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 : 경주 건천 용명리 삼층석탑(09:40)~용림산~구미산~430.9봉~용곡지 아래~출발지점(15:40) gps로 9.9km
새삼 느끼지만 가성비 참 좋은 코스다. 잘생긴 신라탑으로 시작하여 곳곳 조망처 이어지는 부드러운 능선, 산중 습지 곁들인 느긋한 숲길 산책로같은 하산릉까지. 길지 않은 코스 갈짓자 걸음으로 여섯시간이나 걸렸으니, 주등로에서 멀지 않은 조망바위 얼추 다 더듬었겠지 여겼는데 하산후 돌아보니 여전히 미진함이다. 다시 오를 핑계삼을까 싶은데, 오래 전 봄빛 보았으니 쨍한 어느 늦가을쯤이 어떨려나.
능선에 올라 용림산부터 다녀온다. 그 아래쪽 바위가 탐나지만 향하는 발길 없는지 좀 우거졌다. 망설이다 돌아선다.
구미산향 잠시 진행하다가 왼쪽으로 바위 보인다. 올라본다.
주등로 돌아오면 부드러운 능선길, 한동안 부지런히 걷는다. 589봉쪽으로 바위 보인다. 또 나가본다. 시야 트이지 않는다. 돌아와 잠시 가다가... 저만치 툭 불거진 바위 보인다. 가본다. 자그마한 암봉이다. 조망 짱이겠다.
진도 더디다. 다시금 주등로 돌아와 휘적휘적... 정상 직전 조망바위봉 오른다.
이제 아쉬운 쪽은 북쪽이다. 조망바위 내려서며 전방 기웃거린다. 옳거니..!
억센 관목 가지 제치며 벼랑진 북쪽으로 나가본다. 근데..
흐미! 놀래라, 너 누구냐?
앞서 오른 짱이 깜짝 놀라 비켜서지만 녀석은 죽은 듯 미동도 않는다. 가만히 보니, 한잠 들었다.
난처하다. 저 자리가 북쪽 조망 명당인데... 잠깐 망설이다 녀석 앞을 가로질러 왼쪽 벼랑으로 간다.
그제사 인기척에 화들짝 깨어난 녀석이 날듯이 우리 왔던 쪽으로 내닫는다. 너무 황급히 뛰었다. 착지점 덤불에 뒷발이 하나 걸려 허우적인다. 불과 일이초, 무척이나 길게 느껴지는 영원같은 순간. 당황하고 미안한 마음으로 지켜본다. 곧 발을 뽑아 후딱 달아난다. 멀지 않은, 저만치에서 멈추고 건너본다.
아쒸, 니네들 대체 머냐? 미틴 것들, 하는 눈빛.
알았다고, 미안하다고, 곧 갈꺼라고....
구미산 정상에 도착하여 점심상 편다. 헬기장에는 한잔 낫게 하셨는지 유난히 목청큰 무리가 진을 치고 있다.
식사 후 총총 걷는다. 이제 조망처도 한군데쯤 남았던가... 머리 굴리며 박달재 지나 내려서는데 조망바위 하나 버티고 선다.
한결 호젓해진 산길, 낙엽 밀어가며 휘적휘적 걷는다. 이후 한동안 조망처 없다. 562봉 내려서며 무심코 인내산쪽으로 알바도 하고... 걷는 재미 좀 단조로워진다 싶어질 즈음 후반부 구간 최고 조망처가 나타난다. 430.9봉 북쪽 비탈 40m여쯤. 예전 산행때는 알지 못해 놓치고 애석해하던 기억.
430.9봉 이후 이어지는 능선은 좀 펑퍼짐하니 길 뚜렷치 않으나 숲 깊은 맛이 좋다.
나무들 사이로 눈부신 용곡지 물빛 보며 가는 막바지 솔숲길, 일품 산책로다. 부드럽고 편한 걸음이다. 산길 날머리에서 저수지 둑 함 올려다보고 포장농로 내려선다.
포장길 잠시 걸어 출발지점 돌아온다.
저녁 들어 점점 흐려지는 듯하던 하늘, 귀가 후 씻고 창밖 내다보니...
어머무시한 노을이 서쪽 하늘 물들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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