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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과 여행/경상권

경주 용림산~구미산 211128

by 숲길로 2021. 11. 29.

코스 : 경주 건천 용명리 삼층석탑(09:40)~용림산~구미산~430.9봉~용곡지 아래~출발지점(15:40) gps로 9.9km

새삼 느끼지만 가성비 참 좋은 코스다. 잘생긴 신라탑으로 시작하여 곳곳 조망처 이어지는 부드러운 능선, 산중 습지 곁들인 느긋한 숲길 산책로같은 하산릉까지. 길지 않은 코스 갈짓자 걸음으로 여섯시간이나 걸렸으니, 주등로에서 멀지 않은 조망바위 얼추 다 더듬었겠지 여겼는데 하산후 돌아보니 여전히 미진함이다. 다시 오를 핑계삼을까 싶은데, 오래 전 봄빛 보았으니 쨍한 어느 늦가을쯤이 어떨려나. 

 

 

삼층탑. 용명리는 동경이(개) 마을로 알려진 곳이라 주차장도 널럴하다.
길섶엔 서리가 새하얗다. 도회 살면 보기 힘든 것들 중 하나.
산길 들머리 산소에서 돌아보다. 경주 아니랄까봐 앞산 모양새가..ㅎㅎ. 너머로는 오봉산릉이 각잡고 떠오른다.
오전햇살 받으며 여유로운 걸음

능선에 올라 용림산부터 다녀온다. 그 아래쪽 바위가 탐나지만 향하는 발길 없는지 좀 우거졌다. 망설이다 돌아선다.

구미산향 잠시 진행하다가 왼쪽으로 바위 보인다. 올라본다. 

  

먼 산릉이 그림처럼 떠오른다. 오는 길에 박무가 있어 은근히 걱정했는데 오히려 잘 된듯.
팔공 화산 보현, 그리고 관산과 인내산이 눈길 끈다.
짱은 어느 새 더 높은 곳으로...
오봉산과 정맥 부산 사룡산릉이 멋드러진 산군을 이룬다.
한눈에 봐도 넉넉한 품을 지닌 천혜의 성채. 모죽지랑가 무대였던 부산성이 저 곳.
당겨본 부산 고랭지
요즘은 출입 막힌 복두암쪽
오봉산 정상부와 사룡산릉
오봉 사룡산릉 오른쪽으로 채약 예향 금오산군, 그닥 탐나는 코스 아니라서 아직 미답인데 조망 궁금하여 가봐얄 듯.
팔공산 하늘금
당겨본 만불사 괴불 대불
어디서나 눈길끄는 관산과 아득한 화산릉. 그 앞 혈암산릉 날이 섰다
멀리 인내산릉 우로 보현산릉. 저 앞 바우도 가보기로 찜한다.
인니산 전 봉우리 초소도 보이고... 보현 기룡 면봉 정상이 함께 모였다
인내산릉 우로 까마구들, 나도 심심풀이삼아... 똑딱

 

동쪽 조망처에서
박무 잠긴 경주시. 산릉 그림을 멋스럽게 한다.
옥녀 선도, 남산 마석 묵장 치술령, 토함과 삼태지맥....
가운데 뾰족한 선도, 너머 남산릉
떠나기 싫어 아예 퍼질러 앉는다
운토 삼태 라인, 그 앞으로 소금강 능선
동대봉 토함
들판이 비교적 깨끗한 편이다
좀 미진한 북쪽, 금곡산릉 너머...
어래, 너머 비학 지나 내연산군...
잠시 가다가 또 조망바위. 포근한 날씨, 또 느긋이 쉬다가...
저 바위로 간다
올라보니 역시 좀 다른 시야각이다
승천하고픈 악어대가리

 

남으로 좀 더 각이 열리기도 하지만 계곡도 볼만하다. 가을빛 괜찮을 듯.

주등로 돌아오면 부드러운 능선길, 한동안 부지런히 걷는다. 589봉쪽으로 바위 보인다. 또 나가본다. 시야 트이지 않는다. 돌아와 잠시 가다가... 저만치 툭 불거진 바위 보인다. 가본다. 자그마한 암봉이다. 조망 짱이겠다. 

 

과연! 구미산 정상부가 보인다.
영알쪽으로는 억산릉이 특유의 하늘금 새긴다
억산과 사자봉
인내산으로 이어지는 줄기
굽어보는 골이 인상적

 

진도 더디다. 다시금 주등로 돌아와 휘적휘적... 정상 직전 조망바위봉 오른다. 

