하늘이 높다. 죽은 가지는 죽고 산 가지는 살았다...
가을이 돌아오면 꼭 다시 한 번 와보고 싶은 곳이다. 07.12.23
멀리 구만산에서 억산으로 이어지는 능선이 아름다운 마을이다
다시 장연리 마당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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