 

영알 가지산이 단석에 가려 보일락말락...
남으로 멀리 대운산릉인가?
단석 너머 운문과 억산릉

 

이제 아쉬운 쪽은 북쪽이다. 조망바위 내려서며 전방 기웃거린다. 옳거니..!

억센 관목 가지 제치며 벼랑진 북쪽으로 나가본다. 근데..

흐미! 놀래라, 너 누구냐?

 

 

산양은 아닐 테고... 자유 만끽하는 (가출) 야생 염소?

앞서 오른 짱이 깜짝 놀라 비켜서지만 녀석은 죽은 듯 미동도 않는다. 가만히 보니, 한잠 들었다. 

난처하다. 저 자리가 북쪽 조망 명당인데... 잠깐 망설이다 녀석 앞을 가로질러 왼쪽 벼랑으로 간다.

그제사 인기척에 화들짝 깨어난 녀석이 날듯이 우리 왔던 쪽으로 내닫는다. 너무 황급히 뛰었다. 착지점 덤불에 뒷발이 하나 걸려 허우적인다. 불과 일이초, 무척이나 길게 느껴지는 영원같은 순간. 당황하고 미안한 마음으로 지켜본다. 곧 발을 뽑아 후딱 달아난다. 멀지 않은, 저만치에서 멈추고 건너본다.

아쒸, 니네들 대체 머냐? 미틴 것들, 하는 눈빛.

알았다고, 미안하다고, 곧 갈꺼라고....   

 

염소 내쫓고 보는 북쪽 조망
어림 금곡능선 너머 얼마 전 걸었던 능선들이 한눈에 든다. 도덕이 단연 두드러진다.
어래산릉 너머로 비학과 성법령 향로봉 줄기
가운데 어림. 너머 삼성 천장 도덕 운주 봉좌...
수평쪽도...
팔공도 잠깐 곁들여서..

 

구미산 정상에 도착하여 점심상 편다. 헬기장에는 한잔 낫게 하셨는지 유난히 목청큰 무리가 진을 치고 있다.  

 

정상에서 빼꼼히 내다보는 포항

식사 후 총총 걷는다. 이제 조망처도 한군데쯤 남았던가... 머리 굴리며 박달재 지나 내려서는데 조망바위 하나 버티고 선다.   

 

남사저수지가 한결 낫게 든다
북으로 조망, 보현에서 운주 도덕까지
최수운 유적지도 볼겸 가정리 원점으로 남사저수지 한바퀴 해볼까나? 기복과 거리 있으니 해찰 최소화하고 부지런히 걸어얄 듯.
지나온 능선 돌아보다
남쪽도 빼꼼

 

한결 호젓해진 산길, 낙엽 밀어가며 휘적휘적 걷는다. 이후 한동안 조망처 없다.  562봉 내려서며 무심코 인내산쪽으로 알바도 하고... 걷는 재미 좀 단조로워진다 싶어질 즈음 후반부 구간 최고 조망처가 나타난다. 430.9봉 북쪽 비탈 40m여쯤. 예전 산행때는 알지 못해 놓치고 애석해하던 기억.   

 

관산 우로 걸리는 화산릉
관산과 인내산릉. 403.3봉 줄기의 서남쪽 완만하면서도 곧게 흐르는 비탈이 인내산의 위세를 한층 돋보이게 한다.

 

관산 인내 남사
인내 남사 어림, 너머 도덕
어림 금곡 줄기

430.9봉 이후 이어지는 능선은 좀 펑퍼짐하니 길 뚜렷치 않으나 숲 깊은 맛이 좋다. 

 

깊고 너른 숲에서
월성김씨 묘역
상석 새김글들이 흥미로운 게 있어 기웃기웃...
인공연못 혹은 습지
둑 위아래로 연못과 습지
습지
둑 건너와 돌아보다
멧돼지 천국인 듯하다. 나무가 반들반들...

나무들 사이로 눈부신 용곡지 물빛 보며 가는 막바지 솔숲길, 일품 산책로다. 부드럽고 편한 걸음이다. 산길 날머리에서 저수지 둑 함 올려다보고 포장농로 내려선다. 

 

마을길에서 건너보는 구미산릉. 그런데...
정상부 바로 아래 큰 바위 보인다. 전혀 몰랐으니 아깝게 놓쳤다. 용명리 굽어보는 조망 참 좋겠는데...

포장길 잠시 걸어 출발지점 돌아온다. 

 저녁 들어 점점 흐려지는 듯하던 하늘, 귀가 후 씻고 창밖 내다보니...

어머무시한 노을이 서쪽 하늘 물들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